靑 반대기류에 與 지도부 '장고'
당 내서도 "대장동 사안부터 대응"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특위를 구성해 연말까지 여야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지만, 대선 정국에서 법안 처리에 강드라이브를 걸긴 어려울 전망이다.
여야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전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는 대신 국회 내 언론미디어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언론중재법 등 미디어 관련 법안을 '패키지'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9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박병석 국회의장과 회동을 마친 뒤 돌아가고 있다. 2021.09.29 kilroy023@newspim.com |
그간 민주당은 9월 국회 회기 내 처리를 목표로 입법을 추진해왔다. 소관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까지 법안 처리에 속도를 냈지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단독 본회의 상정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대선 정국에서 당 안팎의 반발이 이어진 데다 청와대 반대기류에 결국 밀렸다.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고민정·김영배·윤건영 의원 등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잇달아 법안 처리에 반대 의견을 냈다. 한 의원은 "의총 의견 수렴이 시작되자마자 청와대 출신들이 연이어 마이크를 잡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데 사실상 청와대 의견을 전달한 것 아니겠냐"며 당이 청와대 반대에 밀렸다는 취지로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노무현 전 정부 임기 후반기에 청와대와 언론이 격하게 대립했던 트라우마를 다시 겪기 싫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대장동 사건' 분위기가 급변한 것도 브레이크로 작용했다. 이재명 후보를 중심으로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을 겨냥한 총공세모드로 전환하면서다. 여야의 공수 포지션이 바뀐 상황에서 대장동 사건에 집중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모처럼 민주당이 호재를 만났는데 재를 왜 뿌리냐"며 "물 들어올 때는 노를 저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그간 개정안 처리를 주도해온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여론 시선이 대장동 사건에 쏠려있는 현 시점이 언론중재법을 처리할 골든타임아니냐"며 법안 처리가 무산된 데 아쉬움을 내비쳤다.
여야 특위는 각 9명씩 총 18명으로 구성된다. 활동 기한은 12월 31일까지다. 언론중재법을 비롯해 정보통신망법과 방송법, 신문법 등을 함께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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