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출판

속보

더보기

마티스, 피카소, 샤갈은 왜 프로방스에 이끌렸을까

기사입력 : 2021년10월21일 11:41

최종수정 : 2021년10월21일 13:26

프로방스에서 인생의 최고 전성기를 맞았던 3인의 예술혼에 대한 이야기
3인의 관계에 주목한 '프로방스에서 죽다 1 : 마티스, 피카소, 샤갈 편'

[뉴스핌=정상호 기자] "뜨거운 태양은 빛나며, 내 침실의 창문은 활짝 열려져 있다. 그리고 나의 영혼도 함께 열렸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가 프랑스 니스에 왔을 때 남긴 말이다. 겨우 마흔네 살의 나이에 사망한 의사이며 소설가, 극작가인 체호프는 결핵을 심하게 앓았는데, 추운 러시아에서는 이 병이 더 악화될 뿐이어서 요양을 위해 1891년과 1897년에 니스에 왔다. 그가 1891년 니스에서 머문 곳은 '보 리바쥬 호텔'이었다. 이 호텔은 체호프와 또 한 명의 유명인이 머물렀던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이름은 앙리 마티스. 그래서 이 호텔 입구에는 두 유명인이 머물렀다고 하는 기념판이 지금도 여전히 붙어 있다.

마티스 또한 니스에 오면서 새로운 인생의 막이 열렸다. 마티스는 "아침마다 새로운 니스의 광선을 발견합니다. 나는 나의 행운을 도저히 믿을 수 없습니다"라고 자신의 감동을 표현했다. 이후 그는 니스의 부드럽고 완숙한 햇볕에 자신의 남은 인생을 맡겼다.

'프로방스에서 죽다 1 : 마티스, 피카소, 샤갈 편'

마티스와 마찬가지로 피카소와 샤갈도 자신들의 인생 후반부를 모두 니스 근처 프로방스에서 보냈다. 피카소는 사망하기까지 40년 동안을 프로방스의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고, 샤갈은 니스에서 30분 거리의 생 폴 드 방스에서 역시 거의 40여년을 살았다. 샤갈에게는 프로방스 시절이 그의 인생의 최고 황금기였다.

이들 3인의 거장, 마티스와 피카소, 샤갈은 왜 프로방스에서 살았을까. 프로방스의 무엇이 그들을 끌어들였고, 그들은 왜 프로방스를 떠나지 못했을까.

'유럽 도자기 여행' 시리즈 3권과 '일본 도자기 여행' 시리즈 3권, 총 6권의 책으로 유럽 도자사와 일본 도자사 전반을 완결지어 독자에게 뜨거운 호평을 받은 문화탐사 저널리스트 조용준 작가가 다시 프로방스로 발길을 돌렸다. 그의 신간 '프로방스에서 죽다 1 : 마티스, 피카소, 샤갈 편'은 바로 이들 3인의 거장과 프로방스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실 마티스, 피카소, 샤갈은 너무 유명한 화가들이라서 그동안 이들에 대한 담론과 책은 많이 나왔다. 그러나 이들이 프로방스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사실에 주목한 책은 없었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이들 3인이 프로방스에 모여 살았고, 그곳에서 사망했다는 사실도 처음 들어보는 매우 낯선 이야기일 것이다.

저자는 이들 거장들이 프로방스에 모여 산 것이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인 이끌림의 결과였다고 설명한다. 그리하여 프로방스는 거대한 아틀리에였다고 정의한다. 프로방스가 하나의 예술이었고, 또 하나의 거대한 미술관이었다는 설명이다.

1954년 마티스가 세상을 떠나자 피카소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누구와 대화를 하지?"

마티스 또한 자신을 비평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신을 제외하고 오직 한 명, 피카소라고 말하기도 했다. 평소 피카소를 만나기를 매우 고대했던 샤갈은 피카소를 만나기 위해 외부에는 절대로 비밀로 했던 자신의 사생아 사진을 피카소에게 보내기도 했다. 또한 샤갈은 마티스에게 강한 질투심을 가지고 그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많이 했다. 이처럼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강한 라이벌 의식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승화시켜 나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삶을 마감했다.

앙티브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

조용준 작가는 2010년부터 거의 매해 프로방스의 구석구석을 여행했다고 한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프로방스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자부한다. 2011년에 출간해 지금은 절판된 '프로방스 라벤더 로드'는 '라벤더 로드'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던 당시에 매우 선구적인 책이었다.

이후 10년 동안 국내 최초로 유럽과 일본 도자문화사 전반을 발굴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완결하는 와중에도 늘 프로방스를 주제로 한 책에 대한 생각을 품고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프로방스에서 죽다' 시리즈를 5권까지 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코로나로 여행도 못하는 지금 가장 역설적인 행복을 주는 '비타1000'이라고 강조한다.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정된 '프로방스에서 죽다 2'는 역시 프로방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세잔, 르느아르, 고흐에 관한 이야기다.

조용준 작가는 한국과 일본 교류사 전문가이기도 해서 '메이지유신이 조선에 묻다', '한일공동정부: 메이지 후예들의 야욕'이라는 2권의 책도 냈다. 그 밖의 저서로 한일합방 시기부터 지금까지 우리 도자기 역사를 탐구한 '이천 도자 이야기', 영국 펍에 얽힌 역사를 탐구한 '펍, 영국의 스토리를 마시다'가 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uma8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