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홍대앞 '허그 베어' 임지빈 작가의 '따뜻하고 선한' 영향력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일상의 거리에 예술 작품을 '배달'하는 '에브리웨어 프로젝트'로 주목
"놀거리 마땅치않은 아이들 찾아가는 '에어 바운스' 만들고 싶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홍대 앞의 일명 '주차장 거리'에 가면 커다란 분홍색 곰 한 마리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는다. 지난 20일부터 11월 8일까지 진행되는 홍대 거리축제에서 마포구가 선보인 대규모 설치 미술 작품인 '허그 베어(Hug Bear)'다. '허그 베어'는 정식 명칭은 아니고, 모양이 꼭 사람을 끌어 안는 자세같다고 해서 붙은 애칭이다. 높이 8m의 '허그 베어' 앞에 서면 푹신한 곰 인형이 따뜻하게 안아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유명 팝 아티스트인 임지빈 작가(39)와 마포구가 손을 잡고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마포구와 임작가는 지난해에도  'LOVE' 메시지를 담은 커다란 베어 벌룬을 전시했다. 이번의 '허그 베어'에는 'SEE YOU'라는 메시지가 쓰여져 있는데, 이는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만날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상적인 공간을 미술관으로 바꾸는 게릴라성 전시인 '에브리웨어(Everywhere)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는 임지빈 작가를 만나 그의 예술 세계와 가치관에 대해 물어보았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홍대앞 허그 베어 앞에 선 임지빈 작가. 2021.11.01 digibobos@newspim.com

- '허그 베어'의 메시지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주로 긍정적 의미의 메시지 글귀를 생각한다. 사람들이 봤을 때 직관적으로 느낄 수있고, 무엇을 말하는지 연상할 수 있는 쉬운 메시지를 사용하려 한다. 작년과 재작년 연말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도 '허그 베어'를 설치했는데, 2019년 것은 메시지가 'JOY'였던 반면, 작년 것은 역시 'SEE YOU'였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잘 만나지 못하는 '단절'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다."

- 설치 작품은 모두 '허그 베어'인가.

"사실 내 작품에는 이름이 없다. 끌어안는 모습같다고 해서 그냥 사람들이 '허그 베어'라고 부르는 것이다. 주로 풍선 형태라서 '베어 벌룬'이라고도 한다."

- 단순한 형태지만 그렇다고 제작 과정이 간단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픽 작업을 해서 건네주면 패턴을 떠서 프린트하는 파트너가 있다. 그런데 이 작업이 간단치 않다. 제작에만 1천만원 이상 들어간다."

- 이렇게 야외에 설치작품을 전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실내 전시회는 오는 사람이 비슷비슷하다. 오는 사람이 또 오고 매우 제한적이다. 그래서 회가 거듭될수록 허망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있는 일상의 공간에 찾아가서 전시를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냥 일상의 생활이 있는 공간에 '순간 미술관'을 만드는 개념이다.  2011년부터 이런 작업을 해왔으니 이제 10년이 넘었다. 해외에서는 2015년부터 시작했다."

- 일상의 공간이라 하지만 선호하는 장소가 있을 것 같다.

"내 작품은 주로 건물이나 문 사이에 끼어 있다. 이는 지하철의 사람들에 끼어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이나 현대인들의 모습을 상징한다. 귀여운 형태로 그런 현대인을 응원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2019년 세종문화회관에 설치됐던 허그 베어. [사진 = 인스타그램 캡쳐]. 2021.11.01 digibobos@newspim.com

- 해외에서의 설치작업은 다 초청해주는 경우인가.

"초청도 있고, 내가 그냥 여행가서 하는 경우도 있다. "

- 초청이 아니라면 설치 장소에 허가를 받는 일이 쉽지 않을텐데...

"그래서 그라피티(graffiti) 작업처럼 허가 없이 그냥 한다. 내 포트폴리오를 보여주며 현장에서 협의하고 협조를 구하기도 한다. 뭘 훼손하는 작업이 아니니까, 경찰도 대개는 눈감아준다. 그러나 늘 호의적인 것은 아니어서 여권을 뺴앗기기도 하고, 경찰서에 끌려가기도 하고 별 경험이 많다. 작품을 대형 캐리어에 넣어 다니고, 인형에 바람 넣은 기계에서 소리가 많이 나기 때문에 폭탄 테러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임작가의 해외 작업은 이루 헤아릴 수 업이 많아서 회수를 세기도 어렵다. 아시아는 중국, 일본, 베트남, 대만, 홍콩 등지에서 이루어졌고, 2019년에는 유럽의 20개 이상 도시에서 3개월 동안 진행되기도 했다.

- 이렇게 찾아가는 작업을 통해 얻는 만족이랄까,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베트남 하노이의 한 재개발지역에서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내가 설치를 하는 동안 아이들이 몰려들어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는 내 작품 앞에서 너무 신나게 놀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실제로 예술이 필요한 곳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에브리웨어 프로젝트'는 이처럼 예술이 필요한 곳에 배달을 하는 것이다."

- 이 작업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인가.

"내 작품은 벌룬이기 때문에, 재질만 조금 바꾸면 '에어 바운스(air bounce)'가 된다. 즉, 작품 자체가 놀이터가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이런 '이동식 놀이터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 아프리카 등 아이들이 놀거리가 마땅하지 않은 곳에 찾아가 이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즐겁기도 하고 매우 행복할 것 같다."

- 명품 브랜드와 협업도 자주 하는 것 같다.

"올해는 구찌와 같이 작업했다. 구찌에서 그룹 엑소(EXO)의 멤버인 카이가 좋아하는 테디베어를 모티브로 삼아 '카이X구찌(KAI x Gucci) 컬렉션'을 내놓으면서  나와 함께 아트워크를 했다. 콜라보 작품이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이음 더 플레이스와 N서울타워,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아홉산 숲에 설치됐다. 그동안 삼성, 펜디, 나이키, 벤츠, 지포, 코카콜라 등 많은 기업들과 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구찌 브랜드의 후원으로 부산 감천마을에 세워진 허그 베어. [사진 = 구찌 제공] 2021.11.01 digibobos@newspim.com

- 브라질의 로메로 브리토(Romero Britto) 등 곰을 모티브로 삼는 해외 팝아티스트들이 많다. 특히 영향을 받았거나,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아무래도 곰이 어릴 적의 향수를 자극하는 친근한 오브제라서 이를 차용하는 아티스트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올덴버그(Claes Thure Oldenburg)를 좋아한다. 광화문 청계천 입구의 꽈배기처럼 생긴 탑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그는 1960년대부터 일상 사물을 엄청 크게 만든 모뉴먼트 작품을 많이 했다. 건물만한 체리나 볼링 핀 등. 그에게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브리토하고는 파리에서 같이 전시회를 한 적이 있다."

- 베어브릭(Bearbrick)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리미티드 제품들은 가격도 엄청 올라서 투기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그런 피규어 작업은 하지 않을 것인가.

"아트 토이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래서 피규어를 만들지 않는다. 나는 조각가다. 그래서 작품을 조각으로 보여주고 싶고, 조각 작품을 하고 싶다. 조각 작품은 많이 만들고 있다."

부산 신라대 조소과 출신의 임지빈 작가는 시작부터 운이 좋았다. 2009년 대학 4학년 때 아르코 아트페어에 영 아티스트로 참가했는데 당시 상하이 비엔날레의 빅토리아 루 디렉터가 그의 작품을 인상 깊게 봤다. 그 인연으로 상하이 비엔날레에 출품할 수 있게 됐다. '슈퍼 파더(Super Father)'라는 제목으로 늙고 배도 나온 슈퍼맨을 표현했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그걸 계기로 자연스럽게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임지빈의 출세작 '슈퍼 파더'. 2021.11.01 digibobos@newspim.com

신라대는 지난 10월 27일부터 11월 26일까지 한 달 동안 신라대 입구와 신라 아트스페이스에서 임작가의 베어 벌룬 작품을 선보인다. 이 작업을 위해 임작가는 졸업 이후 처음으로 모교를 방문했다. 일종의 금의환향이었다.

digibobo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