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베트남·군 물량 다 합해도 이틀치
요소 1만톤 수입…"내년 1월에야 도입"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정부가 호주산 요소수 2만7000리터를 들여오는 데 이어 베트남 등 다른 국가에서 차량용 요소 1만톤을 추가로 수입한다. 군의 비축 물량 일부를 민간에 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를 다 합치면 이틀치에 불과해 당장의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요소수 수급관련 범부처 합동대응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베트남산 요소 200톤을 추가로 수입하기로 했다. 이는 어림잡아 요소수 600톤을 제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정부는 하루 요소수 수요량을 600톤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데, 딱 하루치 사용량 정도를 들여오는 셈이다.
실제 공급은 다음주 중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요소수의 원료 형태인 요소로 수입해오기 때문에 국내 제조 업체에서 요소수로 가공하기까지는 2~3일이 추가로 소요되기 때문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생산능력은 다 갖춰져있기 때문에 요소만 들여오면 2~3일에 걸쳐 요소수 생산이 가능하다"며 "양에 상관없이 2~3일이 걸린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요소수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정부는 이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요소와 요소수의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를 시행하며, 매점매석 행위 적발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방침이다. 2021.11.08 mironj19@newspim.com |
이번주 중으로 들여오는 호주산 요소수도 하루 수요량의 5%에 못 미친다. 정부는 당초 수입하기로 한 2만리터에 7000리터를 추가로 들여와 총 2만7000리터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역시 톤으로 환산하면 약 27톤 정도로 매우 적은 물량이다. 급한 대로 군용 요소수를 민간에 한시적으로 푸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지만, 검토 물량은 요소 기준 200톤, 요소수 기준 600톤으로 역시 하루치에 불과하다.
결국 이들 물량을 다 합해도 정부가 지금 당장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은 이틀분이다. 시간을 버는 것 외엔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1만톤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시간을 벌어놓은 뒤 도입물량을 조금씩 늘리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택배회사와 버스회사 등 운송물류 기업은 아직까지 남아있는 재고로 버틸 여력이 있는데다 소방차와 구급차 등 응급차량도 3개월 여유분은 확보해뒀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 재고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물량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화물차량 기사들을 버티게 하기 위해서는 매점매석을 단속하고 해외 공급물량을 우선적으로 풀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1.11.08 photo@newspim.com |
이외에 러시아 등 10여개 국가를 상대로 요소 1만여톤을 추가 수입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차량용 요소수의 한달 사용량이 1만8000여톤이란 점을 감안하면 약 2~3개월치를 정도를 공급할 수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다만 수입 시점이 불분명한데다 국내 차량용 수요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수입 시점을 늦어도 내년 1~2월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외에 정부가 기댈 수 있는 방안은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이번주 중 국립환경과학원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전환 가능 여부를 결론짓는다고 전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현재 1차 시험을 마치고 실제 차량에 주입해 주행 시험을 진행 중이다. 과학원 측 최종 검토가 이루어지는 대로 환경부는 전환에 돌입할 예정이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현재 차량용으로 전환여부에 대한 검토가 명확히 끝난 상황이 아니다"며 "결과는 이번주 중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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