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6 태광 계열사 19곳에 강매 혐의
"이호진 일가에 부당한 이익 준 것 아니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일가 소유의 회사가 생산한 김치와 와인을 계열사에 강매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그룹 임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1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전 태광그룹 경영기획실장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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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김치와 와인 거래와 관련해 거래가 있었다는 기본적 사실은 인정하지만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방법으로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이 귀속됐다고 볼 수 없다"며 범행을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 증거의견에 대해서는 이 전 회장과 계열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 항소심 판단을 지켜본 뒤 밝히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0일 다음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김 전 실장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이 전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티시스' 소유의 휘슬링락 컨트리클럽(CC)에서 생산하는 배추김치 등을 다른 계열사들에게 시중보다 고가에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계열사들이 거래한 김치는 총 95억5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실장은 또 이 전 회장 부인과 딸이 지분 100%를 보유한 '메르뱅' 영업이익을 위해 계열사들에게 합계 46억원 상당의 와인을 구매하고 내역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이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이 전 회장과 김 전 실장, 태광산업·흥국생명보험 등 19개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21억8000만원도 부과했다.
검찰은 수사 끝에 지난 8월 김 전 실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다만 이 전 회장은 범행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계열사들에 대해서는 가담 경위와 과징금 처분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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