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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 "돈도, 전문인력도 없는데..." 도산 위기 몰린 중소형 건설사

기사입력 : 2022년01월25일 06:01

최종수정 : 2022년01월25일 06:01

"경영‧인력난 심각"…직원 10명 중 전문 안전관리 직원 '제로'
중대형 건설사 전문인력 '싹쓸이'…"계약직도 씨 말랐다"
5876곳 사업장 중 신규 인력 충원 504명에 그쳐
국회 본회 통과 이후 대형사‧공기업 인력 충원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편집자] 안전사고에 대한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 시행된다. 관련법은 공사 및 시설 책임 담당자 뿐만 아니라 원청, 최고경영자까지 처벌할 수 있는 법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는 안전사고 방지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하는 동시에 이에 따른 부담감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예방이냐 처벌이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관련법 시행을 앞두고 <뉴스핌>은 기업들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사고 없는 안전한 사업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 본다.

# 대형건설사 하청 업무를 수주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소형건설사 대표인 곽도언(63)씨는 이달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폐업 신고를 고심하고 있다. 현재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직원 10명 중 현장근로자‧사무‧회계‧설계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이외 현장 안전 관리 직원을 없기 때문이다. 안전관리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서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채용은 쉽지 않았다. 곽씨는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중대형 건설사들이 해당 인력을 뽑아가면서 씨가 말랐다"라면서 "7월 간격으로 광주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로 인해 발주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법이 시행될 경우 회사를 운영할 수 없을 상황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중소형 건설사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대응책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대형 건설사와 달리 자금력과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중소형 건설들은 안전관리 인력을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중대형 건설사들이 해당 인력을 '싹쓸이'하면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회사 대부분 원청사로부터 사업을 수주하면서 회사를 꾸려가고 있는 중소형 건설사들은 안전관리체계를 구성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는 현장 관리소장이나 안전관리책임자도 모두 일용직으로 1년이면 모두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대재해법 시행을 인해 사업 폐업을 검토하고 있는 중소형 건설사들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2.01.24 ymh7536@newspim.com

◆ 1년 새 중소형 건설사 3.32% 등록말소 신고

25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중소형 건설사들의 등록말소 건수는 총 474건으로 전체 회원사 중 3.3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부도 및 기업 회생절차를 밟았던 기업은 총 10곳으로 집계됐다.

등록말소 건수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18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선 이후 자진해서 회사 문을 닫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대재해법 통과 전 등록말소는 33건에 그쳤지만, 법 시행을 확정된 2월(48건)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3월과 4월 각각 49건‧48건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9월 52건을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한 지방건설사 대표는 "지난해 중대재해법 통과 이후 사업을 접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부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영세한 건설사들인 법안 통과 이후 안전관리 인력을 채용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채용하고 싶어 할 수 없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안전관리인력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안전관리기술자는 현재 1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안전관리기술자는 매년 500명가량 배출돼 당장 중소형 건설사의 채용도 힘든 상황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통과 이후 안전관리자가 추가로 필요해진 사업장은 5000곳 가량 늘지만 공급은 1000명 수준"이라며 "대형 건설사는 자금력과 인력확충을 통해 안전관리 체계를 만들고 있지만, 중소형 건설사들의 경우 자금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싶어도 인력이 없어서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11일째인 21일 오전 관계자가 기울어진 크레인을 해체하기 위해 작업대에 오르고 있다. 2022.01.21 kh10890@newspim.com

◆ "1년 계약직도 구하기 힘들다"…대형사에 뺏긴 안전전문인력

올해 중소형 건설사들의 안전관리 인력 채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부터 공사비 60억원이 넘는 건설현장은 안전관리자를 의무 배치해야 한다. 당초 120억원 이상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했던 기준이 2020년 7월 100억원, 지난해 7월 8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2023년 7월부터는 기준이 50억원으로 더 내려간다.

안전관리자는 건설현장 등의 관리감독자 및 안전담당자에게 안전관리에 대한 기술적인 보좌·조언·지도를 하는 사람이다. 건설현장 안전관리자로 일하기 위해서는 산업안전기사 또는 건설안전기사 등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업계는 오는 7월 인력수급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의무배치 사업장은 크게 늘려놨지만 인력 공급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종합건설업 기준 공사비 50억~100억원 구간의 사업장 수는 5876곳이다. 반면 최근 5년간 연평균 안전관리 분야 신규 기술자는 504명 수준이다. 관련 자격증 취득자는 연 2만 명이 넘지만 열악한 처우 등으로 인해 건설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한 H건설사 박영근(61)대표는 "정부가 단계적으로 사업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문인력 채용이 쉽지 않은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사 현장이라는 특성상 인력 채용을 해도 대부분 계약직에 그치는데 정직원으로 채용하고 싶어도 현장에 따라 인력을 배치해야 하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2.01.24 ymh7536@newspim.com

◆ 국토부‧지자체장도 처벌 대상 포함…"'1호 사업장'만 피하자"

중소형 건설사들이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대형사와 사업 발주처인 정부 각 부처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대재해법은 원료·제조물 또는 지하철, 교량 등 공중이용시설·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으로 발생하는 재해이며 처벌 규정에 담긴 경영책임자에는 사업주, 경영책임자뿐만 아니라 중앙행정기관장, 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도 포함하고 있다.

건설 및 각 현장에서 근로자 1명 이상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 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부상 또는 질병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은 별도의 부서를 새롭게 꾸렸다. 삼성물산은 종전 2개 팀이었던 안전환경실을 7개 팀으로 구성된 안전보건실로 확대 개편하고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부사장급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신규 선임했다.

현대건설은 경영지원본부 산하 안전지원실을 안전관리본부로 격상하고 전무급 CSO를 임명했다. 포스코건설은 안전관리 조직을 2개 그룹에서 5개 그룹으로 확대하고 인력을 대거 충원했다. 대우건설은 품질안전실을 전무급인 안전혁신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롯데건설은 안전보건부문을 안전보건경영실로 격상하고 각 사업본부 내에 안전팀을 신설했다.

GS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도 안전분야 조직을 확대하고 CSO를 임명하는 등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조직을 정비했다.

서울시 각 실·국·본부, 투출기관, 사업소가 그간의 준비사항을 발표하고, 민간전문가들이 이에 대해 보완점·주안점을 평가토록 했다. 서울시는 전문가 평가를 반영해 대책을 보완·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사장 직속 안전기획실을 임직원과 임대주택 입주민, 건설현장 안전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전담 조직 최고 책임자인 안전기획실장은 1급이고 조직 규모는 25명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중대재해법 대비를 위해 안전혁신처를 신설했다. 조직규모는 3개팀 27명이다. 최고책임자는 안전혁신처장(1급)이다. 5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모두 지난해보다 올해 안전 관련 예산도 증액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을 진행하고 모든 공공기관과 기업들도 '1호 사업장'이란 낙이 찍키지 않기 위해 인력충원 및 신규부서 설립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며 "공공 기관 역시 자신들이 발주한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것에 대비하고 있지만, 현장이라는 게 언제 어디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막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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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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