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2조로 '고점'...올해 30% 하락 전망
글로벌 NB라텍스 공급 과잉 우려...가격 코로나 이전 복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며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랐던 'NB(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 가격이 고점 대비 반토막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금호석유화학 실적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NB라텍스는 의료용 고무장갑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합성라텍스 제품이며, 금호석화는 NB라텍스 분야에서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1위 업체다.
10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NB라텍스 수출가격은 t(톤)당 1119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평균 t당 2100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새 반토막이 난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야경 [사진=금호석유화학] 2021.08.05 yunyun@newspim.com |
새해 들어서도 NB라텍스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장갑 생산회사인 말레이시아 탑 글로브(TopGlove)가 지난 9일 진행한 지난해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NB라텍스 가격은 1월 t당 1080달러, 2월 현재 1030달러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이전(900달러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 2년 간 NB라텍스 수요 폭증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기록했던 금호석화의 '코로나 특수'도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는 금호석화의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코로나 특수를 타고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654억원에서, 코로나 첫해인 2020년 7422억원, 지난해 2조4848억원(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전망치)로 8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NB라텍스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전망치는 1조7515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석유화학 업체들의 경쟁적인 NB라텍스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이 그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대규모 증설을 마치고 상업생산에 돌입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LG화학과 한솔케미칼, 말레이시아 신토모(Synthomer) 등 주요 NB라텍스 업체들이 대규모 증설에 나섰다"면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해당 물량들이 상업생산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고무장갑 업체들 간의 판매 경쟁, NB라텍스 공급가 인하 요구로 인해 수익성 하락에 부채질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고무장갑 업체 간에 경쟁이 심화되면서 장갑 판매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고무장갑 업체들이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공급과잉 상황에 처한 NB라텍스 업체에 공급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점차 NB라텍스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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