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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파친코' 윤여정 "선자의 역사를 내 늙은 얼굴에 담고 싶었죠"

기사입력 : 2022년03월18일 16:13

최종수정 : 2022년03월18일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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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윤여정이 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로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이민자들의 삶과 애환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본다. 미국 제작진, 애플이 주목한 한국의 아픈 역사와 자이니치(재일교포) 여성의 한 세월을 그려냈다.

윤여정은 18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파친코'에 출연하고 오는 25일 전 세계에 선보이게 된 소감을 말했다. 인터뷰에는 극중 선자의 손자 솔로몬 백 역을 맡은 배우 진하가 함께 했다. 영어와 한국어를 오가며 진행된 인터뷰는 미국에서 작품을 선보이게 된 두 사람이 걸어온 여정만큼이나 차별화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파친코'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 [사진=애플TV+] 2022.03.18 jyyang@newspim.com

'파친코'는 동명의 미국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시리즈로 수 휴 총괄 프로듀서가 각색을 하고 재일교포, 재미교포, 한국인, 일본인 등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이 참여했다. 1900년대 초반 일제강점기부터 80년대에 이르기까지 역동의 시대를 살아온 주인공 선자의 인생을 관통하며 이민자들과 가족, 또 여성들의 극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애플이 시리즈로 각색한단 판권을 샀다는 소식을 접하고 원작 소설을 읽었어요. 오래 전부터 친구들이 추천해줬었지만 약간 너무 개인적으로 느껴지거나 감정적으로 읽기 힘들까봐 망설임이 있었죠. 책장을 넘기면서 제가 틀렸음을 깨달았고 집어삼키듯이 빠른 시간에 이걸 다 읽었어요. 사실 일본어를 못해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을 거라 생각 못했었죠. 특히 애플에서 이 작품을 만들어서 기뻐요. 자이니치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가 이전에 많지 않았고 이정도 수준으로 다룬 적이 없었거든요."(진하)

"사실 선자가 저희 엄마세대 이야기예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스크립트를 받았으니 경험상 당연히 하는 거라 생각했었죠. 각색을 해서 그런지 그녀의 강인함과 살아남아야 하는 정신에 감동했고, 내가 잘할 수 있겠다 싶어 하겠다고 했어요. 2일 만에 단숨에 읽을 정도로 좋았죠. 근데 오디션을 보라는 거예요. 감독은 그냥 와서 한번 읽어봤음 좋겠단 뜻이었지만 이 일을 오래했는데 한국인들에게 오디션이란 단어가 익숙진 않잖아요. 윤여정이 오디션 봐서 떨어졌대 하면 내 50년커리어를 이 한 역할 때문에 잃을 수는 없어서 못하겠다고 했죠. 영어로는 또 내가 세게 말하는 편이기도 하고 스크립트 온 걸 버릴 지경이었어요. 그랬더니 아니라고 하자고 해서 하게 된 거예요."(윤여정)

영어와 한국어로 병행되는 인터뷰에서도 윤여정 특유의 직설 화법은 빛을 발했다. 진하 역시 시종일관 웃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극중 솔로몬과 선자 역으로 열연한 이들은 부모 세대, 또 자식-손자 세대가 직면하는 오해에 관한 장면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서로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윤여정이 일본어 대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들으면서는 모두가 웃음이 터지면서도 그의 여전한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부모세대 같은 경우엔 자식에게 가장 좋은 걸 주기 위해 희생으로 결정했지만 자식이나 손자 세대에서는 '왜 이런 일을 내게 겪게 했느냐'는 두 세대의 다른 입장이 담긴 것 같아요. 자식 세대를 위해 하는 부모의 결정과 희생을 잘 이해 못하고 오해해서 펼쳐지는 상황들이 있는 거죠."(진하)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파친코' 스틸컷 [사진=애플TV+] 2022.03.18 jyyang@newspim.com

"부모들은 다 그렇잖아요. 좀 나은 세상을 살게 해주려고. 자이니치로 사는 게 싫어서 너는 다른 세상에 가서 살아라 하고 보낸 거죠. 촬영 땐 그 상황이 힘들긴 했어요. 일본어 하나도 못하는데 대사를 했더니 오사카 방언이 아니라 도쿄 방언이라는 거예요. 나는 틀릴 때 제일 당황해요. 한국인 의상팀이 머리를 써서 적어서 보여줬어요. 층계를 올라가면서 하려니 또 눈이 너무 나빠서 안보여요. 굉장히 고문이었어요. 술 먹고도 연습하고 혼자 베란다에 나가서도 해보고 한국말로 뜻을 넣어서 감정을 담아서도 해보고. 연습을 해서 제 아들 역 소지하고 가호 상 앞에서 어떠냐 물으니 소지가 우는 거예요. 너무 정확히 우리 할머니 말투라고. 말을 모르니까. 배우는 대사가 가장 중요해요.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게 대사인데 그걸 남의 나라 말을 모르는 상황에서 심각한 신을 하려니 힘들었죠."(윤여정)

전작 '미나리' 이후 한국의 격변의 시대상,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윤여정은 '파친코'를 통해 OTT 시리즈에 처음 도전했으며 일명 '미드'에도 진출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그는 "그냥 이 역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지 미드든 한드든 별 상관은 없다. 그 역을 어떻게 해석해서 내가 하느냐만 열중한다"고 심플하게 답했다.

"OTT인지 이런 것도 사실 잘 몰라요. 굉장히 좁은 시야를 갖고 있는 늙은 여인이고 50년 넘게 해서 이것밖에 할 줄 몰라요. 그냥 제 방식으로 어떻게든 해내는 게 미션이지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죠. 현장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일 잘한다 싶었어요. 우리는 굉장히 일이 빠르게 진행되고 눈치가 있잖아요. 부르러 오는 사람이 내가 무슨 신 찍는지 이미 다 알아요. 근데 여긴 너무 큰 프로덕션이라 서너명쯤 거쳐서 오고 상황을 몰라요. 한국사람은 눈치가 대단하니까 어디 가서도 성공하겠다 싶어요. 욕이 아니라 다른 거죠. 서양은 눈치가 없으니까 한국에서 일하는 게 훨씬 편하긴 해요. 한국에선 저 늙은여자 언제 불러야 좋아할지 고려해주니까요. 여기선 내가 노바디예요. 미안하지만 애플이라면 아주 욕을 얼마나 했는지 몰라요.(웃음)" (윤여정)

윤여정은 이같은 상황을 일본 배우들에게도 물어봤다며 "일본 배우들은 집에 간다더라"면서 또 한차례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진하 역시 "서둘러 그리고 기다려"가 미국에서 영화, 드라마 찍는 이들이 늘 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쉽지만은 않은 현장이었지만 '파친코'가 공개되고 난 뒤 각종 외신들의 호평이 쏟아지면서 모든 배우들의 노고는 모두 해소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파친코'에 출연한 배우 진하 [사진=애플TV+] 2022.03.18 jyyang@newspim.com

"다루는 주제가 너무나 보편적이고 전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얘기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역사적으로 강제점령기를 거친 나라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동시에 한 가족을 이루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알 만한 감정이죠. 모든 선자들, 모든 모자수, 모든 가족의 솔로몬의 이야기니까요. 제 가족에 있는 여러 솔로몬 중에 한 명이 저이기도 하고요. 작품 속 모든 상황이 구체적이고 인간적이고 모든 사람에게 공감이 가는 면이 있어서가 아닐까 해요."(진하)

특히 윤여정은 '파친코'를 통해 극중 선자에게 깊이 감명받고 매료됐음을 털어놓았다. 일제강점기와 동떨어진 현재의 우리나라 국민들도 잘 모르는 자이니치의 삶과 격동의 세월을 접하고 놀라고, 안타까웠던 마음도 얘기했다. 윤여정은 그 세월을 50년간 해왔던 연기를 통해 늙은 얼굴에 담고 싶었던 이유를 천천히 설명했다.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담겼죠. 자이니치의 존재와 삶에 역사적인 배경이 있잖아요. 부모님 세대는 나라와 언어를 잃은 걸 굉장히 부끄러워했을 것 같아요. 그걸 빠르게 극복하느라고 우리 나라에서도 동떨어져버린 사람들이죠. 전에는 몰랐어요. 작업하면서 자이니치 친구들 만나면서 너무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나라를 잃고 점령당했던 과거가 이렇게 오래도록 영향을 끼치는구나. 평소에 역할 외적인 것에 포커스를 두는 편은 아닌데도 이 역을 잘했다 싶어요. 그 여자의 역사를 내 늙은 얼굴에 표현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죠. 그 여자는 선택을 했어요. 한 남자의 정부로 한국에서 편히 살 순 있었지만 그렇게 살 수는 없다면서 일본으로 건너갔죠. 그건 끼끗한 선택이에요. 극복도 비굴하게 하는 사람이 있잖아요. 선자는 끼끗해요. 품위와 존엄을 지켰죠. 그렇게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을 표현하고 싶었고 그 여자들을 대표해서 보여주고 싶다고 굉장히 오랜만에 생각했어요. 아마 한국 사람이라서 그랬나봐요. 이건 배우거나 가르쳐서 아는 게 아니고 어떤 깊은 데서 나오는 게 맘을 음직였죠. 존엄성을 지키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어요."(윤여정)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파친코'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 [사진=애플TV+] 2022.03.18 jyyang@newspim.com

미국에서 뮤지컬 '해밀턴'과 드라마 '데브스' '러브 라이프'로 활동한 진하는 한국에선 아직 낯선 얼굴의 배우다. 그는 '파친코'가 스스로에게 왜 의미있는 작품인지를 설명하며 향후 스티븐 연처럼 한국 작품에서도 활약하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2016년 뉴욕대 연기로 석사를 받고 연기를 시작했는데 대부분 공연을 했어요. 브로드웨이에서 '해밀턴'을 2주 전까지 올렸고 '데브스' '러브 라이프' 이후에 드라마는 '파친코'가 세 번째예요. 저와 제 가족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죠. 아버지는 일본어, 한국어를 하시고 영어를 조금 하시는데 제가 출연한 작품 중에 아버지가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첫 드라마예요. 그동안은 자막으로 보셔야 했지만 이번엔 완전히 이해하실 수 있죠. 우리 아버지 입장에서, 또 아버지 부모님 세대도 가까이 느낄만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 너무나 큰 자부심을 느끼고 정말 운이 좋았죠. 스티븐 연의 '옥자' '버닝' 등의 작품을 좋아하는데 저도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고, 그걸 목표로 삼고 싶어요."(진하)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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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군 2030~2040년 '건함계획' 발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해군이 2030년대부터 2040년까지 한국형 이지스함(KDDX)을 3차까지 진행해 총 18척을 확보하고, 장보고IV 사업을 새로 시작하고, 해상초계기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건함계획'과 '해상초계 전력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각종 전술핵 탑재 무기와 신형 전략무기 체계를 대거 공개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데 따른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초음속 순항미사일 2종, 그리고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함의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 정황이 확인되면서, 우리 군의 대응체계와 방어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화오션이 서울ADEX에 선보인 한국형 이지스함(KDDX) 모형.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12척 추가 건조 = 해군은 최우선으로 만재배수량 8000톤급 한국형 차기 이지스 구축함(KDDX) 추가 전력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해군은 세종대왕급(세종대왕함,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구축함, 정조대왕급(정조대왕함, 다산정약용함, 3번함 건조 중) 구축함 등 이지스 구축함 6척 확보와 함께 KDDX를 최대 18척까지 보유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KDDX 사업은 배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무장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한다. 신형 군함을 도입하는 7조8000억 원 규모의 KDDX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 진전되지 않고 있음에도, 해군이 KDDX Batch-Ⅱ, KDDXⅡ 사업을 만들어 국산 이지스함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은 한미 간 '기술 이전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19일 해군본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해 6월 미 해군 측에 서한을 보내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해 정조대왕급 이지스함과 SM-3/6 함대공미사일 확보 등을 추진 중이지만, 이지스함 전투력을 크게 높이는 협동교전능력(CEC) 미탑재로 초수평선, 장거리 대공표적 대응 능력이 제한되고 있다"며 대한(對韓) 수출을 요청했다. CEC는 지구의 곡면 특성을 감안, 여러 함선과 항공기에서 레이더 등으로 추적·확보된 표적정보를 고용량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융합·분배해서 공통 표적을 산출, 원격교전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은 같은 해 8월 답신에서 "미 정부의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은 한국에 대한 CEC 수출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미 해군은 거부의 이유로 밝힌 '수출통제 및 기술이전 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호주는 2018년 호바트(Hobart)급 방공구축함, 일본은 2020년 8번째 이지스함이자 아타고급의 개량형인 마야급 이지스함에 CEC를 탑재하도록 허용했지만, 한국에는 CEC를 판매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명백하게 밝힌 것이다. 호주·일본에는 CEC를 제공한 미국이 같은 동맹국인 한국에는 수출하지 않으려는 '이중적 태도'에 실망한 해군이 이지스함 기술 국산화를 표방하는 KDDX 추가 건조로 방향을 틀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판매 거부에 따라 해군은 2030년대 중·후반까지 미국 CEC와 유사한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선회했다. 이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ADD가 개발하는 한국형 해상통합방공체계는 이지스 구축함, 해상초계기, 항공모함 등 해군 전력과의 연동, 그리고 장거리 미사일 요격체계(L-SAM) 등 첨단 무기체계에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산 전투체계를 쓰는 세종대왕급·정조대왕급 이지스함에선 한·미 간 체계 연동 및 통합 여부 등이 불확실해 원활한 운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해군은 정조대왕급 이지스함 추가 건조보다는 KDDX 추가건조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KDDX 사업은 총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개념설계는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수주했고, 기본설계는 2020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따냈다. 현재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해야 하지만, 사업자 선정을 두고 양 업체 간 갈등이 심해지며 연기됐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주도한 업체가 수의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이 보안 벌점을 받은 점을 거론하며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와 현대가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다투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면서 "KDDX 사업에서 한화와 현대의 대결은 '6척 싸움'이 아니라 '18척 싸움'이기 때문에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 양상으로 치닫는 것 같다"고 했다. 해군은 현재 추진 중인 KDDX 6척 건조 사업이 출발하고, 차기호위함(FFX) Batch-IV 사업이 끝나는 즉시 곧바로 개량형이라 할 수 있는 KDDX Batch-II 사업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새로운 개념을 적용한 KDDX-II 사업을 2035년 이후에 도입하기로 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말 해군에 인도한 차세대 호위함(울산급 Batch-Ⅲ) 선도함 '충남함' [사진=HD현대중공업] 2025.10.20 gomsi@newspim.com ◆차기호위함(FFX) 사업 종료 후 차기호위함(FFX)-II 사업 = 한편, 해군은 기존 차기호위함(FFX) Batch-I/II/III/IV 사업을 완료한 후, 차기호위함(FFX)-II를 계획하고 있다. 해군은 FFX-II 사업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이지만, 건조시기와 구체적 제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 해군은 차기 호위함(FFX) 사업으로 총 26척의 호위함(FFG)을 전력화 한다. FFX Batch-I 사업으로 인천급 호위함 6척, FFX Batch-II 사업으로 대구급 호위함 8척을 건조했고, FFX Batch-III 사업으로 충남급 호위함 6척을 건조하고 있다. 해군은 현재 차기 호위함(FFX) Batch-IV 사업으로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약 3조2500억 원을 투입, 총 6척을 건조하는 'FFX Batch-IV'(울산급 Batch-IV)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9~2030년경 6척의 함정 모두가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FFX 사업이 완료되면 광개토대왕급 구축함까지 모든 해역함대의 노후화된 중·대형 함정이 교체가 완료된다. ◆AI 기반의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 = 또한 1000t급 연안초계함(OPV) 사업을 진행해, 미사일 고속함 PK-A/고속함 PK-B로 대표되는 고속함들을 보완할 계획이다. 연안초계함(OPV)은 인력 절감과 효율성을 위해 AI(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무인화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함정이다. 1500~2200톤급으로, 기존 초계함보다 거주성 등이 향상시켜 연안 및 해상 경비, 해양 안전, 어업 지도, 해양 오염 감시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다. 2020년 11월 10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진수한 중형급 잠수함 2번함 '안무함(KSS-Ⅲ, 3000톤급)'. 안무함은 2018년 9월 진수한 도산안창호함에 이은 장보고-Ⅲ급 두 번째 잠수함이다. 해군이 건조하는 '장보고Ⅳ' 잠수함도 같은 체급의 형상이다. [사진=대우조선해양] 2025.10.20 gomsi@newspim.com ◆장보고IV 사업 추진에 이어 2040년경 원잠 추진 = 한편, 해군의 수중전력인 잠수함 전력증강 계획에 대해 살펴보자. 해군은 2035년 이후 현재 장보고III Batch-I/II/III를 끝내고, '장보고IV 사업'으로 넘어간다.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이지만, 해군이 밝힌 장보고IV 사업은 그동안 2000톤급 잠수함으로 알려졌으나, 해군이 이번에 밝힌 방향은 3000톤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보고IV 사업 이후인 2040년 무렵, 해군은 차세대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으로, 원자력 추진 기관을 탑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P-8A 포세이돈 후속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개발 계획 = 해군은 현재 P-3C/CK와 15대와 P-8 포세이돈 6대 등 21대의 해상초계기를 보유, 휴전선 길이의 9.5배, 남한 넓이의 3.3배에 이르는 30만㎢의 작전해역에 대한 상시감시와 주요 해상교통로를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군항공사령부 전력은 현재 P-8A 포세이돈 6대를 주력으로 2030년대를 맞이한다. 하지만 해군은 이번에 기존 P-3C/CK 대체용으로 한국형 해상초계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5월 29일 경북 포항기지에서 발생한 P-3CK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는 1968년산으로, 무려 57년을 운용한 노후 항공기의 위험성을 해군에 각인시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서울ADEX에서 선보인 한국형 해상초계기 모형. KAI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0.20 gomsi@newspim.com 해군 관계자는 "해군은 현재의 P-3CK 기종을 2030년까지 운용하고, 그 이후에 최신예 한국형 해상초계기를 도입을 개획하고 있다"면서 "사고가 난 초계기와 동형인 나머지 P-3CK 7대의 조종사 안전, 그리고 대잠전력의 공백을 막기 위해 한국형 해상초계기 도입사업을 앞당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2025년 10월 기준, 해군은 해상초계기를 해외 직도입으로 할지, 국내개발로 할지, 획득방법을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4 분기에 획득방법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는 2017년 스웨덴 사브가 제시한 소드피시형의 국내 개발 해상초계기를 제시하고 있다"면서 "KAI가 기존의 에어버스 A320 여객기를 개조하는 개발 계획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향후 해상초계기 추가 소요는 운용인력을 감안해 11대로 알려졌다. gomsi@newspim.com 2025-10-2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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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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