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들의 무덤'...전문경영인 출신 사장 잇단 교체
올해 2월 김승철 신임 사장 선임...31일 주총서 사내이사 선임 예정
내부 안정화 찾을까...5년 연속 적자 개선도 숙제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1세대 원조 로드숍 브랜드 토니모리가 3년 넘게 공석으로 남겨 뒀던 사장 자리를 마침내 채웠다. 토니모리에서 마케팅과 방문판매 브랜드 헤리즈미를 총괄하던 김승철 법인장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는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자 실적 부진을 탈피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풀이된다. 다만 토니모리의 경우 과거 잦은 사장교체로 구설수에 올랐던 만큼 김 신임 사장의 향후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2.03.22 shj1004@newspim.com |
◆ 2019년부터 사장자리 공석...배해동 대표이사 체제
23일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김승철 신규 선임, 사내이사 배진형 재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지난 2월 선임된 김승철 신임 사장이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 신임 사장은 1989년부터 2007년까지 아모레퍼시픽 시판영업 지점장을 지냈으며 이후 2008년부터 토니모리에 합류했다. 2017년까지 토니모리 마케팅본부장을 거쳐 2017년부터 올해 1월까지 토니모리의 방문판매 브랜드인 '헤르즈미' 총괄 법인장을 지냈다.
토니모리의 사장 자리는 주용걸 전 사장은 2018년 12월 31일부로 퇴임한 이후부터 최근까지 공석으로 남겨져 있었다. 주 전 사장은 사장 자리에 오른지 1년 만에 물러났다.
토니모리는 '사장들의 무덤'이 된 지 오래다. 2013년 9월 김중천 대표가 3년여 만에 토니모리를 떠났고 정의훈 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상무가 대표 자리에 올랐지만 8개월 만에 사의했다.
이후 공석은 오세한 사장이 채웠다. 하지만 2014년 오 사장이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이후 2015년 호종한 사장도 일신상의 이유로 갑자기 한 달만에 사임하기도 했다. 호 사장은 국내 최대 화장품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출신으로 취임 당시 업계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공석이 된 대표이사 사장 자리는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이 직접 맡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토니모리의 잦은 사장 교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장들이 단기간에 회사를 떠나면 자이적인 경영 계획에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사진=토니모리] 2022.03.22 shj1004@newspim.com |
◆ 5년째 적자 이어져...신임 사장 선임으로 내부안정화 도모
상황이 이렇게 되자 토니모리의 실적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토니모리는 2017년 이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2016년 2331억원에 달했던 매출 규모는 2020년 1135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 기준 8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손실이 44억여 원으로 5년 연속 적자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적이 줄곧 부진하자 신임 사장의 어깨도 더욱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세로 위기 상황에 직면해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 되면서 립, 아이 등 색조제품의 매출이 급감했고 주유통채널 또한 로드샵, 백화점, 면세점 등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채널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토니모리 역시 '디지털 혁신'과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재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2021년 4월에는 반려동물 간식 제조 기업인 오션을 인수해 신규사업으로 펫푸드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또 친환경, 비건 신제품 등 '클린뷰티' 화장품 라인을 강화, 대표 헤어바디 브랜드인 '튠나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업황 불황과 함께 잦은 사장교체로 당분간 흑자전환은 쉽지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수장이 교체되는 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라며 "최근 온라인으로 채널 전환과 함께 H&B스토어 시장 위주로 업계가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기는 쉽지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