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늦고 가장 길었던 회동…"화기애애"
文 "용산 이전 협조하겠다"…尹 "많이 도와달라"
[서울=뉴스핌] 고홍주 송기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이 당선 19일 만에 이뤄졌다. 역대 가장 늦은 신구권력간 만남이었지만 역대 가장 긴 회동이었다.
두 사람은 국정 현안 중 가장 이슈였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와 코로나19 피해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논의했고,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협조를 약속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대선 뒤 첫 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2.03.28 photo@newspim.com |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8일 오후 6시부터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2시간 36분여간 만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지난 2020년 청와대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 이후 1년 9개월 만에 마주하는 자리라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온 윤 당선자를 직접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를 둘러보는 윤 당선자를 향해 "매화꽃이 피었다"고 했고, 윤 당선자는 "정말 아름답다"고 화답했다. 또 문 대통령은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면서 "항상 봄과 같이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에 동석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을 향해 당선 축하인사를 건넸고, 윤 당선인은 이에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나가겠다. 초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어떤 의제를 두고 협의할지도 초유의 관심사였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코로나 피해회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서도 면밀히 협조하겠다는 말을 나눴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2.03.28 photo@newspim.com |
장 비서실장은 "자연스럽게 용산 이전 얘기가 나왔는데 문 대통령은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비비 문제 등) 절차적인 것이나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으셨다"며 "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지역에 따른 판단은 오롯이 차기 정부가 판단할 문제이고 지금 정부는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했다. 제가 느끼기엔 이전 시기나 이전 내용을 서로 공유하면 협조하겠단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또 추경이나 인사권 관련해서는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를 해나가자는 말을 나눴다. 장 비서실장은 "이철희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계속 협의를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이야기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고 했다.
한편 두 사람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수사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만큼 관련 언급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졌다. 장 비서실장은 "(조 전 장관 얘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아쉬움에 대한 얘기도 전혀 없었다. 두분이 과거 인연이 많지 않나. 과거 인연에 대해 얘기하면서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눴다"며 "서로 반려견 이름도 같지 않나. 토리에 대한 얘기를 화기애애하게 나눴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분이 서로 너무 존중하시는 느낌이었다. 또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현 정권과 차기 정부의 정권 인수인계를 원활하게 잘 해야 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며 "언론이나 국민들이 느끼는 갈등이나 이런 것들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서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왜 이렇게 만나기까지 길어졌을까 생각할 정도로 의견의 다름없이 국민을 위해, 국민 걱정을 덜기 위해서 노력하자고 말씀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2.03.28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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