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닥터 스트레인지2: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4로 전 세계 관객들을 안내하는 관문을 담당한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경이로운 비주얼 효과와 액션,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4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한 마블 액션 블록버스터 '닥터 스트레인지2: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상상할 수 없었던 매력적인 세계관으로 관객들에게 성큼 다가온다. 닥터 스트레인지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완다 역의 엘리자베스 올슨, 아메리카 차베즈 역의 소치틀 고매즈는 셀 수 없는 세계관, '멀티버스'를 오가며 빙의 그 이상의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낸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 화려한 액션과 스펙터클, 비주얼·호러 쇼크…감독·배우진 최고 역량 발휘
'닥터 스트레인지2: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는 다소 오만하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다층적인 면을 들여다본다. 스티븐은 꿈 속에서 아메리카 차베스(소치틀 고메즈)를 만나 위험에 빠지고, 현실에서 사랑하는 크리스틴(레이첼 맥아담스)의 결혼식에 참석해 스스로 행복하다고 애써 위로한다. 하지만 완다(엘리자베스 올슨)가 멀티버스를 여행하는 아메리카를 타깃으로 삼으면서 그를 구하려 온 세계관을 들쑤시게 된다.
스티븐 스트레인지는 늘 칼자루를 쥔 사람으로, 오만하고 독선적이며 자신만의 신념을 위해 늘 독단적인 선택과 결정을 단행해온 인물이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스티븐의 이같은 면을 유지하면서도, 이번 영화에서 그간 표현하지 못한 깊은 내면의 목소리를 끌어낸다. 크리스틴과 관계, 아메리카를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에서 조금은 달라진 스티븐을 마주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장점이었던 고집스럽고 이기적인 면이 단점이 되고 또 이를 극복하면서 진화하는 설정이 감동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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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 역의 엘리자베스 올슨은 매 순간 놀라울 정도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스칼렛 위치가 된 그는 전에 없이 섬뜩하고 잔혹한 표정을 꺼내든다. 호러에 일가견이 있는 샘 레이미 감독과 만난 올슨의 완다는 꿈에서도 마주치고 싶지 않은 존재다. 그의 얼굴은 모성애와 잔혹성이 교차하는 최악의 빌런으로 완성됐다. 아메리카 차베즈를 연기한 소치틀 고메즈는 MCU의 성소수자성을 아우르는 인물로 라틴 아메리카 출신 히어로로 등장하며 확장성을 부여한다. 가장 가치있는 멀티버스를 여행하는 능력을 아직 컨트롤하지 못하지만 무한의 성장성을 지녔다.
◆ 다른 세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영웅도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질문
스티븐은 크리스틴을 사랑하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세상을 구할 임무와 특유의 독단적인 성정으로 둘은 맺어지지 못한다. 현재의 세계관을 넘어 다른 차원에서 만난 크리스틴과 스티븐도 별반 다르진 않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늘 그런 식이다"라는 비난에 봉착해도, 스티븐의 결정에 또 다른 결말이 달려있단 사실은 변치 않는다. 무한한 책임감과 죄책감 속에 결국은 해야만 하는 선택 앞에서 스티븐은 여느 평범한 인간이 돼 고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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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 역시 마찬가지다. 또 다른 멀티버스의 행복한 자신을 찾아 그곳에서 살려 하지만 결국은 다른 누군가의 행복을 깨는 일. 완다는 또 다른 차원의 자신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자연히 관객들에게도 다른 세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게 하고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에둘러 일깨운다. 스티븐에게 "지금 행복하냐"고 여러 차례 묻는 크리스틴의 존재는 영웅도 피할 수 없는 존재론적 회의와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휘해야 하는 책임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닥터 스트레인지2'의 백미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최고의 스펙터클을 만날 수 있단 점이다. 아메리카와 함께 하는 멀티버스 여행 중에 산산이 깨지고 화면이 비틀리고 추락하는가 하면 2D와 3D를 오가는 다양한 시각적 효과는 이 시대에 영화란 매체가 선사하는 감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여기에 깊은 철학적 고민을 더한 '닥터 스트레인지2'는 마블을 사랑하는 영화팬들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듯하다. 시리즈의 후속을 예고하는 짧은 쿠키 영상이 두 개 준비돼있으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게 좋다. 4일 전 세계 동시 개봉.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