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글로벌경제

속보

더보기

러시아 루블화 가치 7년만 최고..."제재 허점·에너지 가격 급등 탓"

기사입력 : 2022년06월23일 22:55

최종수정 : 2022년06월24일 07:10

대러 제재 허점·에너지 가격 급등에 루블화 가치↑
루블화 강세, 경제 펀더멘털 아닌 외부적 요인 '한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서방세계의 대러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달러화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7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 제재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하루 전인 22일 장중 달러당 52.3루블을 기록해 전날보다 1.3% 가량 상승했다. 이는 2015년 5월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3일 한국시간 오후 10시 현재는 달러당 54루블을 가리키고 있다. 

러시아 루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루블화 가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 급락했다. 특히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하는 등 전례 없는 강력한 대러 제재에 나서자 3월 초엔 달러당 139루블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나흘 만인 2월 28일 기준금리를 기존의 9.5%에서 20%로 두 배 이상 올려 루블화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대러 제재의 효과에 의구심이 제기되며 4월부터는 루블화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20%까지 올렸던 기준금리를 5월 말까지 세 차례나 인하해 11%까지 낮췄다. 그런데도 루블화 강세가 이어지자 이달 들어 9.5%로 한 차례 더 인하했다. CNBC는 이제 루블의 강세가 러시아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릴까 중앙은행이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 대러 제재 허점·에너지 가격 급등에 루블화 가치↑

대러 제재를 무색하게 하는 루블화 강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최근 급등하고 있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에 대러 전쟁 지원 명목으로 보내는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석탄, 가스 구매를 이유로 러시아에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상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대주고 있는 셈. 브렌트유 가격이 작년 이맘때에 비해 60%나 급등한 탓에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대폭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여전히 기록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핀란드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지난 100일간 러시아가 화석연료 수출로 벌어들인 돈은 무려 930억유로(약 125조3100억원)에 달했다. 

노드스트림2 파이프라인.[사진=로이터 뉴스핌]2022.03.01 mj72284@newspim.com

대러 제재에도 러시아가 이처럼 막대한 수입을 올리게 된 이유는 대러 제재의 '허점'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인 지난 3월 8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전면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같은 날 영국도 러시아 원유 수입 중단 계획을 밝혔고, 약 3달 뒤에는 유럽연합(EU)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연말까지 부분적으로 금지하는 제재안을 통과했다.

하지만 미국은 6월 24일까지 제제 유예 기간을 뒀으며, EU는 헝가리와 슬로베니아 등 일부 회원국은 해상 수송되는 원유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없다는 이유로 송유관을 통해 수송되는 원유에 대해서는 수입을 금지하지 않는다는 예외 조치를 뒀다. 원유 가격 급등과 더불어 대러 제재에 여러 '허점'이 있었던 셈이다.

결국 알려진 것보다 다소 허술한 '예외 조항'을 둔 금수 조치가 적용된 가운데 국제 에너지 가격마저 폭등하자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고, 이는 루블화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또 대러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루블화 결제만 허용하자 루블화 환전 수요가 몰리며 오히려 루블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았다.

미 외교정책연구소의 맥스 헤스 연구원은 "루블화 가치가 급등한 것은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통해 기록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는 1100억달러(약 144조원)를 다소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에 더해 러시아 정부의 자본통제로 외화 사용이 줄고 있는 점도 루블의 가치를 지지하는 요인 중 하나다.

메들리 어드바이저스의 닉 스타드마일러 신흥시장 국장은 "대러 제재가 나오자 마자 러시아 정부는 상당히 엄격한 자본 통제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자본유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수출로 많은 돈이 유입되며 루블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루블화 강세,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 아닌 외부적 요인 '한계' 지적도

하지만 루블화의 최근 강세가 러시아 경제의 강한 펀더멘털이 아닌 국제수지 흑자로 인한 것인데, 이는 원자재가격 상승, 정부의 자본 통제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쟁 이후 수천 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났으며 이로 인해 엄청난 수의 러시아인이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다. 지난달 러시아 경제부는 올해 실업률이 7%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빨라도 2025년전까지 실업률이 2021년 수준으로 돌아오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막시밀리안 헤스 선임 연구원은 "루블화를 러시아 경제의 건전성을 대변하는 척도로 보기 힘들다"며 "루블이 당국의 개입에 가치가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당국은 사람들의 삶의 질에는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통계를 당국의 입맛에 맞춰 손보기로 유명한 러시아 통계청마저도 빈곤에 허덕이는 러시아인의 숫자가 올해 1분기의 1200만명에서 2100만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루블화의 가치가 오르고 있지만 러시아인들의 삶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 달러·루블 환율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2.06.23 koinwon@newspim.com

koinw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