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메뉴를 간편식으로"...업체들 잇따라 확장
협업 캠페인·빅데이터 앞세워 지역 맛집 물색 경쟁
엔데믹에 꺾이나 했는데...고물가에 오히려 인기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현대그린푸드, SPC삼립, 신세계푸드 등 급식·식자재업체들이 지역 맛집, 레스토랑 선점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식 대표메뉴를 간편식으로 선보이는 레스토랑 간편식(RMR) 사업 확장을 위해 협업캠페인, 빅데이터 접목 등을 앞세워 맛집 물색에 속속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지역 식당을 대상으로 레스토랑 간편식(RMR) 출시를 지원하는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 참가자 모집을 오는 22일까지 진행한다. 크라우드 펀딩 기업 와디즈와 함께 하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최종 10개 식당을 선발해 대표메뉴 RMR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모두의맛집 프로젝트 1탄을 통해 10곳의 지역맛집을 선발, 12개 RMR 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들 제품은 출시 후 6개월간 5만여 개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를 끌었으며 현재도 지속 판매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서울 도봉구에 있는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가정간편식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
SPC삼립은 '야놀자 클라우드'와 협업해 지역 맛집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야놀자클라우드가 운영하는 식당 대기 줄 관리 서비스 '나우웨이팅'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맛집 트렌드를 파악하고 인기매장의 메뉴를 RMR로 제품화하는 방식이다.
SPC삼립은 '줄서는 맛집 간편식'이라는 브랜드를 론칭, 첫 제품으로 신사동 닭갈비 전문점 효계와 협업한 닭갈비 간편식을 선보였다. 향후에도 데이터 기반의 맛집 간편식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들 업체들이 지역 맛집 물색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RMR 사업 성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급식·식자재 사업 역량을 중심으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분야로 보다 영역을 넓히려는 행보도 엿보인다.
신세계푸드의 경우 RMR 제품을 통한 매출 확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신세계푸드가 유명 맛집 협업으로 출시한 RMR 10여종의 올해 1~6월(1~15일)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양식 맛집 '구슬함박'과 협업을 통해 선보인 '올반 구슬함박 스테이크' 오리지널과 옐로우 치즈 등 2종의 판매량은 각각 32%, 28%씩 증가하며 RMR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
신세계푸드 RMR 제품. [사진=신세계푸드] |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RMR 매출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빕스가 올해 1~6월 동안 자체 메뉴를 토대로 만든 RMR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7배 급증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상황이었던 지난해보다 올해 RMR 매출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당초 코로나19로 급성장한 간편식 시장은 올해 엔데믹 전환 이후 인기가 시들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제 원재료가격 및 물류비 상승으로 최근 외식물가가 급등하자 소비자들이 다시 집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외식물가 상승으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전문점의 맛을 즐길 수 있는 RMR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냉면·비빔밥·김치찌개백반·삼겹살·자장면·삼계탕·칼국수·김밥 등 8개 외식 품목(서울 기준)의 평균 가격은 연초대비 3.8~8.5% 올랐다. 이중 자장면의 평균 가격은 6262원으로 연초(5769원)보다 8.5%(493원)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으며 이어 칼국수(6.4%), 김밥(6.4%), 냉면(4.7%), 삼겹살(4.7%)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맛집의 인기 메뉴를 토대로 만든 RMR제품은 일반 간편식 대비 맛이 보장된 데다 일반 간편식 대비 이색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에 고객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외식물가 상승에 따라 RMR 수요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