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서북병원 치매안심병원 지정 추진 중
현재 치매안심병원 7개, 인천서 2개 추가예정
운영계획서 및 시설·장비·인력기준 충족 필요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14만 치매인구가 밀집한 서울시가 국내에서 10번째 '치매안심병원'을 지정받을 수 있을까.
18일 뉴스핌 취재 결과 서울시가 '서울시립서북병원(서북병원)'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로부터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선 시설·장비·인력 기준 등 갖춰야 할 요건들이 많아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시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브리핑 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취약계층을 더 배려하는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 ▲시민의 위기 대응을 함께하는 민관 협력체계 등을 발표했다. 2022.05.06 pangbin@newspim.com |
◆ 치매안심병원 5개 지역 총 7개소, 서울은 無
2020년 기준 서울은 65세 이상 인구(150만명)가 전체 인구의 15.6%에 달하는 고령사회이다. 게다가 가파른 노령 인구 증가 속도로 인해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인 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 5월 6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건강특별시 서울'을 내세우며 공공의료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치매 어르신 치료 및 관리 강화를 위한 서북병원의 치매안심병원 지정이다.
치매안심병원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발표하면서 제시한 대책 중 하나이다.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BPSD(치매에 동반되는 망상 등의 증상)가 있는 치매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관리하는 등 특수한 기능을 수행한다.
현재 전국에 치매안심병원은 총 7개소(대전, 광주, 경북(3), 제주, 충북)가 있고 최근 인천시에서 병원 2곳이 치매안심병원 지정 점검 과정에 돌입해 이달 말 방문점검을 받는다. 그러나 정작 1000만에 가까운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시에는 아직까지 치매안심병원이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서북병원을 치매안심병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우선 해당 병원이 치매안심병원 기준에 부합하는 시설과 장비, 인력을 대부분 구비하고 있어 지정 요건을 갖추기에 유리하다.
아울러 현존하는 7개소 치매안심병원은 모두 공립요양병원급으로 만약 서북병원이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된다면 '병원급'으로는 국내 최초로서 상징적 의미와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치매안심병원 지정 요건 까다로워 공공병원의 역할 중요
일반 병원이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받으려면 보건복지부에 운영계획서 및 보건복지부 지정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만 한다.
이상 행동 및 돌발 행동 등 위험이 본인 및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치매 환자를 케어하는 병원인 만큼 지정 기준은 까다롭다. 치매안심병원 지정 기준은 시설·장비·인력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시설의 경우 기본적으로 치매환자가 물리적·심리적으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만 한다. 구체적으로 ▲병상 수 30개 이상 60개 이하 ▲4인실 이하 입원병실만 둘 것 ▲행동심리증상 집중치료 위한 1인용 입원병실 1개 이상 운용 ▲입원병실의 벽과 바닥은 충격흡수가 가능한 소재 사용 등 갖춰야 할 것들이 많다.
마찬가지로 장비도 ▲환자모니터링 장치 병동당 4개 구비 ▲소독 등 처치용 카트, 배식차, 신장체중계, 심전도기(E.K.G), 응급용 카트, 이동용 침대 및 자동심장충격기를 치매안심병동당 각각 1개 이상 둘 것 등 가지 수가 적지 않다.
특히 인력의 경우 ▲신경과 전문의, 신경외과 전문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또는,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를 1명 이상 ▲평균 병상수가 평균 간호사 수의 2.5배 미만일 것 ▲치매전문교육 과정 이수한 간호사 1명 이상 ▲작업치료사와 임상심리사 또는 정신건강사회복지사 1명 이상으로 일반 병원에 비해 그 기준이 까다롭다.
현재까지 치매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은 모두 공공병원이다. 까다롭고 많은 금전적 투자가 요구되는 지정 기준으로 인해 투자 대비 이익을 내기 어려워 사립병원들이 선뜻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즉, 시 당국에서 치매안심병원을 추진하지 않는 한 치매 환자와 가족들은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에는 치매 환자를 위한 의료 인프라가 타지역에 비해 잘 갖춰진 편이라 치매안심병원이 아직 없다 하더라도 치매 환자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라면서도 "중증 치매 환자분들 또는 행동심리증상 환자분들 등 특별 치료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서는 치매안심병원처럼 특화된 병원이 생기는 것이 보호자나 환자 당사자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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