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블랙핑크가 미국 빌보드 차트를 정조준했다.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데 이어 '핫 100'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전 세계 그룹 및 여성 아티스트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 K팝 걸그룹 최초…'빌보드 200' 1위 차지
27일(현지시간) 미국 빌보드에 따르면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는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타이틀곡 '셧 다운(Shut Down)'과 선공개곡 '핑크 베놈(Pink Venom)'는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각각 25위, 57위를 차지했다.
'핫 100'은 피지컬 싱글 및 디지털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수치, 라디오 에어플레이 수치, 유튜브 조회수 등을 합산하여 노래의 성적을 총망라하는 빌보드 메인 차트다. 미국 현지 대중성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주류 팝시장 내의 인기 척도를 알 수 있는 차트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2.09.28 alice09@newspim.com |
블랙핑크는 '핫 100'에서 정규 2집 타이틀곡으로 25위란 성적을 기록하면서 미국 팝 시장에서 더욱 탄탄해진 입지를 드러냈다.
'핫 100' 성적 외에도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했다는 점이다. '핫 100'은 음원이 중심이라면, '빌보드 200'은 메인 앨범 차트이다. 이 차트는 음반과 EP를 대상으로 하며, 판매량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음반 판매량에 스트리밍 횟수와 디지털 음원 다운로스 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각각 환산한 수치를 합산해 순위가 정해진다.
'빌보드 200'에서는 방탄소년단, 슈퍼엠, 몬스타엑스, NCT 127 등이 랭크되면서 K팝의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유독 걸그룹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보아가 2009년 첫 미국 정규 앨범으로 127위에 오른 이후 트와이스가 지난달 발표한 미니 11집으로 3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아쉽게도 1위까지 오르진 못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그룹 블랙핑크 [사진=YG엔터테인먼트] 2022.09.29 alice09@newspim.com |
그런 가운데 블랙핑크는 '본 핑크'로 빌보드의 메인 음반 차트 1위를 당당히 차지했다. 해당 차트에서 1위를 한 여성 그룹은 비욘세가 있었던 데스티니 차일드 이후 21년 만이다. 이들이 K팝의 역사는 물론, 세계 걸그룹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셈이다.
◆ 美 주요 차트 점령하다…"팬들 니즈 실현해준 점이 커"
블랙핑크는 '빌보드 200' 정상 외에도 '글로벌 200'에서도 1, 2위를 동시에 석권하면서 전 세계 그룹 및 여성 아티스트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빌보드에 따르면 블랙핑크 '셧 다운'과 '핑크 베놈'은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에서도 같은 순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200'은 세계 200여 지역에서 수집된 스트리밍과 음원 판매량(다운로드)을 토대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매기는 차트다.
이에 빌보드는 "'셧 다운'이 일주일간 스트리밍 1억 5280만회, 음원 판매량(다운로드) 1만7000건 이상을 달성, 이번 주 가장 높은 수치로 1위에 올랐다. '핑크 베놈'은 9월 3일 차트서 첫 진입 기록 1위를 시작으로 5주째 톱5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2 MTV VMA'에 참석한 블랙핑크 [사진=MTV VMA 트위터] 2022.08.29 alice09@newspim.com |
그간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 1, 2위를 동시에 차지한 것은 그룹과 여성 아티스트를 포함해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빌보드 역시 "블랙핑크가 이례적인 대성과를 썼다"라며 "전 세계 솔로 아티스트까지 통틀어봐도 드레이크와 해리스타일스에 이은 세 번째"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블랙핑크는 '셧 다운'을 '핫 100' 25위에 올리면서 팀 통산 11번째 기록이자, K팝 걸그룹 최다 차트인 기록을 세우고 있다. 블랙핑크는 빌보드에서 각광받기 전 먼저 유튜브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블랙핑크 개인 채널 유튜브 구독자는 8180만명으로, 전 세계 아티스트 중 1위이다. 듣는 음악 시대가 아닌 '보는 음악' 시대로 바뀐 만큼, 이들은 매 앨범 곡의 안무영상과 멤버별 티저 콘셉트, 음악방송 무대 등을 꾸준히 올리며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을 이끄는데 성공했다.
또 데뷔부터 청초한 음악이 아닌 '걸크러쉬'로 무장하면서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리면서 더욱 각광을 받으며 사랑을 받는데 일조했다.
이에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영미권에서도 걸그룹이 '빌보드 200'에서 1위 하기 힘든데 그걸 K팝 걸그룹이 해냈다고 볼 수 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여성 팬들은 자기들을 대변해주는 걸그룹을 원하는데, 그걸 블랙핑크가 실현해줬다는 점이 큰 의미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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