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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에 푸틴도 군동원령 시행 잘못 시인...'시정 지시'

기사입력 : 2022년09월30일 04:27

최종수정 : 2022년09월30일 04:27

"동원령에 많은 문제, 실수 시정하고 재발 방지" 지시
무리한 동원령에 민심 돌아서자 무마 나서
서방이 혁명 획책...외부 탓으로 돌리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위한 부분 동원령 시행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를 시정하라고 지시했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이 발표한 전쟁 동원령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통해 "이번 동원령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제기됐으며 모든 실수들은 시정돼야 하며 향후에 재발되는 것도 방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는 "예를 들자면, 나는 자녀가 많은 아버지들이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 징병 대상 연령을 이미 넘긴 사람들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인 반격으로 전세가 불리해지자 지난 21일 군 동원력을 전격 발동했다. 러시아가 군 동원령을 발동한 것은 구 소련 시절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9.30 kckim100@newspim.com

푸틴 대통령은 다만 이번에 적용되는 것은 부분 동원령이라면서 군 복무 경험이 있는 30만명의 예비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러시아에선 군 동원령에 대한 노골적인 반발과 우려가 분출되고 있다.  모스크바를 비롯해 30여개 도시에서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고, 이 과정에서 2000여명이 강제 연행됐다. 그중 일부는 러시아 당국에 의해 즉각 강제 징집되기도 했다. 

또 20만명에 가까운 러시아인들이 이 기간 동안 징집과 전쟁 등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를 국외 도피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외신들은 이와함게 제대로 준비도 없이 무리하게 동원령이 시행되면서 이미 연령을 초과하거나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징집되고 있고, 이들을 훈련시킬 시설도 마땅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민심이 급격히 돌아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푸틴 대통령조차도 동원령에 반발하는 여론과 민심 동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문제를 인정하고 시정을 긴급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의 정국을 불안하게 만들려는 '혁명'을 꾸미고 있다며 서방에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이날 구 소련 연방에 속해있던 나라로 구성된 독립국가연합(CIS) 정보기관장들과의 영상 회의에서 서방이 자신들을 흔들기 위해 혁명을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일부 CIS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만 봐도 충분하다"면서 "이 모든 것이 (서방에 의한) 소련 붕괴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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