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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견생은 없다 '도시와 자연 속 반려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뉴스핌 줌인]

기사입력 : 2022년10월21일 16:27

최종수정 : 2022년10월22일 08:59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반려동물 부양인구가 어느덧 1500만명을 넘어섰다. '펫펨족(Pet+Family)'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이제는 가족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반려견들. 반려인들에게 자식과도 같은 반려견들이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도시에서, 자연에서 살아가는 여섯 마리 반려견의 다양한 삶을 포착해봤다.

 

◆ 녹차밭의 안내견 톰

경남 하동군에 위치한 한 차밭. 높은 산길을 따라 푸르게 자란 차나무를 구경하다 보면 차밭 경치가 한눈에 보이는 정자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길이 꼬불꼬불하고 차나무 사이로 나 있는 길을 찾기란 어렵다.

이럴 때 도움을 주는 든든한 안내견 톰이 있다.

 

안내문에 따라 톰을 부르면 앞에 있는 집에서 뛰쳐나온다.

 

톰에게 간식을 주며 "가자"라고 하면 앞장서서 길을 안내해준다. 안내문 밑에 있는 간식 통에서 종이컵과 간식을 챙겨서 출발하면 된다. 톰은 능숙한 솜씨로 언덕을 오르며 중간마다 관광객이 길을 잘 따라오는지 뒤를 돌아보기도 한다. 가끔 멈출 경우에는 간식을 요구하는 것이니 준비해온 종이컵에서 간식을 건네주면 이어서 안내를 계속한다.

 

차밭길을 안내해주는 톰. 중간 중간에 간식으로 회유하는 것을 잊지 말자.
정자까지 안내를 마친 톰. 안내를 마치면 톰은 잠시 뒤 집으로 돌아간다. 

 

 

◆ 스님과의 밀당 고수, 탈출견 반야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절에 스님과 함께 사는 반려견이 있다. 탈출의 명수로 한번 나가면 평창동에서, 경복궁에서 '반야를 찾았다'는 전화가 온다. 유기견 출신인 반야는 바깥 생활이 훨씬 익숙해서 틈만 나면 바깥 구경을 하기 위해 탈출을 감행한다. 한번 탈출하면 간식으로 유혹해도 절대로 오지 않는다. 하지만 한발짝 뒤에서 스님을 졸졸 따라온다.

 

목줄을 매면 순순히 따라오는 반야.
스님은 반야의 탈출 욕구를 해소해주기 위해 하루에 두번씩은 북악산을 산책한다.
선물로 받는 개껌은 입에 대지 않는 반면, 나뭇가지를 대신 씹는다고 한다. 

 

절에 사는 개답지 않게 반야는 탈출하면 산에서 청설모 같이 작은 동물들을 사냥해서 스님에게 가져다 준다. 스님은 절에 사는 반려견이 살생을 한다며 걱정한다.

 

스님을 바라보는 반야.

 

 

◆ 양몰이는 내가 프로, 목양견 코니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대관령삼양목장을 찾게 되면 양몰이 공연이라는 독특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 

장기간 방목지에 흩어져 있는 양들을 한데 모아 다른 방목지로 이동을 시킬 때 발 빠르고 똑똑한 양몰이 견을 이용하게 되며 이것을 양몰이라고 한다. 양몰이 공연은 이러한 양몰이를 보더콜리 어질리티와 함께 구성한 삼양목장의 시그니처 공연이다.

세 마리의 양몰이견이 있는데 그중 가장 강인한 체력과 담력을 자랑하며, 능숙한 솜씨를 자랑하는 목양견이 바로 코니다.

 

능숙한 솜씨로 양들을 몰아가는 코니.
조련사의 명령에 따라 양들을 울타리 안으로 모는 코니.
코니를 경계하는 양들.

 

코니는 공연 중 양들의 대열 유지를 위해 좌우로 재빠르게 움직였다. 조련사의 명령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양들을 지휘하여 목적지로 이동시킨다. 코니는 여러가지 코스를 한치의 실수도 없이 해내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양들의 뒤를 쫓는 코니.

 

 

◆ 이제는 강아지도 즐겨요, 반려견 스파

피부가 안 좋은 반려견이 있다면 스파를 추천한다. 반려견의 각질 제거 및 보습 효과가 좋고, 털 윤기도 오래 가기 때문에 많은 반려인이 미용을 맡기며 스파도 함께 부탁한다. 다만 탄산 스파의 경우, 기관지가 안 좋은 반려견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또한 집에서 직접 스파를 할 경우 따듯한 물이 가슴 높이까지 잠길 경우 반려견의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발이 잠길 정도로만 물을 담아 몸에 끼얹어주어야 한다.

 

반려견 앙디가 탄산 스파를 받고 있다.

 

반려견 겨울이가 버블 스파를 받고 있다.
버블 스파를 받으며 바깥 풍경을 감상하는 반려견 겨울이.

 

 

◆ 가족과 함께 출근하는 펫 프랜들리 오피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하림펫푸드는 반려동물용 사료 제조와 판매를 하는 펫푸드 전문회사로 회사의 성격에 맞게 펫 프랜들리 오피스를 시행하고 있다. 사원들은 각자 반려견, 반려묘 등과 같이 출근하기도 하며 유기 동물을 입양해 사내에서 키우기도 한다.

 

주인과 함께 출근한 반려견 쿠키(앞)를 바라보는 조랭이(뒤). 
반려견 아또가 하림펫푸드 사무실을 산책하고 있다.
사무실에 도착해 옷을 입은 반려견 쿠키. 견주의 옆 자리에 쿠키의 지정석이 있다.
견주에게 안겨 미소를 짓고 있는 반려견 조랭이.
직원들에게 간식을 받아먹는 아또.

 

 

◆ 엄마, 이젠 뛸 수 있어요! 반려견 휠체어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워크앤런'은 국내 유일의 반려동물 보조기, 휠체어, 의족, 척추 보조기 등을 제작하는 회사이다.

휠체어 등 보조기는 반려동물의 사이즈를 실측 후 맞춤 제작한다. 주로 노견, 장애견이 많이 이용하며 재활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반려견 보조기를 직접 제작하는 직원들.

 

반려견 루나가 보조기를 착용한 채 산책을 하고 있다.

 

반려견 루나는 유기견 출신으로 뒷다리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등의 이유로 추측되며, 보조기를 착용한 후 점차 회복되어 근육도 붙고, 네 다리로 잠시 서 있을 수도 있게 되었다고 한다.

 

왼쪽부터 반려견 모담, 루나, 단비.
견주에 따르면 루나는 보조기를 착용하고 계단도 오르내릴 수 있다.

 

사람에게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듯, 반려견에게도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 자연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개에게도, 도시에서 가족과 항상 함께하는 개에게도 나름의 행복이 있다.

반려견이 행복한지 사람이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흔들리는 꼬리나 밝은 미소를 볼 수 있다면 그 개는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고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2022.10.21 kilroy0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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