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킹키부츠'의 강홍석이 초연 때부터 참여한 최장수 롤라로 뜨겁게 활약했다. 올해 공연은 유료관객 95%를 넘기며 매진행렬을 수없이 기록한 '역대급' 시즌으로 남았다.
강홍석은 26일 '킹키부츠'를 마치고 인터뷰를 통해 역대 최고의 흥행에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분들 덕분에 많이 웃고 울었던 공연이었다. 많이 소통해주시고 위로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감격스런 표정을 지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킹키부츠'에 출연한 배우 강홍석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2.10.26 jyyang@newspim.com |
"거의 매일 전석매진이 이어졌어요. 다 좋지만 객석에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롤라의 아픔을 함께 느껴주실 때, 교주가 된 것처럼 대해주실 때 정말 행복했죠. 제가 한 공연 중에 '킹키'를 가장 많이 했고 초연 땐 열정, 패기, 에너지 그뿐이었어요. 그땐 목이 지금보다 짱짱하긴 했죠. 하하. 지금은 인생의 깊이도 좀 생기고 하다보니 연기하기가 훨씬 더 좋고 편해진 느낌이에요. 욕심도 걷어내고 조금 내려놓을 수 있어서 더 감사했죠."
총 4번이나 주인공 롤라로 참여하고, 이후로 대극장 주조연으로 승승장구해온 만큼 강홍석만큼 '킹키부츠'에 진심인 사람이 드물 정도다. 지난 시즌엔 몸 관리를 하다 무릎까지 다쳤던 그다. 이번 시즌 다행히 아프지 않게 완주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안도했다.
"그때 무릎을 좀 심하게 다쳤었어요. 한번 더 다치면 수술이 필요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아프지 않게 완주할 수 있어서 다행이죠. 무대에서 계속 킬힐을 신으니까 웬만한 여자분들보다 힐이 익숙해졌을 수도 있어요. 이제는 힐이 많이 불편하지는 않아요. 완벽히 적응했죠. 축구 빼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초연 땐 제 얼굴에 여장? 조금 낯선 분들이 계셨던 것 같은데 이제 마음을 다들 열어주셨어요. 세상이 많이 바뀌었고, '킹키부츠'가 세상의 모든 것을 관통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강홍석의 말대로 '킹키부츠' 초연 때와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여장남자인 드랙을 비롯해 트랜스젠더,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너그러워졌다. '킹키'와 함께 성장한 강홍석이란 이름값 역시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킹키부츠'의 한 장면 [사진=CJ ENM] 2022.10.26 jyyang@newspim.com |
"여장도 여장이지만 저를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셨어요. 지금은 티켓 사서 오시면서 일단 검색하고 오시니까 제 넘버를 듣고 오시는 분들도 많죠. 한번 보시면 두번, 세번 보시니까 티켓 사고 공연날엔 아침부터 행복해하세요. 그런 말이 정말 기분 좋죠. 작품을 이해하는 관객 연령층이 넓어졌다는 것도 실감해요. 거의 제 2의 '맘마미아'가 되지 않을까요. 하하. 그 뒤를 잇는 엄청난 작품이 이미 된 것 같아요."
초연 오디션엔 막연하게 도전했지만 간절함과 확신은 1등이었다. 강홍석은 당시를 "이걸 안하면 숨을 못 쉴 정도로, 땅을 치고 후회할 것 같았다"면서 그때를 떠올렸다. 그 모든 매력을 단숨에 안겼던 롤라라는 캐릭터는 특별함 그 자체였다.
"막연하게 하고 싶었어요. 정말 단 한 회라도 하게 해줬으면 하고 바랐죠. 사실 이 작품이 토니 어워즈를 휩쓸고 국내에 들어왔을 때 제작비가 얼마나 컸겠어요. 남자 주인공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가 알아요. 그런데도 막연히 하고 싶었고 안하면 안되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죠. 'Sex in the Heel' 넘버를 틀고 보는데 한 시간째 계속 봐도 '뭐지?'하고 끌렸어요. 음악 뭐지? 여잔가? 남잔가? 이 특별함이 너무나 좋았죠. 구분이 안가는데 일단 멋있고 아름다운. 그때 대학로에서 일단 롤라 분장을 하고 갔어요.(웃음)"
실제로 강홍석은 롤라를 준비하면서 실제 드랙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다고. 그는 다른 것보다도 그들이 숨쉬듯 갖추고 있는 유쾌함에 주목했다.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는 데미지를 가장 쉽게 받아넘기는 그들만의 방법이 바로 웃음이었다.
"그 분들은 그저 사람들을 즐겁게 해달라는 부탁을 했어요. 그걸 듣고 제가 정말 최선을 다해 유쾌한 웃음과 에너지를 드리고 싶단 생각 뿐이었죠. 저와 함께 하는 다섯명의 엔젤들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어요. 30대를 내내 함께 보낸 형, 동생들이고 서로 지치면 붐업시켜주죠. 요즘 다들 너무 예뻐졌어요. 하하. 장난 아니에요. 당장 뉴욕에 진출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대회가 있다면 아시아 대표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킹키부츠'의 한 장면 [사진=CJ ENM] 2022.10.26 jyyang@newspim.com |
실제로 강홍석은 롤라를 준비하면서 실제 드랙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했다고. 그는 다른 것보다도 그들이 숨쉬듯 갖추고 있는 유쾌함에 주목했다.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는 데미지를 가장 쉽게 받아넘기는 그들만의 방법이 바로 웃음이었다.
"그 분들은 그저 사람들을 즐겁게 해달라는 부탁을 했어요. 그걸 듣고 제가 정말 최선을 다해 유쾌한 웃음과 에너지를 드리고 싶단 생각 뿐이었죠. 저와 함께 하는 다섯명의 엔젤들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어요. 30대를 내내 함께 보낸 형, 동생들이고 서로 지치면 붐업시켜주죠. 요즘 다들 너무 예뻐졌어요. 하하. 장난 아니에요. 당장 뉴욕에 진출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대회가 있다면 아시아 대표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죠."
'킹키부츠' 초연 때부터 강홍석이 유명세를 탄 건 한국사람 같지 않은(?) 소울풀한 창법과 본토 롤라 버금가는 가창력이었다. 고등학교, 대학 시절 흑인 힙합을 즐겨 듣고 랩도 해본 경험이 토대가 됐다. 여전히 모두를 압도하는 소울풀한 그의 창법은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주목하는 다양한 장르와 배역에 최적화된 특장점이다.
"요즘은 소울풀한 음악들이 뮤지컬에도 많이 나와요. 힙합이나 재즈가 가미된 음악들요. 또 관객들이 좋아해주셔야 유지되는데 이제 토양이 잡히기 시작한 것 같아요. '하데스타운'에서도 스캣도 하고 재즈처럼도 풀어보고 완전히 흑인 음악의 랩처럼 해보기도 했어요.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박자를 갖고 좀 놀아줘야 사람들이 맛있게 들릴 것 같았거든요. 최근에 '해밀턴' 영상을 보면서 정말 좋았었죠. 꼭 맞는 옷 같았던 '하데스타운'도 언제든지 다시 하고 싶고요. 정말 펑펑 울고싶을 때 나에게 해주는 말 같은 대사들이 많아요. 회전문을 돌기 정말 좋은 작품이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 '킹키부츠'에 출연한 배우 강홍석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2022.10.26 jyyang@newspim.com |
무엇보다도 '킹키부츠는 'Be yourself'라는 값진 메시지로 이미 공연을 경험한 관객들을 뜨겁게 울리고 웃기는 데 성공했다. 강홍석은 이번 시즌의 지방투어를 마치고 매체를 통해 대중과 만나느라 잠시 무대를 쉴 예정이다. 그럼에도 '뮤지컬배우'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또렷이 했다.
"롤라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해요. 가장 멋진 대사죠. 항상 그걸 지키려 노력해요. 누굴 보든 그 사람 그대로요. 이 작품을 통해서 정말 알게 된 귀중한 메시지고 부단히 노력하게 되죠. '하데스타운' '데스노트' 또 '킹키부츠'까지. 좋은 작품과 잘되는 작품들 만나게 돼서 정말 기분좋게 올해를 마무리할 듯해요. 잘 될 예감이 들었지만 올 매진일 줄은 몰랐었죠. 아무래도 '킹키'의 커튼콜을 경험하면 끊을 수 없으니까요. 술 안마셔도 술 마신 것 같은 느낌, 괜히 어디서 많이 본 언니들이랑 교감하고 춤추는 느낌을 모두가 즐겨주셨어요. 'Be yourself'라는 메시지를 초연 땐 머리로 이해했다면 이제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죠."
엇보다도 '킹키부츠는 'Be yourself'라는 값진 메시지로 이미 공연을 경험한 관객들을 뜨겁게 울리고 웃기는 데 성공했다. 강홍석은 이번 시즌의 지방투어를 마치고 매체를 통해 대중과 만나느라 잠시 무대를 쉴 예정이다. 그럼에도 '뮤지컬배우'라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또렷이 했다.
"롤라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해요. 가장 멋진 대사죠. 항상 그걸 지키려 노력해요. 누굴 보든 그 사람 그대로요. 이 작품을 통해서 정말 알게 된 귀중한 메시지고 부단히 노력하게 되죠. '하데스타운' '데스노트' 또 '킹키부츠'까지. 좋은 작품과 잘되는 작품들 만나게 돼서 정말 기분좋게 올해를 마무리할 듯해요. 잘 될 예감이 들었지만 올 매진일 줄은 몰랐었죠. 아무래도 '킹키'의 커튼콜을 경험하면 끊을 수 없으니까요. 술 안마셔도 술 마신 것 같은 느낌, 괜히 어디서 많이 본 언니들이랑 교감하고 춤추는 느낌을 모두가 즐겨주셨어요. 'Be yourself'라는 메시지를 초연 땐 머리로 이해했다면 이제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죠."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