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투병 후 신작 공개, 한국서 두 번째 개인전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코로나19 감염으로 혼수상태까지 갔던 쿠바 출신의 작가 호세 팔로가 회복 후 선보이는 신작 'Breathing'으로 한국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가나아트센터는 스트리트 아트와 캘리그래피의 특성을 결합한 추상회화, 조각, 영상 등을 선보이는 호세 팔라의 개인전 ' Breathing'이 27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에너지를 쏟은 조각 5점과 회화 18점이 공개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호세팔라 'Synesthesia' [사진=가나아트] 2022.10.27 89hklee@newspim.com |
이번 전시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에 감염해 6월까지 입원생활을 한 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작업한 작품들이다. 의사는 호세에 그림을 더이상 그릴 수 없을 거라는 진단을 내렸고, 투병하면서 30kg가 빠질 정도로 체력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심지어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까지 다시 배워야 하는 상황일 정도로 심각했다. 지팡이를 짚고 재활하며 지난해 9월부터 작업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투병 경험이 작가의 작업에 영향을 끼쳤다. 이전에는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회적 논란, 도시에 대한 성찰의 심리가 반영됐다면 투병 생활의 경험으로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은 정신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여전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가 서로에게 깊은 동질감을 줬으며 '숨'과 '에너지'가 캔버스에 더 깊게 표현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6일 가나아트센터에서 호세팔라 2022.10.27 89hklee@newspim.com |
26일 가나아트센터에서 만난 호세팔라는 충분히 회복이 된 상태임을 알렸다. 그는 이번 신작에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불어넣은 신체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숨' 쉬며 생명을 이루는 기본적인 행위의 가치를 몸소 느끼게 됐다며 신체의 움직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의 회화라고 또 한번 강조했다.
그의 이번 작업에는 스트리트 아트와 캘리그라피의 흔적이 고루 섞인 작품을 볼 수 있다. 스트리트 아트와 캘리그라피로 다양한 질감을 보여주는 화려한 작업들이 이어진다. 직접 다양한 색을 섞어 캔버스에 붓으로 칠하고 자신의 감정과 기억의 해석을 담아 선을 그려 넣었다. 중첩되는 색과 화면으로 다양한 질감도 만들어 냈다. 언어는 다르지만 이미지화한 캘리그라피로 인종과 국적에 상관 없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으로 표현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Spirited Grounds, 2022. [사진=가나아트] 2022.10.27 89hklee@newspim.com |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The message 2022 [사진=가나아트] 2022.10.27 89hklee@newspim.com |
이번 전시 중 대작인 'Synesthesia'는 호세 팔라가 그린 회화의 대표적인 특징이 집대성된 작품이다. 그가 병상에 누워있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꿈을 꾸었는데 무의식의 세계에서 유영하는 동안 봤던 무수한 섬광과 수시로 요동치던 다양한 감증들을 추상 회화의 형식을 빌어 전달하고자 한 작품이다.
그라피티가 가득 그려진 마이애미, 또는 뉴욕의 벽을 잘라서 그대로 전시장으로 옮긴 듯한 착가을 주는 조각도 전시장에 놓인다. 열살 때부터 거리의 벽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예술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호세의 조각에는 그의 작업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스트리트 아트에 대한 암시로 가득하다. 전시는 12월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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