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외신들의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이 27년 전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를 겪고도 그와 비슷한 대형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4일(현지시각) WP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1995년 삼풍 붕괴의 유령을 소환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가 사망자 수로는 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서울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 중 최대 규모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지난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에 있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면서 502명이 숨졌고, 이번 이태원 압사 사망자 수는 지금까지 156명으로 집계됐다.
WP는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를 두고 "건설업자와 공무원들이 안전조치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한국이 초고속 경제성장 중에 무엇을 용인해 왔는지 드러내 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붕괴 전까지 수많은 조짐이 있었지만 백화점 측이나 관련 당국 공무원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번 이태원 참사 역시 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이태원 참사 당일 '압사'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한 여러 건의 신고가 이었지만 경찰이 적극 조치에 나서지 않는 등 대응이 안일했다는 것이다.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학 교수는 "이번 참사에서 20여개국 출신 외국인들도 희생됐다"면서 "한국은 전 세계인을 끌어들이는 무언가가 있지만 이에 어울리는 책임감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참사에서 책임자들은 어쩔 수 없었다는 무책임성의 패턴이 드러나는데, 그러면서 사람들의 목숨이 희생됐다"고 꼬집었다.
한편 5일 영국 가디언지는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10대였던 젊은 세대들이 20대가 된 이번에는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를 안게 됐다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세월호 참사로 '세월호 세대'가 만들어졌는데, 고위층의 무능을 직접 보면서 이러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젊은 층이 속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022.11.06 mironj1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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