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수질 개선 효과 이미 검증…홍보 부족은 인정"
주민·시민단체 "다각도 검토 안돼…원형 유지"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매년 극심한 녹조에다 악취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광주 풍암호수의 수질 개선안을 놓고 광주시와 주민·환경단체 등이 대립하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 개발 사업 일환인 풍암호수 매립 추진을 두고 광주시는 바닥 매립을 통해 전체적인 담수량을 줄이는 방안을, 주민·환경단체는 풍암호·장미원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풍암호수 수질개선 전담 TF는 호수 바닥을 매립해 담수량을 45만t에서 16만t으로 줄이고 수심을 6m를 1.5m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0일 오후 광주 서구 풍암저수지에 녹조가 발생해 물빛이 초록색을 띠고 있다. 2022.11.10 kh10890@newspim.com |
TF는 그동안 유입됐던 영산강 수질이 풍암호수 수질과 비교해서 같거나 더 나쁘므로 녹조 제거나 수질 개선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판단, 영산강 물 유입을 중단하고 풍암호수 바닥을 메꿔 수심을 낮춰 담수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광주시는 주민 의견 수렴에는 부족함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주민협의체를 다음 주까지 구성해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풍암호수 매립 부분과 관련해선 시에서 홍보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호수 전체를 매립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만 매립해서 담수량을 조절하자는 것이다"며 "일부 단체에서 주장하는 제2의 경양방죽이 될 것이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호수에 있는 현수막을 보면 마치 지나가는 시민들은 호수 전체가 사라진다고 잘못 생각할 수도 있다"며 "주민협의체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질 개선과 관련한 홍보를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장미원 이전 계획은 비료 등으로 인한 녹조의 발생 주원인으로 보기 때문에 오염원은 그대로 놔두고 수질개선을 하라는 것이다"며 "근본적인 원인을 놔두고 수질개선을 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이전을 검토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장미원은 위치만 바꾸고 주차장과 연계해서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앞서 풍암동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와 환경단체들은 매립안에 반대하며 풍암호수공원 인근에서 서명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10일 오후 광주 서구 풍암호수 인근에 풍암호수 매립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2.11.10 kh10890@newspim.com |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전날 성명을 내고 "수질개선대책으로 제시된 안은 풍암저수지의 수질을 관리하는데 용이할 수 있으나 풍암저수지 유역과 저수지의 생태환경을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주변 대형 비점오염원 발생시설에 대한 대책이 다각도로 검토되지 않았고, 현황 자료가 오류가 있는 점 등에서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민간공원특례 개발 사업을 위해 TF가 자료를 왜곡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옥수 광주 서구의원은 "TF는 영산강물이 풍암호수 수질과 같거나 더 나쁘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흐르는 강물이 녹조 낀 호수 물 보다 나쁘거나 같다는 결과를 내놓냐"며 "택지조성 공사에서 발생하는 사업자들의 토사를 받아주기 위해 영산강 물이 나쁘다고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악취 문제는 강수량 때문이다"며 "작년에 비해 올해 강수량이 44%나 적었고, 악취가 가장 심했던 8월에는 69%가 강수량이 감소해 냄새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기 때문에 꼭 풍암호수를 매립해야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광주시 도시공원과 관계자는 "김 의원이 왜곡됐다는 취수 지점과 TF에서 취수한 수질 자료는 장소가 다르다"며 "꼭 녹조만을 가지고 수질을 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데이터가 나와있어서 왜곡하고 말 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매립으로 인한 수질 개선 효과는 이미 전문가들과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효과는 확실하다는 용역평가가 나왔다"며 "생태계 부분에도 오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h108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