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입 프로그램이 24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로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되자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기획됐다.
금융투자협회는 23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9개사가 참여하는 1조8000억원 규모의 'PF-ABCP 매입프로그램'이 24일부터 본격 매입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우선 매입대상증권은 A2등급의 PF-ABCP로, 증권사별 매입한도는 2000억원이다. 주관사인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매주 단위로 차환만기 물량에 대해 신청을 받아 매입할 예정이며, 매입금리는 시장금리 상황 등을 반영해 결정한다.
주관사는 첫 매입 일정으로 오는 24일부터 12월 2일까지 차환만기가 도래하는 ABCP에 대한 매입신청을 접수했다. 이에 5개 중소형 증권사가 2938억원을 신청했으며, 주관사는 이를 전액 매입해 24일부터 집행할 계획이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형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는 충분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한은의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와 증권금융, 산업은행 및 은행권의 유동성 공급 등이 결합돼 조만간 단기자금시장 및 채권시장 경색이 해소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나 회장은 또 "일부 기관투자자와 일반법인 등이 시장불안을 우려해 필요자금 대비 과도하게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증권사 신탁, 일임자금 환매가 급증하고 채권시장 불안정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만큼 과도한 환매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금투업계는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PF-ABCP 매입프로그램에는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궈느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참여한다. 매입기구(SPC) 회사의 명칭은 '유동화증권매입프로그램' 주식회사다.
해당 프로그램은 내년 5월 30일까지 운영되며, 필요시 조기종료 또는 연장이 가능하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25%)가 중순위 투자자로, 증권금융(25%)과 산업은행(25%)은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하게 된다.
또한 해당 기구의 목적이 유동성 지원인 만큼 부실이전 등을 방지하기 위해 매입신청 증권사도 후순위 투자자(25% 이상)로 참여하며 매입신청 ABCP의 위험수준에 따라 필요시 일정수준의 담보를 제공하는 구조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