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내년 수출 증가율 0.5%수준 전망
5개월 전 최고가 기록후 내리막 국제유가
ICT 수출 하락세…불확실성 확대 우려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올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수출과 달리 내년 수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대비 기저효과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침체, 지속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각종 악재가 해소되기는 커녕 심화되기 때문이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최고실적인 6444억달러를 경신했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올해 6800억달러까지 내다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문제는 전반적으로 수출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내년 전망치가 어둡다는 데 있다.
중국 상하이의 콘테이너[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23년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주력업종 150개사는 내년 수출 증가율이 올해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0%대 수출 기대치인 것이다.
바이오헬스, 일반기계·선박, 자동차·부품, 철강 등이 어느 정도 선방할 것이라는 예상도 함께 나왔다. 채산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모습이다. 주요 원인으로 ▲원유, 광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54.7%)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4.3%)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이자비용 상승(11.9%) 등이 꼽혔다.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의 침체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글로벌 거시경제에 대한 심리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향후 경기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국제유가 등의 하락세도 이어진다.
두바이유를 보더라도 지난 7월 29일 배럴당 107.23달러를 나타내는 등 최근 5개월 새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저가는 지난 12일로 배럴당 71.83달러에 그쳤다. 브렌트유 역시 지난 7월 29일 배럴당 110.01달러를 나타내며 같은 기간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저가는 지난 9일 배럴당 76.1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원요(WTI) 역시 같은 기간에 지난 7월 19일 배럴당 104.22달러를 보이며 최고가를 나타냈다. 최저가는 지난 9일 배럴당 71.02달러에 그쳤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전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주 기준 1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경유도 4주 연속 내렸다. 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휘발유는 1500원대, 경유는 170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경제분야 한 전문가는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면 물류 이송이나 사람의 이동이 많아지는 만큼 유가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최근에는 그 반대로 돌아서는 만큼 내년 경기에 대한 기대치가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여기에 끝을 모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떠한 변수를 줄 지 여부에 대해서도 불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러·우 전쟁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국지적인 도발이나 전쟁 발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보니 수출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예측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수출 기대감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규모를 달성한 만큼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통계 수치 상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예상도 들린다.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던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마저도 전년 대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달 ICT 수출입 동향을 보더라도 ICT 수출은 전년 동월(214억9000만달러) 대비 22.5% 감소한 16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평균 수출액(6억9000만달러, 24일)은 전년 동월(9억달러, 24일) 대비 22.5% 줄었다. 무려 2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과기부 한 관계자는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악화 속에서 ICT 수출은 올해 대비 성장세가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ICT 분야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해가면서 해당 분야에서 정부가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내년 13대 주력산업의 산업전망 기상도를 보더라도 조선, 이차전지, 바이올헬스를 제외하고 기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유럽-러시아, 대만을 둘러싼 미국-중국 간 대립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질 뿐더러 인플레 억제를 위한 금융긴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에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