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부진에도 R&D 투자액 늘려...누적 21조원
[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화웨이가 5G 통신 관련 지식재산권(지재권) 로열티 매출을 늘려나가고 있다. 또한 R&D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미국의 제재 상황에서도 생존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화웨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로열티 흑자를 기록했다고 관찰자망이 로이터를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화웨이의 미국 지재권 법률 고문인 스티븐 가이즐러(Steven Geiszler)는 금액은 밝히지 않은채 화웨이의 로열티 매출이 로열티 지출을 초과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화웨이의 로열티 매출액은 12억USD였으며, 이를 통해 재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의 지재권부 담당인 판즈융(樊志勇)은 "올해 들어서만 스마트폰, 스마트카, 인터넷, IoT 분야에서 20여 곳과 특허 계약을 신규로 체결했거나, 기존 계약을 갱신했다"며 "이 중 15곳은 벤츠, 아우디, BMW, 람보르기니 등 자동차 메이커"라고 소개했다.
화웨이는 지난 23일에는 노키아와의 특허 계약을 갱신했다. 또한 화웨이는 지난 10월 아마존을 상대로 지재권 소송을 제기했다. 아마존의 킨들 제품이 자사의 5G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 이유다.
화웨이는 5G 통신 기술 관련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독일 특허정보 분석업체인 아이피리틱스(Iplytics)에 따르면, 2021년 기준 5G관련 필수 표준특허 4796건 중 화웨이가 가장 많은 21%를 차지했으며, 그 다음으로 삼성(12%), LG(11%), 퀄컴(10%), 노키아(9%), 에릭슨(7%) 순이었다. 숫자로만 볼때 화웨이는 5G통신을 사용하는 모든 업체로부터 로열티 수취가 가능한 것이다.
지재권 로열티 계약은 계약금액은 물론 계약의 존재 여부까지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업계 전언과 지재권 소송 여부 등을 토대로 로열티 계약 관련 사항을 추정할 수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애플과 계약을 체결하고 6억USD의 로열티를 수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해 삼성전자, 미국 통신업체인 버라이즌 등과도 지재권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5G 통신칩을 사용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이 화웨이와 로열티 계약을 체결한 점은 향후 더욱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화웨이의 5G 기술을 필요로 할 것임을 시사한다.
화웨이의 플래그십 매장 모습[신화사=뉴스핌 특약] |
한편, 화웨이의 올해 3분기까지의 매출액은 4458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00억위안 감소했다. 순이익은 약 272억위안으로 전년대비 193억위안 급감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반도체 조달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빚어진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부진이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화웨이의 3분기까지의 R&D 투자비용은 1105억위안(한화 약 21조원)으로 전년대비 82억위안 증가했다. 업황 부진에도 R&D 지출은 꾸준히 늘려잡고 있는 것.
EU집행위원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화웨이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알파벳(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4위였다. 애플, 삼성, 폭스바겐, 인텔, 로쉬, 존슨앤존스가 그 뒤를 이었다.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