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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조수미 특별 인터뷰 "인류, 사랑의 기억으로 치유 나설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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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음악가로서 못다한 일들이 많다"
뉴스핌 창간 20주년

[서울=뉴스핌] 김용석 전문 기자 =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창간 20주년을 맞은 종합통신사 뉴스핌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팬데믹 등으로 상처받은 인류가 이젠 사랑의 기억으로 치유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올해 데뷔 37주년을 맞은 조수미는 이를위해 '아직도 음악가로서 못다한 일들이 많다'라고 했다.

카이스트(KAIST) 초빙석학교수이자 소프라노인 조수미는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진= 강영호 사진 작가]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으로 데뷔해 동양인 최초 프리마돈나가 된 조수미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성악가다. 카이스트(KAIST) 초빙석학교수이자 유네스코 평화예술인으로,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 마스터 클래스 등으로 음악적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조수미는 "다시 열심히 해 아직 다 못한 음악에 매진하려 한다.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지난 36년을 이어서 또 우리나라를 빛내는 일을 열심히 하겠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대사인기도 해 엑스포가 반드시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렇게 열심히 하다 보면 한해가 금방 지나가겠다"라며 웃음 지었다.

'대중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더 다가 서겠다'라고도 했다.

조수미는 "전통적인 클래식 틀에서 벗어나 좀 더 대중적이지만 클래식의 우아함과 품격을 가진 공연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라며 "또 2024년 여름에 진행될 제1회 조수미 콩쿠르를 위한 준비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이 콩쿠르는 전 세계 성악가를 대상으로 예선전을 거치는데 전 세계 4개 대륙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라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했다. 이와함께 작년에 시작한 우리나라 성악 전공생들을 위한 마스터 클래스를 정례화해 미래 스타들과 만날 생각이다.

지난달 6일, 3년 만에 가곡과 크로스오버 등이 총집합된 새 앨범 '사랑할 때(in LOVE)'를 발매한후 오랜만에 관객과 만나기도 했다.

조수미는 이에대해 "2019년, 앨범 '마더(MOTHER)'를 발매한 이후에 지난 3년 간 우리의 삶을 괴롭혔던 코로나19으로 많은 문화 활동이 제한을 받았다. 아마 제 인생에 있어서 지난 3년 동안 벌어졌던 일들은 다른 어떤 때 보다 저에게 감정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던 때가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또한 "지난해 초, 새로운 앨범을 구상하면서 이러한 감정적인 어려움과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상상을 하면서 기쁜 느낌을 여러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어려울 때,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지금 사랑을 하고 있다. 지난 날의 아스라한 첫사랑의 느낌과 음악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과 편안함을 갈구하는 마음을 모아 행복을 느끼고 즐기게 만들 수 있는 곡들로 우리나라 노래들 전통적인 방법과 현대적인 방법을 섞어서 노래했다"라고 밝혔다. 조수미는 이 앨범으로 클래식 음반 분야의 골든디스크도 이뤘다. 또 보다 많은 관객과 함께 하기 위해 전국 투어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앨범에 많이 담아낸 조수미는 "지난 수년 간은 전 세계가 문화의 산물을 즐기기에는 너무도 어려운 환경이었다. 여러 나라에서 준비된 공연들은 연기되거나 취소되었고 지난해 하반기를 맞아서야 문화적인 활동이 다시 재개되는 느낌이다. 이 기간 동안 유일하게 문화 활동이 가능했던 나라는 우리나라였다"라고 힘을 주었다.

이어 "고국에서 음악 활동을 하는 것은 늘 다른 어느 나라에서 보다 그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도 소리와 언어로 표현하는 '노래'는 특히 내 자신이 자라온 환경에 대한 애착을 갖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음악가는 자신의 작품 발표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와 활동을 관객들에게 알리는 기회로 삼아왔다"라며 "K-팝이 증명했듯 우리나라 음악가들의 수준은 세계적이며 특히 감성을 다루는 기술이 남다르다. 이제는 국경이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음악 활동 역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와 환경에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작품을 탄생시키게 된다. 제게 이러한 장소는 고국이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 조수미는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한 우리들에게 던지는 응원의 메시지인 동시에 그 어려웠던 시기를 회상하고 이 기회를 서로 '사랑'이라는 기억을 다시 회복하는 기회로 삼자는 취지와 더불어 차츰 사라져 가는 우리 가곡에 대한 보존 또는 회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했다.

소프라노 조수미. [사진= 안형준 사진 작가]

어린 시절의 기억도 꺼냈다. 조수미는 "아버지 손을 잡고 동창생들 모이에 자주 따라가곤 했는데, 그때만 해도 어른들은 노래 한마디하라 하면 주로 '비목', '사월의 노래', '고향생각' 등 구수한 가곡들을 부르시는 것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어는 순간부터 가곡은 우리의 기억에서 멀어지고 있고 더 이상 미디어에서 조차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 예술가로서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보존하는 것은 하나의 의무 같은 것인데 이번 앨범을 통하여 그러한 우리 노래를 대중들에게 들려주는 기회로 만들고자 하는 기획 의도도 포함돼 있다"라고 했다.

클래식이란 장르에 대해선 "이젠 관객들이 클래식이나 대중 음악 같이 어느 특정 장르를 구분해 음악회에 가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때나 음악을 듣고 싶으면 요즘 스트리밍 서비스가 발달되어 있어서 차를 타고 가거나 아니면 지하철을 타고 갈 때, 그때의 분위기에 적절한 음악을 선택하여 듣거나 아니면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이미 간편하게 구분해 놓은 음악을 듣는다"라고 했다.

잠시 뜸을 들인 조수미는 "예술인을 좋아하는 팬덤은 예술인의 음악적 재능만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맘에 드는 경우가 크지 않나 싶다. 이러한 의미에서 클래식을 적극적으로 선호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많은 클래식 팬들 역시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듣고 즐기시기 때문에 이제는 클래식 음악의 영역이 다른 음악 영역과 동일하게 특별한 선입견 없이 받아들여 지는듯 하다. 클래식이 아직도 주목 받는 이유 중의 하나로는 본인 또는 자녀들이 음악공부를 전공으로 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에게는 클래식이 다른 음악 영역보다도 더욱 중심이 되기도 한다"라고 했다.

'음악을 개념의 틀 안에 가두어 놓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도 밝혔다.

조수미는 "가능하면 '이것이 대중적이고 이것이 전통적이다'는 정의를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 (이미 다른 예술인들도 그러한 마인드로 전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여러분들은 대부분 미디어에서 제공하는 음악 또는 예술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문화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미디어에서 누구의 전시회를 한다더라 하면 가보게 되는 경우가 그것이다. 그러면서 팬이 되어 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라디오에서 국악 퓨전음악이 나오는데, '아! 좋다"라고 하면 그것을 찾아보고 집중적으로 듣게 되는 것이다. 음악은 때로는 목적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순수한 의미에서 내 음악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희망한다면 좀더 일반적인 청취자들이 듣고 좋아할 만한 부분을 음악에 삽입한다. 가요나 K-팝 음악들이 그러한 성향을 많이 가지고 있고 저 또한 예술인으로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라고 했다.

'열광적인 장르에 대한 특별한 관심'도 경계해야 할 요소라고 했다.

조수미는 "특히 요즈음 사람들에게 특별히 집중된 장르(예를 들어, K-팝 등)은 단기간에 음악시장을 점령해 버리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기가 길어진다면 이 장르를 제외한 다른 장르는 도태되고 만다. 음악과 예술은 역사성을 뛰고 있기 때문에 한 사회에서는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는 것이 건전하다. 특별히 어느 장르의 음악이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이유로 득세 한다면 역사적인 의미로 볼때, 편협한 문화관을 형성하게 될 수 있다"라며 "예를 들어, 60년대 음악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비틀즈'의 음악은 역사적(학술적으로) 으로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데 현대의 젊은 음악 청취자들이 그러한 역사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들어 있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 될 수 있다. 모든 예술인들은 현대의 사라지는 예술형식에 대하여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서양 오페라 가수로서 많은 세월을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하지만 우리 것에 대한 자존심과 존재 이유를 가지지 않는다면 국제적인 음악 시장에서 주목받는 아티스트로 성장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인생의 명곡' 톱5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대해선 "우선 카라얀과의 인연이 되었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가 첫번째다. 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매우 어려워서 세계적으로 잘 부를 수 있는 소프라노가 손가락에 뽑는 곡이기도 하다. 두번째로는 드뷔시의 음악들이다. 여러 곡들이 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다양한 화성을 구사한 작곡가이며 다양한 감성을 음악에 접목시킨 작곡가로 사실 부를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인 것은 애석하다. 다름으론 제가 드라마 '명성황후'에 삽입곡으로 부른 '나 가거든'이다. 제가 처음으로 클래식이 아닌 곡을 불렀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큰 힘을 얻은 곡이다. 대중적인 발성을 해야하는데 참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음악적으로 또한 그 당시에 상황을 반영하는 곡으론 '챔피온즈'를 꼽겠다. 예술인이 원하는 것 중 대중의 지지를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챔피온은 제게 대표성을 부여했고 함께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대부분의 경우, 오페가 가수가 무대에서 아리아를 부를 때 관객과 함께 한다는 생각이 들기 보다는 내가 관객과 다른 세상에 있다는 것을 관객에게 보여준다는 생각이 드는데 '챔피온즈'는 노를 부르는 순간부터 함께 하는 많은 분들이 하나가 되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라고 설명했다.

KAIST에 조수미 연구센터를 마련하기도 한 조수미는 "이미 어느 정도 검증이 된 과학기술을 한정된 양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예술적 작품에 접목시키는 과정을 연구 중이다. 저는 예술적 표현을 제공하고 연구는 카이스트의 뛰어난 연구진이 진행하고 있다. 무대에서 표현되는 예술가의 미세한 표현들을 과학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한 연구가 함께 진행 중이다"라며 미래의 음악 공연을 그려 가고 있다고 했다.

세계적인 투어와 함께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그의 건강 관리 비법은 무얼까?

이에대해 조수미는 "처음 세계 무대에 데뷔하여 많은 여행을 할 때에는 어떻게 건강 관리를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알기 위하여 다양한 실험을 해 보았다. 결론은 일상적인 생활을 잘 유지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일을 할 때에는 어차피 일정에 의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정해진 루틴이 어려워진다. 이런 경우에는 주어진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라며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성악가에게 필요한 형식으로 바꾸기도 하고, 여행지에서 가능하면 주기적인 운동을 짧게 나마 한다. 예술가에겐 평소에 한가한 시간이 좀 처럼 없기 때문에 짬이 날 때마다 체력을 보강한다"며 "공연장에서 100분 동안 노래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세계 투어 중에는 가능하면 숙소 이외엔 가지 않는 편이다. 감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수개월간 지속되고 있고 1980년대 후반에 종식되었던 냉전이 새로운 양상으로 세계를 지배하며, 어느덧 80억을 넘기는 세계의 인구는 우리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지난 3년간 펜데믹을 아품을 겪기도 했다. 이제는 '사랑 할 때'다. 편 갈러 싸우거나, 서로 상처를 남기는 행동을 할 시간이 없다. 여러분의 사랑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여러분의 가정에 큰 행복 깃들기를 기원한다"라는 말로 팬들에 대한 인사를 전했다.

finevie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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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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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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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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