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19일 페이스북에 법정 증언 내용 담긴 조서 공개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판 증인신문 내용을 근거로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연루 의혹을 다시 한번 반박했다. 법정 증언으로 경기도와 쌍방울그룹 간 유착 의혹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이 대표는 19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짜뉴스 생산과정'이라는 주제로 사진 3장과 함께 "쌍방울 비서실장의 공개법정증언과 증언보도...너무 달라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 대표가 올린 사진 중 1장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엄모 씨의 법정증언 내용이 담긴 조서, 나머지 2장에는 "이재명, 김성태 가까운 사이였다"는 기사 제목이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글 캡처 [자료=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
조서에 나온 엄모 씨의 증언 내용은 지난 1월 17일 열린 이 전 부지사의 뇌물 등 혐의 공판 관련 내용인 것으로 추측된다. 조서에는 엄 씨가 "어떤 언론에서는 제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경제특보였다고 사칭하고 다녔다는데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한 내용이 적혀 있다.
이어 엄모 씨는 증언 이전 검찰 조사에서 검사가 "김성태 회장, 이재명 지사, 이화영 부지사, 방용철 부회장이 가까운 사이가 맞느냐"고 묻자 "그렇게 알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서에 기록돼 있다.
그는 "검사 측이 이러한 진술내용에 관해 '그렇게 진술한게 맞느냐'고 해서 '맞습니다'고 했는데 언론에서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과 이재명 지사가 가까운 사이이다'하니까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올린 것은 자신과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그룹과 관련한 대북송금 및 뇌물수수 혐의 의혹에 연루되지 않았음을 밝히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 전 부지사의 뇌물 혐의 관련 재판은 현재 진행되고 있다. 대북송금 의혹은 지난 7일 공판에서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2019년 1월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중국 출장에서 하루 종일 동행했다는 취지로 증언을 하면서 앞서 김 전 회장과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입장을 뒤집고 혐의사실을 인정한데 이어 혐의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3.20 leehs@newspim.com |
검찰은 김 전 부회장이 경기도의 북한 스마트팜 조성 사업 대납을 위해 2019년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총 500만 달러를 송금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해 300만 달러를 추가 송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이같은 진술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공항에서 회의장까지 쌍방울 측과 따로 이동했으며 회의 끝나고 인사만 나눴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2년간 부지사를 역임하면서 경기도가 진행한 대북사업을 전담해온 만큼 대북송금 의혹 등에 있어서 이 대표와 연관성을 밝혀줄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서 내용을 바탕으로 볼 때 엄모 씨의 증언이 관계자 진술이긴 하지만 내용만으로 이 대표와 김 전회장의 관계를 밝히기에는 부족하다고 본다. 진술의 구체성이나 확실한 증거가 갖춰지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엄모 씨는 검찰 조사 당시 "왜 그렇게 (이 지사와 김 회장이) 가까운 것 같냐"는 검사 질문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에는 회장님과 부지사는 가까운 관계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회사내에서 (쌍방울그룹과) 경기도와 가까운 관계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쌍방울그룹 관계자의 증언으로서 의미는 있겠지만 뒷받침하는 근거가 명확치 않고 추측에 기반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재판부가 주요한 근거로 삼을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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