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뉴스핌 채널 추가
뉴스핌 채널 추가 안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컬처톡] 창극 '정년이', 우리 소리로 풀어낸 가슴 벅찬 여성서사

기사입력 : 2023년03월20일 16:25

최종수정 : 2023년03월20일 16:25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극단 국립창극단의 '정년이'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창작 전통극의 새 지평을 제시한다. 가슴이 절로 뜨거워지는 우리 소리와 여성국극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서사의 감동이 객석에 넘실거린다.

지난 17일 개막한 '정년이'는 웹툰의 창극화에 첫 도전장을 내미는 작품으로, 1950년대를 풍미한 '여성국극'을 소재로 삼은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남인우와 이자람이 각각 연출‧공동극본과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아 우리 소리를 담아 우리가 만든, 진짜 우리 나라 여성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풀어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창극단 레파토리 '정년이'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장] 2023.03.20 jyyang@newspim.com

◆ 소리로만 이어지는 특별한 '송스루'…창극단 놀라운 기량 발휘

여성은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것도 터부시되던 시절, 국극 배우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서울에 올라온 정년이(이소연)는 매란국극단에 막무가내로 찾아간다. 정년이의 소리와 배짱을 눈여겨본 매란의 간판 문옥경의 수하로 연습생이 된 정년은 주변의 방해물에도 아랑곳 않고 꿈을 향해 씩씩하게 나아간다. 그러다 소리의 한계에 봉착한 그는 최고의 소리꾼이었던 어머니 채공선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새로운 문물인 TV와 영화가 득세하면서 여성 국극은 위기에 처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창극단 레파토리 '정년이'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장] 2023.03.20 jyyang@newspim.com

이소연은 해맑고 순수한 욕망으로 가득한 소녀 정년이로 객석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최고의 국극 배우가 되겠다"면서 기세등등한 모습도 잠시, 뜻대로 풀리지 않는 연기와 소리에 좌절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순진한 열정에 휩싸여 냅다 달려나가고 부딪히고 깨지는 그를 보며 관객들은 울고 웃는다. "최고만 된다면 심장이 뚫려도 상관없어"라고 울부짖는 정년이의 열정과 에너지가 모두의 마음에 고스란히 가닿는다.

허영서 역의 왕윤정은 매란국극단의 기대주로서 기본기가 탄탄한 소리꾼의 면모를 보여준다. 정년이와 라이벌 구도에 놓이기도 하지만, 내면의 상처를 지닌 캐릭터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김우정은 권부용 역을 통해 정년이와 묘한 관계성을 그린다. 팬과 배우 사이로 시작한 둘의 관계는 당시에 흔한 일이었던 '남성의 뒤에서 지워지는 여성'의 서사를 탄탄히 받치며 이 극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창극단 레파토리 '정년이'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장] 2023.03.20 jyyang@newspim.com

◆ 주인공 중심의 충실한 각색…여성국극단 계승한 의미있는 공연으로

'정년이' 원작 웹툰에서는 주인공이 계속해서 좌절을 겪고 극복하는 스토리로 긴장감을 살리는 전개가 주를 이뤘다. 정년이와 얽힌 다양한 인물들의 서사도 재미를 더한 장치였다. 창극에서는 정년이 하나의 서사에만 집중해 과감히 다른 가지들을 쳐내고 중요한 메시지만을 남기는 선택을 했다. 특히 모든 넘버가 우리의 소리인 창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창극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 놀랍고도 신선하고, 더없이 새롭게 다가온다.

극중 매란국극단의 이야기는 1950년대 실재했던 여성국극단의 흥망을 압축해 담았다. 정년이는 연습생 공연의 방자로 활약하고, 다방을 찾은 PD의 꼬득임에 넘어가 TV스타로도 불려가지만 결국 소리를 찾아 되돌아온다. 우리의 소리가 사라질 때 갈증을 느끼는 정년이의 존재감 자체에서 우리 얼을 담은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이 갖는 의미가 충분히 느껴진다. 국립창극단의 놀라운 기량은 시시각각 예상치 못했던 뭉클함과 쾌감을 선사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국립창극단 레파토리 '정년이'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장] 2023.03.20 jyyang@newspim.com

더해서 '정년이'에는 딸에게 소리를 사사하는 어머니, 부용이의 남다른 마음을 깨닫는 장면, 여성이 남편의 이름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우뚝 서는 신 등 다채로운 여성서사가 넘쳐난다. 여성국극단을 계승한 국립창극단 여성 배우들이 전면에 서서 젊은 세대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웹툰 '정년이'를 우리 소리로 펼쳐내는 장면은 귀하다.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인 만큼, 개막 전 전석 매진으로 호응해준 관객들에게 더없이 가슴 벅찬 경험으로 남을 예정이다.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서울시, 7월부터 보건소에서 마약류 '익명검사' 실시한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가 오는 7월부터 25개 자치구 보건소에서 마약류 '익명검사'를 실시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에 노출된 피해자들이 개인정보공개 위험 없이 자가검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익명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될 경우 경찰과 연계해 신속한 수사에 돌입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급증하는 마약 관련 범죄에서 피해자를 빠르게 찾아내 신속한 대응에 나설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강남구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나눠준 뒤 학부모들을 협박한 '마약 음료 사건'의 일당인 길모 씨(왼쪽)와 김모 씨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23.04.10 hwang@newspim.com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가 오는 7월부터 25개 자치구 보건소를 통해 마약류 익명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약류에 노출된 피해자들을 위한 대책이다. 지난 4월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남녀 2쌍으로 이뤄진 피의자 4명이 학생들에게 마약(필로핀) 성분이 든 음료수를 나눠주고 이를 빌미로 마약중독 여부를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해 큰 파장을 낳았다. 강남 학원가 사건 뿐 아니라 최근 마약류를 이용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보건소 익명검사를 추진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누구나 개인정보 노출 위험없이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 피해 확인 및 후속 대응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익명검사는 간이검사키트를 활용해 이뤄진다. 현재 검사 대상으로 선정한 마약류의 종류 등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마약류 적발 현황 등을 고려할 때 코카인과 필로폰, 합성대마와 펜타닐 등 주요 마약류가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검사키트는 검사 대상이 결정된 후 이에 맞춰 선정될 예정이다. 특정 마약류에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제품을 선별하기 위함이다. 통상 마약류 검사키트 정확도는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검사 대상과 키트 종류가 확정되기 전 정확도에 대한 언급은 어렵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익명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확인되면 키트 검사가 '위양성(거짓양성, 음성이어야 할 검사결과가 잘못돼 양성으로 나온 경우)'일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설명한 후 서울시 마약 관련 대응 거점인 은평병원으로 연계해 정밀검사를 받도록 한다. 은평병원은 이에 맞춰 하반기부터 마약류 검사기능을 확대한다. 특히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이 원할 경우 경찰로 이관해 신속하게 관련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약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 있는 증거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이른바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피해자가 원할 경우 국가기관에서 마약 중독 관련 상담도 받도록 조치한다. 지난 4월 마약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마약대응 TF를 구성하고 단속과 치료, 재활 및 예방에 이르는 종합대책을 마련한바 있는 서울시는 이번 보건소 익명검사 실시로 고의적인 마약류 '테러'로 고통받는 피해자를 조기에 발굴하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건소 마약류 익명검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고의적인 행위로 마약에 노출된 피해자들을 찾아내 조기에 대응하기 위한 일종의 게이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실무적인 협의가 마무리되면 각 자치구를 통해 내달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2023-06-02 07:05
사진
공무원 시험 준비했다더니… '또래 살인' 정유정의 섬뜩한 과거 [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나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검찰로 송치됐다. 이날 오전 모자와 마스크 쓴 상태로 동래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정유정은 취재진이 범행 동기를 묻자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경찰의 신상 공개와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동래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2023.06.2.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께 과외를 구하는 앱을 통해 알게 된 A씨의 집에 찾아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낙동강 근처 풀숲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정유정은 범행 이틀 전인 지난 24일 과외 앱을 통해 자신이 학부모라고 속이며 "중학생 딸의 과외를 해달라"고 A씨에게 접근했다. 정유정은 중고거래를 매입한 교복을 입고 A씨에게 중학생이라며 잠시 대화를 나누다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A씨 집에서 A씨를 살해한 후 다음 날인 27일 새벽 시간대에 큰 가방을 들고 택시를 타고 부산 호포역과 양산 물금역 사이에 있던 황성공원 인근에서 내렸다. 택시기사가 정유정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정유정을 검거해 그 자리에서 가방을 조사한 결과 혈흔과 숨진 A씨의 신분증을 발견했다. 경찰은 신분증에 있는 숨진 A씨의 자택주소를 찾아가 신원을 확인했다. 정유정을 검거한 양산의 풀 숲 인근을 대대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의 시신 일부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에서 정유정은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정은 이 사건 전 범행을 저지르거나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정은 범행 3달 전부터 인터넷에 '살인'과 관련한 단어를 검색해 왔으며 방송을 통해 범죄 수사 프로그램을 보면서 잔혹범죄를 학습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서관에서도 범죄 관련 소설을 빌려 탐독하기도 했다. 정유정은 지난 2018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5년간 아무런 직장도 없이 사회와 단절된 채 조부와 단둘이 살아왔다. 정유정의 조부는 유족에게 사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정유정의 할아버지는 지난 1일 MBC에 "내가 손녀를 잘못 키운 죄로 유족들한테 백배사죄하고 싶고, 내 심정이 그렇다"고 유족들에게 사죄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10일에 공무원 필기시험이 있어 정유정은 도서관 등에서 공부하는 과정에 있었다. 상상도 안 했던 일이 벌어졌다"고 망연자실했다. ndh4000@newspim.com 2023-06-02 12:4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