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카뱅‧토스 등 몸집 불리는 협의체
부동산‧미술품‧음악 저작권‧선박금융 등 다양성 갖춰
증권사, M&A‧플랫폼 구축‧업무협약 등 서비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국내 증권사들이 토큰증권 발행(STO) 시장의 제도화에 발맞춰 협의체 구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시장 선점을 위해 핀테크 기업을 인수하거나 인터넷은행, 조각투자 업체 등과 STO 협력체를 구성을 통해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3.23 ymh7536@newspim.com |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제도권 편입 방침을 밝히면서 증권사들이 실무 논의를 위한 협의체를 앞다퉈 구성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토큰증권은 부동산과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을 디지털화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증권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중 토큰증권 제도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하고 이르면 내년 말 시행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증권사들이 협의체 구성과 업무협업에 나서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과의 협의체 구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손잡고 토큰증권 협의체인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했다.
유진투자증권도 한국해양자산거래·SK증권과 연합해 토큰증권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해양 자산 관련 토큰증권 발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해운사가 친환경 선박을 확보할 때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 금융부터 토큰증권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도 기업간 협의체 'STO 비전그룹'을 출범했다. STO 비전그룹은 NH투자증권과 조각투자사업자 투게더아트(미술품), 트레져러(명품·수집품), 그리너리(탄소배출권), 비상장주식중개업자 서울거래비상장,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록오디세이, 파라메타(옛 아이콘루프), 기초자산 실물평가사 한국기업평가 등 8개사가 참여했다.
KB증권 역시 STO 관련 사업자들을 모아 'ST오너스'를 구성했다. 주요 사업자로는 스탁키퍼(한우), 서울옥션블루(미술품), 펀더풀(공연·전시)을 비롯해 실물자산 기반 STO 발행유통 플랫폼 하이카이브, 웹툰 기반 토큰증권 사업자 웹툰올, 개봉작 영화의 온오프라인 컨텐츠 배급 및 솔루션 제공 업체 알엔알 등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6일 'STO 얼라이언스'를 조직해 토큰증권 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업권에 관계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에 문을 열어 현재 수십여곳의 업체들을 모집한 상태다.
대신증권은 인수합병(M&A)을 통해 토큰증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대신증권 등 대신파이낸셜그룹은 디지털 수익 증권 거래소 '카사'를 인수했다. 카사는 소액으로도 상업용 빌딩에 투자할 수 있는 조각투자 사업이 주력인 만큼 향후 대신증권이 부동산 분야 토큰증권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과 미술품 등 전문성을 갖춘 기업간 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토지신탁의 투자금융 및 토큰증권 비즈니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종가 HJ중공업과의 연계를 통해 선박금융, 부동산 조각투자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토큰 증권으로 포용하는 방안에 대해 광범위한 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시장은 STO 제도 시행전 증권사간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상품 구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STO의 제도권 편입으로 가상통화공개(ICO), 기업공개(IPO) 시장 참여자들이 STO 시장으로 이동하면 시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자산을 최대한 많이 발굴하는 능력이 STO 시장에서 증권사 간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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