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가격 부진 지속
천연가스, 올 겨울에도 반등 어렵나?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천연가스 가격이 끝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지난 2022년 2월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천연가스 가격도 급등했었다. 2022년초에 3.7달러에 불과했던 천연가스 가격은 2022년8월에는 10달러마저 돌파하며 170%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 반전됐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2023년3월말 기준 천연가스 가격은 고작 2.1달러에 불과하다. 하락율이 무려 -80%에 육박한다. 몇 십년만에 찾아온 유럽의 따뜻한 겨울날씨로 인해 천연가스 수요가 급감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문제는 이제 계절적 성수기인 겨울이 끝나고 봄이 왔다는 사실이다.
천연가스 수요 증가를 불러올 것이라는 중국경제 회복세도 기대에 못 미친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본격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늘어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천연가스 시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천연가스 ETN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성향 상 단순히 천연가스 가격을 추종하는 ETN 보다는 2배 레버리지나 -2배 인버스 ETN 상품의 거래량이 훨씬 더 많은 상황이다.
그런데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천연가스 -2배 인버스 ETN' 상품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지금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연초 대비 불과 3개월만에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는 218%라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대신 S&P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과 'TRUE 블룸버그 인버스 2X 천연가스선물 ETN'도 216%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천연가스 2배 레버리지 ETN' 상품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지금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연초 대비 불과 3개월만에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는 -83%라는 끔찍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 S&P 2X 천연가스 선물 ETN(H)'와 'KB 블룸버그 레버리지 천연가스선물 ETN(H)'도 나란히 -83%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ETN 상품은 추적 오차가 적어 동일한 기초지수라면 증권사별 수익률 격차가 거의 없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제 봄을 지나 더운 여름으로 진입한다면 과연 천연가스 가격은 어떻게 될까? 이미 3개월만에 원금의 83%를 잃어버린 '천연가스 2배 레버리지 ETN'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올 겨울에 다시 강추위가 시작 되기만을 기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혹시라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의 전쟁마저 갑자기 종결된다면 천연가스 가격은 더 가파르게 급락할 수도 있다.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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