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용성 기자 = 미국이 한국을 도·감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환구시보가 10일 논평을 통해 "미국의 뿌리깊은 한국 불신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번달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한국에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는 이날 '도청당했다는 사실에 한국이 유쾌할 리 없을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놓고 "이번 사건은 미국이 러시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우방 국가에 대해서도 도청 활동을 해왔음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매체는 "양지에서 바퀴벌레가 한 마리 발견됐음은 음지에 수천 마리의 바퀴벌래가 존재함을 의미한다"며 "이번 사건 이면에는 셀 수 없을 만큼의 많은 도청 사례가 존재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매체는 "지난 2021년 10월에 미국 CIA가 서울에 비밀 사무소를 운영하며 정보수집 활동을 해왔다는 폭로가 나온 바 있다"며 "이는 미국이 한국을 불신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 당국의 공개된 반응은 평온을 유지하고 있지만, 도청당하는 느낌이 결코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적시했다.
매체는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의 분노를 자아낼 뿐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의 목구멍에 가시를 박은 격"이라며 "결국 미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담은 미국 정부의 기밀문건이 SNS에 유출됐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폭로된 기밀문건에는 우리나라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의 대화 내용이 포함돼 있다. NYT는 이와 같은 정보가 미국 정보당국이 전화 및 전자메시지를 도청하는 데에 사용하는 '시긴트'(SIGINT·신호 정보) 보고에서 확보됐다는 표현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사진=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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