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재판서 증언…"나이 50에 의형제 맺는 게 쉽나"
"정진상에 20억 요구받은 적 없어" 유동규 주장 반박
"권순일 방문은 책 집필 상의차…李 재판 관심 없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과 '의형제'를 맺은 사실이 없고 정치자금을 요구받은 적도 없다며 친분 관계를 부인했다.
김씨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승주 인턴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2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2023.02.17 seungjoochoi@newspim.com |
검찰은 김씨에게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재선에 성공한 이후인 2014년 6월 27일 김 전 부원장,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의 저녁식사 모임에서 소위 '의형제'를 맺자는 말이 오고갔는지 물었다.
김씨는 "그런 얘기는 수사 과정에서 처음 들었다"며 "김용 씨는 제가 알고 있었고 당시 형이라고 호칭했는데 정진상 씨는 좀 딱딱한 사람이었고 형이라는 소리는 안 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은 당시 식사모임에 참석했던 유 전 본부장이 의형제를 맺었다고 증언했고 남욱 변호사도 김씨로부터 의형제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김씨의 기억이 정확한지 재차 확인했다.
이에 김씨는 "나이 50 가까이 돼서 의형제를 맺는 게 쉽나"라며 "저는 누구하고 의형제를 맺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학번이 높으니 형 소리는 했겠지만 의형제 얘기는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자가 누구냐'는 검찰 질문에 "김만배"라며 "공통비를 더 받아내려고 싸우는 와중에 형(김씨)이 부담하라는 말을 피하려고 천화동인 1호가 '유동규 것'이라고 허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동규 쪽', '동규네'라고 표현한 것은 유 전 본부장의 이름을 팔 듯 유 전 본부장 쪽에 줘야 할 지분으로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을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 전 실장으로부터 정치자금 20억원을 요구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정진상 씨가 저한테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고 그런 관계도 아니며 그런 사실도 없다"고 했다. 아울러 김 전 부원장으로부터 자금 요구를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김씨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의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무죄 취지의 다수 의견을 낸 대가로 화천대유에 영입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2021년 10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서울행정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순일 전 대법관의 화천대유 방문 기록과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 2021.10.15 kilroy023@newspim.com |
검찰은 김씨의 대법원 방문 내역을 제시하며 김씨가 2019년 7월 16일부터 2020년 8월 21일까지 9회에 걸쳐 대법관실을 방문했고 이 대표의 상고심이 진행 중이던 2020년 3~6월 권순일 전 대법관실을 집중 방문한 사실을 지적했다.
김씨는 "법률신문사 인수를 위해 권 전 대법관한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한변협 회장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며 "또 권 전 대법관이 당시 책을 쓰고 있었는데 책을 어떻게 엮을 것인지 저와 많이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권 전 대법관을 만났을 때 이 대표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법조기자를 20년 해서 대법원 특성을 잘 아는데 대법원을 출입하는 기자가 대법원에 근무하는 고위 법관에게 그런 말씀을 드리는 것 자체가 부적절해서 말씀드린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2020년 3월 경 정영학 회계사 등과의 대화 도중 '힘을 써서 당선무효형 아니게 하면 돼'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은수미 성남시장 재판을 예상하면서 얘기한 것"이라며 "이재명 도지사 재판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김씨는 이날 증언을 마치며 "개인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며 욕심을 많이 냈고 후배와 싸우는 과정에서 허언하면서 논리를 만드느라 다른 사람을 이용한 부분도 있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