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에 든 과자·현금 집에 쏟아놓고 나와"
"李 법적리스크 해소 위해 김만배와 의형제 맺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집 구조를 그리며 현금 3000만원 전달 상황을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전 실장의 재판을 열고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4.03 mironj19@newspim.com |
유 전 본부장은 2019년 8월 경 정 전 실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요구받고 3000만원을 마련해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5만원권 100장씩 총 6묶음을 만들었고 정 전 실장이 거주하는 아파트 부근 편의점에서 과자를 구매해 비닐봉지에 함께 넣어 가져갔다고 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게 당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정 전 실장의 자택이 있는 5층까지 걸어간 이유를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바로 앞에 입구 쪽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가 있고 일반적으로 엘리베이터 안에도 CCTV가 있다"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몇 층인지 확인되니 걱정도 됐고 바로 계단으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어 "올라가서 초인종을 누르니 정 전 실장이 나왔다"며 "집 안이 어두웠고 현관 왼쪽이 거실, 벽 쪽에 TV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과정에서 직접 정 전 실장의 집 내부를 그리며 구조를 설명하기도 했다.
검찰이 '어떻게 3000만원을 전달했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오래 머물 것은 아니라서 들어가서 봉지하고 돈을 쏟아 보여주고 특별한 얘기 없이 '형 나 갈게요' 하고 나왔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법조계 인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법적 리스크 해소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2014년 6월 경 김씨와 의형제를 맺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 전 실장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김씨 등 민간업자들이 진행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했고 사업 진행 방식이나 일정 등이 성남시 승인에 따라 진행됐다고 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씨가 박영수(전 특검)와 관련이 있고 채동욱(전 검찰총장)이 총장이 되자마자 전화하는 것을 들었고 김수남(전 검찰총장)과 통화하는 것도 옆에서 지켜봤다"며 "최재경(전 검사장)은 여러 번 만났고 이 대표에게 소개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이 대표의 법적 리스크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비판을 많이 해서 수사에 대비를 하는 쪽이었고 선거법 위반 관련 리스크들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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