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 모른다' 이재명 선거법 재판서 두번째 대면
"대장동 사업 실무 책임자, 몰랐다는 건 납득 안돼"
"김문기, 도지사 재판·대장동 터진 후에도 도움 줘"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보고를 한 뒤 칭찬을 받은 적이 있다는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의 증언이 나왔다.
유 전 본부장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지난달 31일 이후 법정에서 두 번째 대면한다. 2023.04.14 mironj19@newspim.com |
검찰은 '피고인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때 대장동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김 전 처장이 실무 책임자인 사실을 알고 있었나'라고 질문했고 유 전 본부장은 "인식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근거를 묻는 검찰에 "(김 전 처장이)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실무 책임자로 보고하러 들어갔는데 이 사람이 책임자라는 걸 모를 리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시장(대표)의 중요공약사업이고 이 시장이 1공단 공원화는 재선 임기 내 착공하도록 타임스케줄을 맞추라는 오더를 내려 보고하러 들어갔는데 당연히 알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검찰은 또 유 전 본부장에게 "김 전 처장이 여러 차례 '성남의 뜰'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피고인에게 1공단 공원 사업비 담보 방안을 보고했는데 증인도 과정을 알고 있나"라고 물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으로부터) 그 부분을 잘했다고 칭찬 받았다고 들었다"며 "(민간사업자와) 부제소 특약(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 작성에 대해 이 시장으로부터 '잘했다, 잘 처리했다'라고 칭찬 받았다고 저한테 와서 자랑하던 게 생각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은 저도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김 전 처장의 아이디어로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 2018년 경기도지사가 된 이후에 알았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서도 질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도지사 선거 관련 허위사실공표죄로 재판 중에 있을 때 이 사안에 대해 김 전 처장이 상당히 많은 도움을 준 걸로 알고 있다"며 "2021년 9월 대장동 사건이 터질 즈음 경기도에서 Q&A를 만들었는데 그 부분도 김 전 처장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기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김 전 처장의 존재는 시장 뿐 아니라 비서실도 알았고 정진상(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인식하고 있었다"며 "해외 연수(출장)도 갔고 골프장도 갔는데 몰랐다는 부분은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에게 김 전 처장의 사망 이후 이 대표의 거짓말에 대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다가 기존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묻기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입장을 바꾼 게 아니고 이제는 사실을 털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옷도 한 번에 다 벗을 수 없고 외투부터 하나씩 벗는 과정이 있는데 하나를 벗어놨더니 이재명 측에서 반응이 굉장히 공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대로 말하는게 맞다고 생각했고 김 전 처장도 그런 부분들을 바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오후 유 전 본부장을 다시 불러 이 대표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을 진행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당시인 2021년 12월 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의 핵심 관계자였던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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