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염수 방출 설비 시운전...7~8월 오염수 방류 본격화
오염수 유입·ALPS·삼중수소 두고 공방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운전에 들어가면서 오염수가 국내에 미칠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염수의 국내 유입시기나 삼중수소 등을 놓고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반박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 오염수 국내 유입 시기는? 5~7개월 vs 4~5년
12일 정부와 학계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021년 4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발표하면서 관련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 현장 점검도 이뤄지면서 이달 중으로 최종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도쿄전력은 오염수 방출 설비 시운전을 시작했다. 시운전은 오염수 대신 방사성 물질이 없는 담수를 설비에 투입해 장비들의 성능을 시험하는 절차다. 이르면 7~8월에 오염수 방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오염수가 국내 해안에 도달하는 시점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월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매년 해류와 계절 특성에 따른 차이가 있지만 방류 후 4~5년 후 제주 남쪽 해역에 유입되고 10년 후에는 국내 해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인근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6.12 mironj19@newspim.com |
하지만 이에 반대되는 주장도 나왔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여러 매체를 통해 5~7개월 내로 국내 해안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올해 2월 한국방재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수심 200~500m는 유속이 매우 느려 대만 부근에 도달할 때까지 약 9년이 소요되며 우리 해역은 이보다 더 늦게 도달한다"고 반박했다.
◆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인체에 무해한가?
오염수 방류 과정에서 방사성물질을 걸러내는데 쓰기로 한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ALPS는 2012년 일본 업체가 개발한 설비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기존의 다른 방사성물질 제거설비와 달리 62핵종의 방사성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삼중수소 등 일부 핵종이 제거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어 삼중수소가 국내 해안으로 들어오면서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불안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농도의 삼중수소는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지만 방류되는 오염수에 있는 삼중수소의 농도는 옅은 편이어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일본 정부는 ALPS로 제거되지 않는 삼중수소에 대해 담수와 바닷물을 통해 희석시킨 뒤 방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는 10년 후 우리 해역에 유입되는 삼중수소는 약 0.001㏃/ 내외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이어서 인체에 해를 끼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다만 오염수 방류를 총괄하는 도쿄전력에 대해서는 논란이 빚어지는 면은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당시에는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멜트다운(meltdown) 우려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5년 뒤 이를 인정하면서 논란이 됐었다.
또 지난 2021년 9월에는 방사능 물질을 흡착하는 ALPS 필터 25개 중에서 24개가 파손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었는데 도쿄전력은 2년전 이미 필터 25개 모두 고장난 사실을 알고도 밝히지 않아서 은폐 의혹이 일었었다.
원자력 분야 한 전문가는 "오염수가 방류되더라도 오염수 처리 절차, 해류 등 영향을 고려하면 국내에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본 정부가 계획대로 오염수 배출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우리를 포함한 국제 사회의 철저한 검증과 감시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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