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으로 한중 양국 간 감정이 악화한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 외교를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13일 '한국 외교, 당당한 것과 점점 멀어져'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매체는 한국 대통령실 관계자가 12일 싱 대사를 겨냥해 "가교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싱 대사에 대한 한국 정부와 보수 매체의 공격 수준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외교부와 보수 매체가 싱대사를 향해 '도저히 좌시할 수 없는' 분노를 쏟아내고 '신분에 맞지 않고 자질이 부족하다'는 등의 격렬한 언사까지 나왔다"며 "한국 외교가 다시 한번 정서가 극도로 불안정한 사람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썼다.

사설은 또 "싱 대사의 도대체 어떤 '지나친' 행동을 했고 어떤 '과도한' 말을 했길래 한국 외교를 들쑤셔진 벌집처럼 만든 것이냐"며 "실로 믿기 힘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싱 대사가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한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교류한 것은 해외 주자 대사의 정상적인 업무일 뿐 무엇이 '지나친 것'이냐고 반문했다.

[사진=환추스바오(環球時報) 갈무리]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로 알려진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13일 '한국 외교, 당당한 것과 점점 멀어져'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매체는 "싱 대사는 그날 중국이 한국과 중한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주로 이야기하면서 과거에나 현재나 앞으로나 중한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한 가지도 없다고 이야기했고, 그와 함께 대만 문제에 있어서의 중국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한국 측에 트집을 잡힌 것은 사실 한 마디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싱 대사가 "한국이 대중 관계를 처리할 때 외부 요인의 간섭에서 벌어날 수 있길 바라고, 중국이 지는 쪽에 베팅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라고 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것이 사실이 아닌가? 무엇이 과도하며 무엇이 한국을 위협하는 것이고 무엇이 내정간섭인가"라며 또 한 번 반문했다.

사설이 제목에 언급한 '당당한 외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조 실장은 9일 한중 관계에 대해 "대한민국의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당한 외교를 통해 건강한 한중 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매체는 "'당당한 외교'를 언급했지만 한국 외교는 이 단어와 점점 멀어졌다"며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비굴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거만한' 것이 분명한데 왜 한국 정부만 모르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짚었다.

매체는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최소 두 개 방면에서 엄중하게 균형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첫째, 과거에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다가 지금은 한쪽 편에 경도됐다. 미국에 베팅하는 것은 급진적인 도박꾼 심리이나 매우 비이성적인 것"이라면서 "둘째, 계속 커가는 대국(大國)의 포부와 협량 사이의 균형을 잃었다. 이로 인해 한국 외교는 자존감이 높으면서도 예민하고 의심이 많으면서도 연약하고 매우 미숙해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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