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앞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 달리해
조문객들 다수 참석…입 모아 "비통하고 안타깝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 "많은 사람을 살리고 더 살리셔야 했던 분인데... 병원에서도 살아있는 예수라고 불렸다고 하더라고요."
자신의 병원 앞 도로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 흉부외과 주석중 교수가 영면에 들었다. 주 교수는 지난 16일 응급 호출을 받고 병원으로 향하던 도중 병원 앞 교차로에서 덤프트럭에 치여 운명했다.
주 교수의 영결식에 참여한 관계자는 연신 눈물을 훔치며 "한창 소명을 다하실 나이에 갑작스레 유명을 달리해 안타깝고 슬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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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2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주석중 교수의 관이 운구되고 있다. 2023.06.20 dosong@newspim.com |
20일 오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1층 영결식장에서 열린 주 교수의 영결식은 조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주 교수의 동료였던 김호기 임상 조교수는 추도사에서 "전날에도 응급수술을 하면 해맑게 웃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병원 간호사, 전공의 가릴 거 없이 결혼식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하셨던 교수님의 따뜻함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식순이 진행되는 내내 장내는 눈물을 훔치는 소리로 가득했다. 검은 옷을 입고 온 문상객들은 부은 눈을 비비며 연신 고개를 떨궜다. 그 중에는 업무를 차마 마치지 못해 흰 가운을 벗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는 동료 의사들도 있었다. 식이 마무리 되고 헌화가 진행될 때도 백여 명 가량의 조문객들이 주 교수의 발치에 흰 국화꽃을 수북하게 쌓았다.
주 교수의 관이 운구되자 유족들은 서로 부둥켜안으며 애써 삼켰던 이별의 슬픔을 토해냈다. 해당 식을 보조하는 성가대 중에도 찬송가를 차마 마치지 못하고 훌쩍이는 이도 보였다.
주 교수 동료 병원 관계자는 '지인이 생전에 어떤 분이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환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셨던 분이다"며 "항상 병원 수술이 있을 때에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왔다. 마지막까지 남을 위해 달려오다가 가신 거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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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19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주 교수의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2023.06.20 dosong@newspim.com |
주석중 교수는 1964년 1월 26일 서울에서 태어나 1988년 연세대학교 의대를 졸업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석사 과정과 울산대학교 박사 과정을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 의과대학에서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브링험 여성 병원 임상전임의를 수행한 뒤 2005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혈관 흉부외과를 전담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소장으로서 대동맥박리 등 대동맥질환, 대동맥판막협착증 등과 같은 응급 수술이 잦고 업무의 강도가 극히 높은 전문 분야에 꾸준히 투신하며 필수의료 영역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켜왔다"며 "심장혈관 흉부외과 분야에서 고도의 역량을 발휘해 오신 대표적인 석학이자 최고 임상 전문가를 잃었다는 사실에 비통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조의를 표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