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통보 합의 지키지 않아
2009년엔 야영객 6명 사망
"생명 볼모 대남불만 표출"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이번주 여름철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임진강 수계의 댐을 무단 방류해 우리 국민이 생명을 잃거나 재산 피해를 보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황강댐 무단 방류로 남측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사전통보해주길 바란다"는 우리 측의 지난달 30일 대북 통지에 대해 열흘 넘도록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일기예보를 담당하는 북한의 기상수문국 관계자들이 예보의 과학화를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2023.07.10 |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남북 간 통신선을 차단한 상황에서 우리 측 대북통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부득이 우리 언론 매체를 통해 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남북 양측은 고의적 통신선 차단이나 수신거부, 천재지변 등의 사유로 상대측에 직통전화 등으로 통지를 하기 어려울 경우 판문점 연락관 사이의 확성기 방송 등의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 남측은 KBS-1 라디오, 북한은 조선중앙방송 라디오로 이를 상대측에 알릴 수 있다.
북한의 무응답으로 통일부와 임진강 수계를 관리하는 K-워터, 경기도 연천군 등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9년 9월 북한의 무단방류로 야영을 하던 우리 국민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데다 어민들의 선박⋅그물이 떠내려가고 농경지와 주택⋅차량이 침수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황강댐은 임진강 군사분계선 27km 북쪽에 자리하고 있어 북한이 방류를 하면 몇시간 안에 물이 우리 측에 도달하게 된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연천군 군남댐을 방문해 북한의 무단방류에 철저히 대비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우리 측 사망사고 이후 사전통보를 약속했지만 2013년 이후에는 아예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생명을 볼모로 자신들의 대남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