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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수익성만 보는 재건축 조합…서울시 "편법 설계안 강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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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압구정3구역 설계자 무효…재공모 등 설계자 선정해야 인허가 절차 진행 가능"
오세훈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 차질 우려
'편법 뿌리뽑고 조합 길들이기' 경고차원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설계사 선정과정에서 잡음이 일면서 서울시와 조합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조합이 신통기획 지침을 위반한 설계안을 채택하면서 서울시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조합들이 서울시 정비사업 정책을 무시하고 편법을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서울시 역시 사업 장기 연기와 같은 일종의 경고 차원의 강경 대응으로 맞설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압구정 재건축 계획이 일제히 늦춰지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도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지침을 무시해 시로부터 고발된 건축사 업체의 설계안을 채택한 압구정3구역 재건축에 대해 사업 장기 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설계사 재공모를 원점부터 검토하지 않을 경우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압구정 3구역 기본 설계 조감도 [자료=서울시]

◆ 압구정3구역 설계자 무효…서울시 "재공모 등 설계자 선정해야 인허가 절차"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15일 총회를 열고 투표를 진행해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희림)을 건축설계업체로 선정했다. 희림은 1507표를 얻으며 경쟁사 해안건축(1069표)을 438표 차이로 크게 앞섰다.

이달 초 희림과 해안은 압구정3구역 설계 공모를 위한 홍보관을 꾸려 각각 설계안을 홍보했다. 하지만 해안측이 희림이 제시한 설계안에 반발하며 논란이 일었다. 희림은 각종 인센티브를 적용해 서울시가 정한 신통기획 상한 용적률(300%)보다 높은 360%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후 해안건축은 희림이 공모지침을 어겼다며 홍보관 운영을 한때 중단하기도 했다. 희림은 이 과정에서 조합이 개입해 용적률을 300%로 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림 관계자는 "당초 계획안에 설계지침이 그러(용적률 360%)했다"면서 "이달 1일부터 홍보했지만 5~6일쯤 경쟁사가 문제를 삼아 조합에서 개입해 300%로 시정하라고 해서 조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고소 관련해선 연락이 들어온 건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미 홍보 당시 공모지침을 어겼다다는 이유로 희림을 업무방해와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압구정3구역은 제3종 주거지역이어서 용적률 최대한도가 300%인데 희림이 이보다 높은 360% 적용이 가능하다고 홍보한 것이 조합원 마음을 움직였다고 보고 선정투표가 무효라고 지적한 것이다.

서울시는 당초 공식 접수된 설계안이 기준 용적률을 초과했기 때문에 설계자 실격 처리 대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 입장에선 설계자로 인정할 수 없고 설계자가 없는 안건은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계공모 지침에 300% 이하로 설계를 해야되고 그것을 어기면 실격처리 대상이라고 명시돼있음에도 (총회를) 강행했다"면서 "공식 접수된 안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공식 설계자 실격처리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건축 심의를 받기 위해선)재공모를 하든 적격심사 방식을 택하든 설계자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며 "설계자가 없는 안건은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거세지는 조합 반발에 오세훈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 차질 우려…조합 길들이기?

일각에선 압구정3구역 재건축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표 사업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압구정 재건축은 오 시장의 과거 재임 당시인 10여 년 전에도 추진하다가 무산됐다. 오 시장은 2009년 한강의 공공성 회복 이른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차원에서 압구정의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기부채납 비율이 너무 높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당시 시는 압구정동의 최고 용적률 300% 이상에 기부채납률 25%를 적용하는 내용의 전략정비구역 정비 계획안을 마련했지만 주민들이 사업 수익성이 낮아질 것을 염려해 반대했다. 현재는 기부채납률이 15%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사업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용적률 등 건축조건 완화를 고수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이 상황을 놔둘 경우 신통기획을 추진 중인 다른 재건축 단지에도 편법이 허용된다는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희림과 같이 조합원을 현혹할 수 있는 설계안을 우선 통과시킨 뒤 추후 설계안을 수정하는 등을 방식이 고착화될 경우 정책 자체를 뜯어고쳐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다른 편법으로 공모 지침을 어기는 사례들도 나올 수 있어 경고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희림은 2016년 은마아파트 설계 공모 당시에도 지침(최고 35층)을 어긴 최고 49층 높이의 아파트 설계안을 내놨다. 당시 설계한 은마아파트의 안은 아직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압구정3구역이 상징성이 큰데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어 서울시 입장에선 신통기획안의 원칙을 명확히 지키는 방향으로 강경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합 입장에선 공공기여 등을 줄여 이익을 끌어올리는 사업 수익성이 중요하긴 하겠지만 오세훈 시장 입장에서 본다면 압구정 재건축은 한차례 엎어졌던 만큼 숙원 사업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권고에도 조합이 총회 투표 결과를 밀어붙인다면 재건축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건축심의 과정에서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업 기간이 전체적으로 늘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이 희림의 당선을 취소하기보다 우선 서울시를 설득하기로 결론 내린상태라면 서울시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조율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서울시가 경찰 고발까지 한 설계업체를 안고 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서울시가 허용한다면 앞으로 압구정3구역이나 은마 같은 재건축 조합들이 우후죽순 나타나며 서울시의 도시계획이나 주택정책 자체가 무력화되는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정비 사업의 최종 결정권자는 서울시"라며 "서울시가 적법하게 마련한 사업 지침을 위반하는 재건축 사업을 허용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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