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한미일 대응 공조…비용 부과 주저 안해"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한국과 미국, 일본 북핵수석대표가 17일(현지시각) 북러 간 무기거래 등 군사협력을 강력히 비판하고 북한의 위성 재발사 등 도발 대응책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나마즈 히로유키(鯰博行)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나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김건(오른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023년 7월 20일 일본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가운데)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성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외교부] |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협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군수품을 제공했다"며 "이러한 무기 반입은 위험하고 불안정하며 러시아의 잔인한 전쟁을 장기화해 인명 피해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러시아가 이러한 무기와 군수품의 대가로 북한에 무엇을 제공하고 있는지 깊이 우려한다"며 "이러한 광범위한 군사 협력은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하고 안정과 안보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은 최근 중국이 탈북자를 포함한 다수의 북한 주민을 북한으로 송환했다는 믿을 만한 보도에 대해서도 우려한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송환 금지 의무를 준수하고 탈북자들에게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며 안전한 제3국으로의 이송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인 의도를 갖고 있지 않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과 만나 우려되는 사안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동시에 우리는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고 역내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건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위성 재발사를 이달 중 감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핵무기 증강을 지속하는 정책을 헌법에 명기한 데 대해 "이러한 북한의 무모한 행동은 우리의 3자 협력을 강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서 강조된 바와 같이 한미일 3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3국이 최근 7년 만에 처음으로 한미일 차원의 해상 차단 훈련을 진행하고,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가 부산에 입항한 것을 거론했다.
아울러 "지난 금요일 우리는 러·북간 군사 협력이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추가 증거를 목도했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 장비 및 무기류를 제공하는 것과 러시아와 북한 간 특정 핵 또는 미사일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우리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대응에 있어 계속 공조할 것"이라며 "비용을 부과하는 데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북한 주민들의 생계를 희생시키고 인권을 침해하여 핵 망상을 이어나가고 있다"며 "지난 30여년간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통해 정권을 강화하고자 한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목도하는 것은 불안하고, 파탄나고, 고립된 채 암울한 미래에 직면한 정권이다. 이는 진전이 아니라 퇴보의 역사"라고 꼬집었다.
북러 간 협력과 관련해선 "이는 본질적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을 모면하려는 일시적인 전술의 일부"라며 "그러나 성공 가능성은 전혀 없다. 대신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핵화 결의가 북한의 핵 야욕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오늘 우리는 북한을 유일하게 가능한 비핵화의 길로 복귀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며 "아울러 우리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계속 부각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중국에서 수백명의 탈북민들이 강제 북송됐단 보도가 나온 데 대해선 "강제 북송은 국제적으로 확립된 규범인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에 대한 위반"이라며 "이러한 비극이 계속된다면 통탄할 일이다. 우리는 중국측에 이 문제를 제기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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