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할인 공세' 쿠팡이츠, 배달 2위 요기요 위협
내주 요기패스X '반값'리뉴얼에 카카오 제휴 초강수
갑작스런 수장 공백도 극복 과제로...배달시장 전운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배달업계 2위인 요기요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배달시장 침체기에도 배달의민족(배민)이 1위 자리가 공고한 가운데 쿠팡을 등에 업은 쿠팡이츠가 빠른 속도로 요기요의 2위 자리를 추격하고 있어서다. 이에 맞서 요기요는 '반값' 멤버십과 카카오 연계 카드 등 초강수 대응책을 연달아 예고했다. 배달시장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오는 20일부터 자사 멤버십인 '요기패스X'의 이용요금을 반값으로 인하한다. 요기패스X의 기존 이용요금인 월 9900원에서 4900원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구독형 멤버십인 요기패스X는 요기요가 지난 5월 론칭한 서비스로 1만7000원 이상 주문 시 횟수 제한없이 배달비가 무제한 면제된다. 론칭 6개월 만에 '반값' 리뉴얼에 나선 것이다.
요기요가 배달앱 최초 '배달비 무료'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를 알리고 있다.[사진= 요기요 ] |
요기요는 카카오와 손잡고 제휴 서비스에도 나선다. 오는 21일부터 카카오톡 내 '주문하기' 페이지를 요기요가 운영하는 형태다. 서비스명은 '주문하기 바이(by) 요기요'로 카카오 주문하기 페이지에 접속하면 요기요의 주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1위 플랫폼으로 월 평균 이용자 수가 4800만명에 이른다. 이번 제휴로 요기요는 카카오 이용자를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요기요가 초강수 대응책을 연달아 내세운 이유는 배달시장 경쟁자인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업계 3위인 쿠팡이츠는 최근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을 등에 업고 최대 10% 할인혜택인 '와우 할인'을 내세우며 2위인 요기요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와우할인은 주문 횟수와 할인금액에 한도가 없으며 월 4990원인 쿠팡의 와우멤버십 가입자는 자동으로 쿠팡이츠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쿠팡이츠는 이날부터 와우할인 서비스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실제 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33만명으로 와우할인을 도입하기 전인 지난 3월(297만7237명)대비 약 45%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요기요의 MAU는 573만2281명으로 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배달3사의 점유율은 배민 65.9%, 요기요 19.4%, 쿠팡이츠 14.7% 수준이다.
배민이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츠의 적극적인 공세에 배달업계 2위를 요기요가 위협받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수장 공백 상황도 위기감을 더한다. 전날 서성원 요기요 대표는 임직원들에 '이달 17일부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요기패스X의 반값 리뉴얼과 카카오 제휴 서비스 출격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대표이사 공백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서성원 대표 개인 사정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후임 인사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츠의 와우할인은 사실상 수익 보다는 점유율 확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경기침체로 배달시장이 어려워진만큼 각사의 생존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