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연기만으로 보면 분명 아쉬운 것도 많죠. 하지만 캐릭터에 대한 제 애정에 대해서는 100점을 주고 싶어요. 제가 남순이를 많이 사랑하거든요. 하하."
선천적으로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이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이유미가 타이틀롤을 맡으며 사랑스러운 매력을 제대로 어필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유미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2023.11.28 alice09@newspim.com |
"마지막 방송을 봤는데 끝나는 게 아쉽기도 하고, 뭔가 더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9개월 동안 찍었던 작품이라서 애틋함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저희 작품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드린 것 같아서, 그만큼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함을 느끼고요. 제가 남순이를 할 수 있어서 많이 행복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요."
이번 작품은 2017년 방영됐던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이다. 도봉구에는 도봉순이 있다면 강남에는 바로 강남순이 있다. 제목에 캐릭터의 이름이 고스란히 나와 있듯, 이유미는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 롤을 맡았다.
"일단 제 캐릭터 이름 자체가 제목에 나와 있다 보니까 잘 해내야한다는 생각이 엄청 컸어요. 부담도 됐고, 긴장도 됐죠. 그만큼 더 열심히, 노력해서 피해가 가지 않는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치열하게 임했던 것 같아요. 남순이가 많은 부분을 반말로 이야기를 하는데, 이 친구가 어떤 친구여야만 보시는 분들이 남순이의 반말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기도 했는데 감독님 따님이 본인에게 반말을 하는데 그 모습이 미워 보이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거기서 힌트를 얻기도 했죠. 때 묻지 않은 순수함, 몽골에서 생활했을 때 날 것의 모습을 살려서 남순이를 표현해보고자 했어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유미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2023.11.28 alice09@newspim.com |
어릴 적 남순이는 아빠와 몽골로 여행을 갔다가 국제 미아가 된다. 몽골에서 생활하며 한국말을 배우다보니 존댓말보다는 반말을 배웠고, 그로 인해 모든 이에게 평등하게 반말을 하는 유쾌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실 정은, 해숙 선배님한테 연기를 하면서 반말을 해야 하는데 앞이 깜깜했어요(웃음). '어떻게 연기하지?' 싶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저도 엄마한테 존댓말을 안 하는 거예요. 하하. 그런 생각을 하니까 조금은 편해졌어요. 또 선배님들도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가족처럼 친근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작품에서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괴력은 모계 유전자이다. 그러다보니 강남순과 엄마 황금주(김정은), 할머니 길중간(김해숙) 역시 엄청난 힘을 소유하고 있다. 모든 물건을 손쉽게 들다보니 그만큼 컴퓨터그래픽(CG)도 많이 사용됐다.
"나무를 뽑아서 던지는 장면도, 실제로 제가 던지지 않았지만 던지는 척을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장면을 찍고 나서 '내가 뭐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어요. 하하. 그런데 이게 저희 엄마, 할머니가 다 똑같이 경험한 거잖아요. 그래서 서로 의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남순이는 힘도 세지만 스피드도 빠르고, 몽골에 살면서 시력도 좋잖아요. 특히 초반에 비행기에서 뛰어 내려서 멈추는 장면에서는 촬영하면서도 '이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화면으로 보니까 또 그럴 듯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희열을 느끼기도 했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이유미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2023.11.28 alice09@newspim.com |
OTT가 등장하면서 TV 시청률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모든 세대들이 언제, 어디서든 드라마가 시청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힘쎈여자 강남순'은 4.3%(닐슨,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 회는 10.4%로 자체 최고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시청률에 대해서는 처음에 기대를 하진 않았어요. 볼 수 있는 경로가 너무 많으니까 적어도 실망하지 말자고 생각했죠. 그런데 너무 다행스럽게 시청률이 잘 나오는 거예요. 많은 분들이 그 시간에, TV를 틀고 봐주신다는 것 자체가 감동적이고 감사했어요. 마지막에 10%까지 올라가는 걸 보는데 저희 드라마를 많이 사랑해주셨다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낸 이유미는 전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어두운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차기작으로 '미스터 플랑크톤'을 택하며 시청자들과 다시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말 쉬지 않고 일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열심히 살았고요. 20살의 저에 비해 29살인 저는 분명 성장해 있다고 느껴요. 그래서 30대 시작은 또 어떨지 궁금하고요. '힘쎈여자 강남순'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치면 100점을 주고 싶어요. 그만큼 남순이를 많이 사랑하거든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은 캐릭터를 만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모험도 하면서 하고 싶은 역할과 장르를 다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