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보조금 올해 500만원서 내년 400만원으로 줄어
내년 반값 전기차 본격 출시 예정..."전기차 가격 화두될 것"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독일과 프랑스 등 해외에서 자국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내년도 국내 자동차 시장의 보조금 지급 범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경제부는 지난 17일 전기차 구매자들이 보조금일 신청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올해와 내년 예산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독일 정부가 대대적인 지출 축소를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독일은 지난 2016년부터 전기차 210만대에 보조금 100억 유로(14조1560억원)을 지급해왔다.
레이 EV [사진= 기아] |
프랑스 역시 내년 1월부터 프랑스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라고 불리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시행한다. 개편안에서는 전기차의 생산과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환경점수를 매기고 이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이 경우 프랑스와 지리적으로 거리가 먼 국가에서 생산된 자동차에는 환경점부가 불리하게 책정된다. 이에 그동안 보조금 적용 대상이었던 기아 니로와 쏘울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만 보조금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 전기차 보조금 규모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21년 700만원을 지급하던 환경부 보조금은 매년 100만원씩 줄어 올해는 500만원이 지급된다. 내년에도 이보다 100만원이 줄어 400만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1대당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을 줄이면서 더 많은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업계에서도 전기차의 가격 자체를 낮추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출시된 모델Y가 대표적이다.
중국산 모델Y는 9월 출시돼 11월까지 3개월 간 1만대가 넘게 판매됐다. 이 같은 모델Y의 인기는 5699만원의 가격 덕분이다. 모델Y는 보조금 적용 시 4000만원 후반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기아도 LFP 배터리가 적용된 레이 EV를 출시했다. 레이 EV는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 초반대에 구매 가능하다.
환경부는 보조금 자체가 줄어드는 만큼 완성차업체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를 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내년부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의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볼보자동차가 4000만원 후반대에서 시작하는 전기차 EX30을, 기아가 내년 상반기에 EV3를, 하반기 EV4를 국내에 출시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보조금은 전 세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로 국내 시장 역시 예외일수는 없다"며 "환경부도 보조금 전체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전기차 제작사의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기차 1대당 보조금 지급 규모가 줄어들면서 전기차를 운행할 때의 인센티브 제공으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금액이 낮아진다면 전기차를 운행하는 데 필요한 각종 비용을 인센티브 형식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며 "제작사 입장에서는 결국 전기차 자체의 비용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LFP 배터리 적용 전기차의 보조금 지급 규정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교수는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며 "LFP 배터리와 기존 삼원계 배터리를 탑재한 차에 같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안 되기 때문에 LFP 배터리 전기차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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