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고정·변동금리 격차 1%p로 벌어져
은행채 금리 하락, 코픽스 상승 시차 때문
변동금리 하락 가능성…"대출 시점 저울질"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현재 시중은행에서 5% 중반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이용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챗봇(채팅 로봇)'을 통해 주담대 상품을 조회했다. 대환대출 한도와 금리조회까지 3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조회 결과 A씨의 주담대 한도는 약 4억원, 대출금리는 3.59%(40년 혼합금리, 고정금리기간 5년), 변동금리는 4.46%. 대출 갈아타기로 1%포인트(p) 가까이 대출금리를 줄일 수 있는 셈인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가 1% 가까이 차이가 나 어떤 상품을 선택할 지 고민이 깊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상하단 격차가 1%p로 벌어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안정적으로 대출을 관리할 수 있어 금리가 높게 형성되는데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일정 기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상품) 금리는 3.37~5.74%로 집계됐다. 반면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날 4.38~6.89%를 나타냈다. 5년 고정금리와 비교해 1.01~1.15%p 높은 수준이다.
신규 주담대 대출을 받거나 대출 갈아타기를 할 경우 시중은행 혹은 인터넷전문은행 상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금리차는 1%p에 이른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하락세는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떨어진 결과다.
지난 13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있었다. 금리는 정점을 찍었거나 근처에 다가갔다"며 '금리 피벗'을 시사하자 국내 은행채 금리(5년 만기)는 연 3%대로 급락했다. 이는 지난 5월 22일 연 3.955% 이후 7개월 만이다.
반면 주담대 변동금리는 상승세다. 변동금리는 한 달에 한번 발표되는 코픽스가 준거금리가 되는 까닭에 최근 시장금리의 변동이 상대적으로 느리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발표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00%로 전달 대비 0.03%p 올랐다. 12월 연준의 회의 결과가 반영되지 않으면서 이달 16일부터 일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금융권에선 내년 1월 중순 12월분 시장금리 상황이 반영되는 코픽스 발표 이후 주담대 변동금리가 본격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A씨의 경우처럼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상품을 놓고 고민하는 대출자 입장에서 대출 시기를 저울질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주담대 고정금리 상품을 사용하고 있는 차주들도 변동금리로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들의 경우 변동금리 산정 주기를 가능한 짧게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규 주담대에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취급액 기준)은 67.2%에 달한다. 이는 전월(75.2%) 대비 8.0%p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11월(65.0%)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