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은 있지만 항소 필요성 적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마약류에 취한 상태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운전자가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피해자 유족 측이 항소를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30일 유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1심 구형과 선고형에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에 항소를 요청할 필요성은 매우 적다고 판단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1심에 대한 항소기한은 오는 31일까지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인턴기자 = 18일 강남 롤스로이스 사건 피의자 신모(28)씨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2023.08.18 dosong@newspim.com |
유족 측은 "구형량과 같은 형이 선고돼 검찰이 원칙적으로 항소할 사유가 없고, 재판과정에서 가해자 신씨의 마약류 오남용 투약 의혹과 약물운전, 도주치사, 사고 후 증거인멸 시도 등 범죄혐의 관련 사실들이 대부분 규명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해자 신씨가 마약류관리법 위반죄 등으로 추가 기소돼 형량이 추가·가중될 여지가 남아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검찰에 항소를 요청할 만한 필요성은 적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신씨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8시10분경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 A씨를 들이받고 도주해 A씨에게 뇌사 등 전치 24주 이상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조사 결과 신씨는 사건 발생 직전 압구정의 한 성형외과에서 슈링크 시술(피부탄력개선)을 빙자해 수면마취제로 불리는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가 사망하자 검찰은 신씨의 혐의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에서 도주치사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허가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신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최 판사는 "피해자는 평범하게 인도를 걸어가다가 급작스럽게 사고를 당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였으며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될 때도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를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인 태도를 보였다"면서 "죄책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중하다"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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