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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어촌 외국인 계절 근로자

기사입력 : 2024년02월19일 08:53

최종수정 : 2024년02월19일 08:54

김도균 제주한라대 특임교수

저출산 초고령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수도권보다 지방이 더 발등의 불이다. 지금은 지방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지금은 지방소멸시대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농어촌은 저출산과 동시에 수도권과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러한 농어촌에 그나마 단비 같은 존재가 외국인 근로자다.

그동안 외국인력 도입은 제조업 중심의 고용허가제(E-9)로 운영되었는데, 농어촌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파종기와 수확기로 나누어지는 인력수급문제는 상시근로 형태인 고용허가제와 맞지 않았다.

특히나 근무처 변경이 엄격히 제한되고 비닐하우스를 숙소로 제공하는 등 인권침해 시비가 끊이지 않는 고용허가제는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비난을 받고 있어 품앗이 형태로 계절적인 인력공급이 필요한 농어촌에는 적용이 불가능한 제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제도가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다. 2015년 충북 괴산의 절임 배추 농가를 대상으로 시작하여 2017년부터 정식으로 시행되었다. 코로나 기간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올해는 도입 인원이 4만 명에 이를 정도로 확대되어 이제는 농어촌의 필수적인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김도균 교수.

이런 계절 근로자는 고용허가제와 달리 정부 주도의 도입방식이 아닌 지자체가 외국 지자체와 MOU를 체결하거나, 결혼이민자 가족 또는 국내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품앗이가 가능한 공공형 계절 근로자 제도 등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농어가와 지자체에서 앞다투어 인력확보를 요청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계절 근로자 제도가 운영과정에서 미숙함이 드러나 부작용이 생겼다. 외국인력 도입의 경험이 없는 지자체가 외국과 MOU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송출비용이 최대 천만 원까지 올라가면서 입국 후 무단이탈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급기야는 전남에서 브로커가 필리핀 계절 근로자의 임금을 착취하는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필리핀 정부는 계절 근로자의 출국을 중단시켜버렸다. 농어촌의 인력난을 덜어주고 외국인 근로자에게 근로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좋은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서 '출입국 이민관리청 신설 방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3.12.06 leehs@newspim.com

이런 문제는 제도 시행 초기부터 예견된 것이었고, 정부는 진즉에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다. 농어촌과 지자체의 계속된 개선요청에 22년 9월 총리실 주관으로 국정현안 장관회의에서 법무부와 고용부, 농림부 등이 합동으로 계절 근로자 관리체계 개선방안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지자체 간 MOU 체결과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지원하고 관리할 전문기관을 설립하고, 계절 근로자 관련 규정도 법으로 정비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발표한 개선사항이 일 년 반이 지나도 아무런 후속 조치가 없다. 대신 법무부는 무단이탈이 발생하는 지자체와 송출국가에 대한 행정제재만 반복하고 있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의 주무 부처는 법무부인데, 법무부는 규제 DNA만 정상으로 작동하고 농어촌 지원방안에는 무관심하다고 비난을 받는 대목이다.

정부에서조차 모든 문제점을 잘 알고 있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개선방안까지 발표하고도 장기간 후속 조치가 없는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법무부는 이민정책 컨트롤타워를 자임하면서 이민청을 설립한다고 했지만, 우리 산업의 뿌리인 농어촌의 현실적인 어려움과 스스로 약속을 외면하면 이민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의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릇(이민청)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릇에 담을 내용(정책)이다. 인구 재앙과 지방소멸의 대안으로 이민정책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발등의 불인 외국인 계절 근로자 제도부터 제대로 손보기 바란다.

김도균 교수는 법무부 이민정보과장, 출입국심사과장, 주칭다오총영사관과 주중국대사관 영사,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장, 한국이민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출입국과 이민정책 이슈를 다뤄왔다. 현재 제주한라대학 특임교수, 행정사법인 한국이민 대표 행정사, 법무법인 동인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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