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정부, 신흥시장 통상 확대 나선다…쿠바·과테말라·조지아 주목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쿠바와 수교 재개…과테말라·메르코수르 FTA 체결
말레이시아 FTA 추진…동남아 진출 가속 발판 삼아
자원부국과 전략적 EPA…몽골·조지아 등 수출 증가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올해 정부가 중남미·동남아·아시아 등 신흥국가들과의 적극적인 통상 확대에 나선다. 미국과 중국 등 우리 주요 9개 무역시장에 이어 세계 각 권역에 걸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통상 네트워크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해당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시장을 폭넓게 개방해 양국 간 무역 실적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시장 개방을 넘어선 공급망 협정 등의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구축해 우리의 자원 안보 강화를 꾀한다.

◆ 카리브해 중심국 '쿠바'와 수교 재개…중남미와 FTA 체결 줄이어

최근 정부가 추진해 온 통상 협정 중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사안은 카리브해 지역의 중심국인 쿠바와의 수교 재개다. 지난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교류가 단절됐다가 올해 63년 만에 수교를 재개했다. 쿠바는 북한과 '형제국'이라 불릴 정도로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어 우리와는 다소 먼 사이로 여겨졌으나, 정부는 2016년 외교부 장관의 첫 쿠바 방문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물밑 협상을 추진해 지난 14일 수교를 성공시켰다.

쿠바는 카리브해 국가 중 가장 규모가 큰 나라로 2022년 기준 인구는 1100만명,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256달러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대쿠바 수출은 통상 5000만달러~7000만달러 안팎의 실적을 거둬왔지만, 2018년부터 점차 하락하기 시작해 2022년에는 1380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지난해 기준 3560만달러로 소폭 회복했다.

정부는 향후 지속적인 수교와 상주 공관 개설 등을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 기반을 공고히 다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의 대쿠바 제재로 인해 직접적인 교역에는 제한이 있겠지만, 협력 기반을 마련한 것 자체가 성과라는 평이다. 우리 기업들은 쿠바가 부족한 생활용품 등의 분야에 진출해 자리를 잡고, 쿠바는 한국에 자국의 경쟁력 있는 수산품 등의 수출을 늘리는 상호 수혜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다른 남미 국가들과의 통상 확대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에콰도르·과테말라와 FTA를 체결했다. 에콰도르는 개방형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데다 미국 달러를 기본 화폐로 사용해 환율변동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 등으로 인해 중남미의 투자 거점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부존자원 측면에서도 원유와 구리·아연·금 등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부국으로 꼽힌다. 우리로서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방안으로서 에콰도르와의 협력이 유용할 수 있다.

과테말라는 중미 6개국 중에서도 최대 경제국의 지위를 차지한다. 양국이 FTA를 통해 관세 대부분을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함으로써 교역 환경이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국내 전문기관은 한-과테말라 FTA 발효 후 5년 이내에 우리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0.02% 증가하고, 국내 소비자의 후생이 약 1억870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의 공동 시장을 일컫는 메르코수르와의 FTA 체결 협상도 본격 추진한다. 메르코수르는 남미 전체 인구의 약 70%, GDP의 68%를 각각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메르코수르와 FTA 추진 협의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양국 간 FTA는 우리나라가 남미의 신흥시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나아가 중·남미 지역 내 한국의 FTA 네트워크를 완성한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는 해석이다. 

◆ 수출 100억달러 '말레이시아', 동남아 진출 발판 삼는다…아시아국 성장세 눈길

정부는 아세안 국가 중 우리의 3위 교역국이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을 맺고 있는 말레이시아를 활용해 동남아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먼저 말레이시아와 FTA를 체결해 우리 기업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지난해 기준 말레이시아와의 교역 규모는 약 250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우리는 약 97억7000만달러를 수출하고, 152억4000만달러를 수입했다. 말레이시아와의 교역은 2021년 최초로 2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3년 연속 200억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말레이시아 수출도 2021년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2022년 115억7000만달러, 지난해 97억7000만달러 등을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 중 몽골과는 지난해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을 위한 1차 공식 협상을 진행한 후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EPA는 FTA의 취지인 관세·비관세 장벽 해소를 통한 시장 개방과 더불어 투자·규제완화·인적교류 등 보다 폭넓은 분야에서 경제관계를 강화하는 협정이다. 상대국과의 공동 번영을 목적으로 협력 요소를 강조하는 점이 특징이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3.11.02 victory@newspim.com

몽골은 희토류 등 첨단산업 핵심자원의 부국으로, 정부는 우리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해 몽골을 EPA의 우선대상국으로 선정하고 협상을 추진해 왔다. 몽골은 교역액은 크지 않지만 핵심광물·자원 등의 측면에서 전략적인 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국가다. 앞서 산업부는 2021년 시행한 경제적타당성 평가에서 몽골과 EPA를 체결할 경우 우리 실질 GDP가 0.0022% 상승하고 수출이 0.0063%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 후생(0.0033%)과 수입(0.0064%) 등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권의 신흥시장으로는 조지아를 꼽아볼 수 있다. 정부는 조지아와 EPA 협상을 체결하기 위한 국내 절차를 완료한 상태로, 올 1분기 중 첫 공식 협상을 개새할 예정이다. 조지아는 러시아·터키 등 인근 국가와 비교해 최상의 비즈니스 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된다. 또 유럽으로의 접근이 용이한 장점이 있어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조지아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몽골과 조지아의 교역 규모는 소폭이지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몽골과의 교역액은 5억4000만달러로, 10년 전인 2014년(3억7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45% 증가했다. 대몽골 수출은 ▲2020년 2억7100만달러 ▲2021년 3억8500만달러 ▲2022년 4억2600만달러 ▲2023년 4억7600만달러 등으로 매해 증가했다. 지난해 조지아와의 교역 규모는 2억1000만달러로, 2011년부터 줄곧 1억달러대 안팎에서 오르내리다 최초로 2억달러를 돌파했다.

앞으로 정부는 세계 권역별 신흥시장들과 FTA·EPA 등 다양한 무역 협정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예측할 수 없는 세계의 대내외적인 흐름을 고려해 그동안의 정형화된 협정을 넘어선 유연한 통상 전략을 발휘하겠다는 목표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5일 간담회에서 "경제 안보 시대에는 통상 분야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 정형화된 무역 협정보다 여러 변화된 형태의 무역 협정을 추진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협정을 위한 통상 전략 수단을 마련해 우리가 꼭 필요한 나라와 필요한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메이플홀에서 열린 무역·기술 안보 포럼 제2차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날 회의에는 유정열 KOTRA 사장,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안완기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정양호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장, 김병연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학계·산업계 등 무역·기술 안보 분야 전문가가 참석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2024.02.16 photo@newspim.com

r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