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행정명령..."항만 사이버 감독 강화"
美 항구 80%가 중국산 크레인...미국산으로 대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부가 중국산 항만 크레인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이를 퇴출시키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미국 항구를 장악한 중국산 항만 크레인이 스파이 도구로 활용돼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정부가 첨단 감시 소프트웨어를 갖춘 중국산 크레인들이 잠재적으로 국가 안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크레인들을 미국산으로 대체하기 위해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정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산 항만 크레인 등에 대한 사이버 보안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해안경비대에 해양운송체계를 사이버 위협으로 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고 미국 내 항구를 운영하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대한 사이버 보안 표준을 설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항구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WSJ는 미국 정부가 이와 함께 향후 5년 동안 중국산 항만 크레인을 대체하고 미국 내에서 크레인을 다시 생산토록 지원하기 위해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관련 예산은 지난 2021년에 의회를 통과한 초당적 인프라 건설 법안에 포함돼 있으며 이미 일본 마쓰이의 미국 내 자회사가 크레인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신문은 미국 내에서 항만 크레인이 제작되는 것은 30년만에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안네 누버거 미국 사이버 및 신흥 기술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WSJ에 "우리는 (중국산 항만 크레인에) 실질적인 전략적인 위험을 느끼고 있다"면서 "크레인들은 본질적으로 컨테이너들을 항구 안팎으로 옮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약 범죄 공격으로 암호화되거나 적에 의해 운영될 경우 일반 상품은 물론 군수물자의 이동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항구에 설치된 크레인의 80%가 중국산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에선 중국 정부가 자국산 항만 크레인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미국의 일반 상품 이동은 물론 민감한 군수물자까지 추적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반면 중국 정부나 크레인 제조업체 ZPMC 등은 중국산 크레인에 원격 조정 및 센서가 부착돼 있지만 스파이 행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서 미국 정부의 대응이 "편집증에 의한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