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치 복수혈전하듯 해"
"단수공천 50여명 중 비명계 1명…사실상 자객공천"
"거취 결정은 돼 있어...오는 28일까진 발표할 것"
[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당내 현역 의원 평가에서 자신이 하위 10%를 통보받은 것은 지난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데 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하위 통보를 받고) 이재명 대표가 참 고약한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며 "정치를 무슨 복수혈전하듯이 하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탈당 여부 및 향후 거취와 관련해선 "결정은 돼 있다"라며 "내일 모레까지는 발표를 할 생각"이라 밝혔다.
설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도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며 "비명횡사이며 사천"이라 비판한 바 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
설 의원은 이날 방송에서 지난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 중 자신이 "이재명 대표가 직접 이걸(체포동의안) 가결시키라고 얘기를 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유로 "이 대표 본인이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되고, 만일 국회에서 이 대표가 가결을 요청하고 의원들이 동의해서 가결을 시키게 되면 부결시킨 것보다 훨씬 더 큰 위력을 갖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설 의원은 "(체포동의안 가결은) '난 잘못한 게 없다', '내가 법정에 가서 당당히 이야기하겠다'는 의지의 표시이기 때문에 그 상태로 법정에 가게 되면 국회에서 가결됐다 하더라도 부결보다 더 큰 힘으로 판사들에게 작동할 거라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 30명 넘는 의원들이 가결 투표를 했는데, 그 뒤에 의총이 열렸다. 제가 의총에서 발언권을 얻어 가결에 투표했다고 얘기했더니 막 벌떼같이 일어나더라"며 "발언을 못 하게 해서 결국 말을 못 하고 내려왔다. 그때 이후로 제가 느낀 게 당이 참 큰일 났구나"였다고 했다.
그는 하위 20% 평가에서 현재 공정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정성평가' 영역과 관련, "자기 기분에 따라 이 사람은 0점 줄 수도 있고 이 사람은 100점 줄 수도 있다. 그게 객관적 사실일까 그건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이재명 대표는 정성평가 부분이 0점 나온 사람들이 있다고 강조해서 말씀하시지만 제가 볼 때는 그건 객관성이 없다"라며 "정성평가, 정량평가가 어떤 건지 공개해서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 공개를 하라고 했는데 안 하고 있지 않나"고 반문했다.
설 의원은 "어제까지 보면 단수 공천을 한 사람들이 한 50명 가까이 되는데 그 50명 중 부산, 경남을 빼고 단수 공천의 특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1명 정도 있다"며 "고민정 의원은 최고위원이기 때문에 단수 공천을 받았고 윤건영 의원만 비명 중에서 유일하게 1명 단수 공천을 받았다. 나머지 다 친명"이라 짚었다.
계속해서 "이게 공정하다고 할 수 있겠나, 나머지 비명 의원들은 다 지금 경선을 하도록 돼 있다"라며 " 말이 경선이지 (이 대표가)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사람들 전부 다 깔아놨다. 소위 자객 공천"이라 일갈했다.
설 의원은 "지금 이재명 대표는 자기 자신이 저지른 과거에 대해 본인이 제일 잘 알기 때문에 그게 자신이 없는 것"이라며 "사법 리스크가 아무리 있다 하더라도 당무를 정상적으로 볼 각오를 해야 되는데 그걸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이 엉망이 되는 거다. 밑에서 그냥 개판을 쳐도 모를 것"이라 맹폭했다.
이어 지난 23일 회견에서 조만간 탈당 여부를 밝히겠다고 말한 데 관해 "결정은 돼 있다"며 "오늘이 월요일이니까 내일 모레까지는 발표를 할 생각"이라 설명했다.
설 의원은 오는 4·10 총선 출마의 뜻을 밝히면서도 "민주당에서 경선을 치러 나오는 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소속 출마와 제3지대 신당에 합류해 출마하는 선택지에 관해선 "좀 상의를 해야 되겠다"고 확답을 피했다.
또 현재 함께 고민하고 있는 의원들이 몇 명 있다며 "세력을 모으기가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개별, 개별 자기가 처해 있는 조건에서 결단을 하고 자기 거취를 정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들 당에 대한 충성심과 당에 대한 미련이 있고, 나의 당원 동지들이 나를 선택할 것이다 하는 미련들이 있다"며 "그래서 쉽게 선택을 못하고 경선이라도 하자, 이런 생각들을 하는데 그건 어쩔 수 없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yunhu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