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신간]그리되,그리지 않은 것같은..시인은 왜 이 그림에 매료된 걸까

기사입력 : 2024년03월03일 17:38

최종수정 : 2024년03월05일 11:38

시인 채호기가 감응해온 화가 이상남의 작품세계
문학동네 자매사 난다 '그리되, 그리지…' 출간
문학과 미술의 진지하고 날선 만남 흥미로와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한 시인이 한 화가의 작품세계를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1988년 '창작과 비평'을 통해 등단한 이래 '지독한 사랑' '슬픈 게이' '밤의 공중전화' '수련' '줄무늬 비닐커튼' 등의 시집을 펴낸 시인 채호기는 뉴욕을 무대로 활동 중인 화가 이상남의 작품을 오랫동안 지켜보다가 2017년부터 집필을 시작해 마침내 한권의 책을 완성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새 책 '그리되,그리지 않은 것 같은,'. 난다 펴냄. 2024.03.03 art29@newspim.com

'시인 채호기가 감응해온 화가 이상남의 작품세계'라는 부제가 붙은 책의 제목은 '그리되, 그리지 않은 것같은,'(난다 간)이다. 이 책은 시인의 눈으로 본 그림 해부서이다. 채호기는 진지하고도 집요하게 이상남의 회화와 그의 작품활동, 예술철학 전반을 파고들었다.

문학과 미술, 두 분야에서 미지의 세계를 '미학'이라는 지도로 그려나가는 두 작가의 팽팽한 만남은 그 자체가 이례적이고, 흥미롭다. 책 1부에서는 시인 채호기가 추적해온 화가 이상남의 작품세계가 섬세히 조망돼 있다. 2부에서는 '녹슬지 않는' 두 예술가의 긴장감 넘치는 대담이 담겼다.

시인 채호기는 이상남 작품 속 '점과 선'의 위계에서부터 고유한 색의 상징에 이르기까지 그림의 표면과 세부를 초정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면밀히 관찰했다. 그런가하면 이안니스 크세나키스의 건축적 음악으로, 루이스 부뉴엘의 실험영화 등 회화 바깥에서 예술적 의의를 망원경으로 조망하듯 다각도로 살폈다. 이쯤 되면 '덕질'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집요함은 우정을 넘어 '감응'에 가닿는다.

'감응'은 책의 부제에도 쓰였듯 채호기 시인이 이상남 작품을 독해하는 키워드다. 스피노자의 변용과 정서를 창조적으로 계승한 들뢰즈의 개념에서 힌트를 얻은 시인은 이상남 작품 속에서 원과 동심원의 관계, 작용과 반응, 빠름과 느림 등 힘의 역량에 주목했다. 

시인은 특유의 직관으로 단순한 회화비평을 넘어, 화가 이상남 작품의 핵심과 맥락을 꿰뚫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포착하지 못했을 이상남 작품세계의 이면이 책을 통해 조명받고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이상남(Sang Nam Lee), Forme d'esprit (J267),2014, Acrylic on panel, 162.3×130.5×4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2024.03.03 art29@newspim.com

"회화라는 정체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기존 회화의 활동으로부터 멀리 벗어나는 여행, 즉 회화의 바깥에 위치하기는 첫번째로 음악에 위치하기에서 두번째인 건축에 위치하기에 이른다. 이는 회화가 작가로부터 수용자에게로 가는 일방향적인 것에서 작가와 수용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쌍방향으로의 전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림을 전시실에서 벗어나 건축물에 배치하는 것은 단순한 장소이동을 넘어서 회화와 건축의 접속을 통한 새로운 생성, 감응으로서의 회화의 실천적 행위로 봐야 한다. 그렇듯이 이상남 그림은 수용자의 해석적 태도만으로는 점점 접근하기 힘들어진다. 그림들은 더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고 있고, 우리는 거기에 부응해야 한다".(채호기, 75쪽)

2부에서는 각각 40여년 경력의 내공과 연륜으로 펼치는 두 사람의 생생한 대담이 이어진다. 날 잘 드는 가위처럼, 정확하고 예리하기가 매서울 정도다. 시인과 화가가 '99%의 전략'을 무너뜨리는 '1%의 우연'에 대해 언급하며 뒤샹, 쇤베르크, 존 케이지부터 백남준 박서보 제프 쿤스까지 호출하며 동시대 예술을 종횡무진 논할 때 이 대담은 정점을 이룬다. 이상남 한 작가의 회화를 독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대미술과 예술의 오늘과 내일을 조망한한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하다.  

"예술가들이 기존의 질서 속에서 말할 때는 당연히 말이 안 될 수밖에 없죠. 낯선 걸 가져왔으니까요. 그러나 지속적으로 떠들다보면 말이 안 되던 것도 말이 됩니다. 강제도 투쟁도 혁명도 아닙니다. '넌지시', 이 말이 참 멋있는데, 넌지시 그 옆에 자리하게 됩니다. 이것이 또하나의 열린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그러나 이게 너무 지나치게 가다 보면 거대 담론이 될 우려가 있긴 합니다. 거대 담론은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세계가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삶과 예술을 얘기할 때 혁명이나 투쟁보다도 '넌지시'라는 말이 멋있더라고요." (이상남, 195쪽)

한편 이상남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페로탕갤러리에서 '마음의 형태(Forme d'esprit)'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갖고 있다. 오는 3월 16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는 1990년대부터 2023년까지 이상남 회화세계를 아우르는 주요 작품 13점이 출품됐다.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노멀' 이 된 1450원...환전 시기 등 문의 봇물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대로 치솟으면서 고민이다. 이씨는 내년 1월 가족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날 예정인데 환율이 급등해 원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달러 환전 시기, 환전 방법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A씨의 경우처럼 은행 영업점에 환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A은행의 영업점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전시기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환율 수수료 우대에 대한 문의도 많은 편"이라고 했다. 은행 모바일 앱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우대하기 때문에 더욱 저렴하게 환전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 신한은행(신한쏠), 하나은행(하나원큐) 등 '앱환전'을 한 후 영업점에 방문해 이를 찾기만 하면 된다. 고객은 원하는 금액과 환전 날짜를 선택하고, 예약을 완료하면 지정된 날짜에 해당 금액을 확정된 환율로 환전할 수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전 예약 시 예약한 금액과 환율에 대한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특정 조건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출국 전 급하게 공항에서 환전한다면 손실액은 커진다. 공항에서는 일반적인 현찰매매율이 아닌 '공항환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은행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달러화 기준 4%내외가 적용된다. 수수료 우대율도 낮게 적용돼, 일반 지점보다 3~4배 이상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12.19 yym58@newspim.com 또한 방문하려는 국가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출금할 수 있는 카드를 미리 만들어 가지고 가는 것도 또 하나의 팁이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100% 환율 우대, 해외 결제·인출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제공한다. 미국에서 해당 카드를 이용하면 북미 전역에 있는 올포인트(Allpoint) 로고가 부착된 ATM에서 인출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달러 변동에 대비해 미리 환전을 해두고 현지 ATM에서 돈을 뽑아두면 원화값이 떨어져도 방어가 가능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태국과 필리핀에서 현지 제휴사 ATM에서 외화 출금이 가능한 '해외 ATM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로밍, 유심·이심 사용 고객이면 우리은행 앱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태국에서는 9만바트(약 360만원), 필리핀에서는 5만페소(약 120만원)까지 출금할 수 있다. 신한금융의 'SOL 트래블 체크카드'와 우리금융의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는 체크카드 연계 외화계좌에 달러나 유로를 예치하면 달러는 연 최대 2%, 유로는 1.5% 이자를 지급해주는 만큼 이자도 받을 수 있다. 'SOL트래블 체크카드'의 경우 전 세계 통화 30종에 100% 환율 우대와 해외 결제 및 해외 ATM(자동 입출금기) 인출 수수료 면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토스뱅크의 외화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의 경우 부족한 돈을 자동 환전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외화를 미리 충전해두지 않아도 된다. B은행의 영업점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최적의 환전 시기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한 상황에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일단은 환율 추이를 지켜보는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y2kid@newspim.com 2024-12-23 16:52
사진
트럼프 만난 정용진 "믿고 기다려달라 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한국 상황에 관심을 표했다"며 "대한민국은 저력 있는 나라이니 믿고 기다려달라, 빨리 정상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16~21(현지시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무르며 당선인과 함께 환담을 나눴다. 이번 미국 방문은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초정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한국 기업인을 만난 건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 정 회장은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당선인이나 주변인이 현재 한국 상황에 대해 관심을 표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 상황에 관심을 표했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다"며 10~15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이어 양국 간 민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엔 "거기까진 생각 못 했다"며 "사업하는 입장에서 제가 맡은 위치에서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한국 기업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거기까지는 제가 말씀드릴 처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내년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받았는지 여부에는 "특별하게 연락받은 바 없다"면서도 "정부 사절단이 꾸려지는 대로 참여 요청이 오면 기꺼이 응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출장 소회에 대해선 "트럼프 주니어 초대로 이뤄진 것으로, 트럼프 주니어가 많은 인사들을 소개해 줘서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는지에 관해선 "만났다"며 "그냥 짧은 인사 정도만 나눴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가 한국 상황에 관심이 있었냐는 질문엔 "관심 없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전기차 테슬라의 국내 1호 오너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이번에 그룹의 미국 사업 확대 계획을 논의했는지에 관해선 "사업적인 얘기니까 여기서 얘기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아웃렛, 골프장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mkyo@newspim.com 2024-12-22 20: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