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국 150여개 병원서 환자 720명 진행
임상시험 치료기간 54주,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평행설계 임상
HER2 양성 유방암뿐 아니라 전이성 위암까지 목표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항체의약품 개발 전문기업 에이프로젠은 유럽의약품청(EMA)으로 부터 자사가 개발중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AP063의 임상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고 12일 공시했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 2월 인도 중앙의약품표준국으로부터 허셉틴의 임상3상 시험을 승인받은 바 있다.
이번 임상3상 시험은 무작작위배정, 이중눈가림, 평행설계 동등성 방식으로 전세계 15개국의 150여개 병원에서 글로벌 임상시험으로 진행된다. 임상시험 참여 환자수는 720명이며 치료기간은 54주다. 임상시험의 주 목적은 AP063의 유효성, 안전성 및 면역원성을 오리지널 의약품인 허셉틴과 비교하기 위함이다.
임상시험 진행은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미국 시네오스 헬스(Syneos Health)가 맡고 시험약 및 대조약 공급 등은 미국 카탈란트(Catalent)가 담당한다. 카탈란트는 최근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유명한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에 165억 달러 규모로 피인수돼 주목받은 글로벌 CDMO 기업이다.
에이프로젠 로고. [사진=에이프로젠] |
에이프로젠은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HER2 양성 유방암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허셉틴이 승인받은 전이성 위암까지 적응증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 회사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147개 병원과 임상시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했다.
에이프로젠은 임상시험 완료 시 비교불가 수준의 낮은 제조원가를 무기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AP063은 이 회사의 오송공장에서 2,000리터 배양기를 이용해 퍼퓨전(관류식연속) 배양 방식으로 생산된다. 기존 해외 주요 제약사들이 상업 생산에 적용한 퍼퓨전 배양은 대부분 500리터 이하급 배양기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에이프로젠 오송공장은 세계 최초로 2000리터급 배양기로 퍼퓨전 방식의 항체의약품 생산에 성공해 AP063 등 자사 바이오시밀러 생산에 적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는 고유의 초고발현 세포주 제작기술을 AP063에 적용해 2,000리터 배양기 1회 가동으로 92kg의 항체 생산이라는 뛰어난 생산성을 달성했고 오리지널 허셉틴과 품질의 동등함도 입증했다"며 "이는 전통적인 페드배치(유가식) 배양 방식을 채택한 경쟁사가 1만 5000리터급 배양기 4기에서 6기로 생산해야 얻을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에이프로젠의 오송공장은 2,000리터급 배양기 1기만 가동해도 연간 736kg의 AP063을 생산 가능하다. 이는 2021년에 전세계에서 판매된 허셉틴 오리지널약과 바이오시밀러를 합친 양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2022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평균 판매 가격인 1g 당 2893달러(IQVIA MIDAS 통계) 적용 시 금액으로는 약 21억 3000만 달러(한화 약 2조 9000억원) 수준이다.
에이프로젠 관계자는 "자사의 바이오시밀러 제조원가는 경쟁사 제조원가의 절반 이하로 이는 중국 우시를 비롯한 전세계 어느 업체도 달성한 적이 없는 수준"이라며 "자사는 이번 AP063의 유럽 임상3상 시험이 완료되면 미국, 유럽 등 핵심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선두 업체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nylee54@newspim.com